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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코가 제일 큰데 어째서인지 코만 점점 작아진다. 두 눈 뜨고 코를 잃어야 하는 삶이란.
시들어도 아름다운 것이 있다. 색이 바래도 빛나는 것이 있다. 여기 눈앞에 펼쳐진 세월이 그러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푸른 그라운드가 펼쳐져 있다. 뜀박질을 할 때마다 풀잎에 흙이 섞여 나뒹구는 그라운드가.
이른 등이 점점이 켜졌다. 곧 밤이 올 것을 알리며, 조용히 밤을 준비하는 이들.
꽃이 피지 않아도 달콤해진 모습. 과일 향이 배어 나올 것 같은 생각에 코를 킁킁거려 본다.
저토록 밝은 표정으로, 또 설레는 걸음으로 달리던 적이 언제였을까. 멈춰 선 기억의 한 귀퉁이, 그것을 잘라내어 꺼내어 본다.
탐스럽게 맺힌 붉은 열매 옆, 그만큼 붉은 파라솔 아래 그늘이 묘하게 설렌다. 마치 처음 뛰기 시작한 심장처럼.
밟으면 무게 만큼 소리가 울릴 것 같다. 낙엽이 올라 앉아서 그런지 울림이 유난히 사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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