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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살아 숨쉬는 소녀가 있다. 첫 연꽃잎이 열렸을 때부터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났을지.
때 아닌 계절에 새하얀 꽃이 가지를 덮었다. 손을 뻗자 가지에서 쏟아진 꽃이 옷을 적셨다.
물레방아가 있는 풍경이란 언제나 고즈넉하다. 한 칸 한 칸, 바라보는 내 마음도 더디게 따라 돈다.
층마다 작은 지붕을 얹고 올라간다. 누가 누가 더 높나 내기를 하는 듯 층층이.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또 하나의 문이 보여 머뭇거리다 조심스레 발을 뻗어본다.
짙은 녹음에 물들었나 아니면 그늘에 잠식되었나 검은 돌을 뒤덮은 이끼가 유독 소란스러운 길.
바닥에 깔린 타일의 모양을 눈으로 쫓으며 걷는다. 의미 없는 너의 말을 헤아리는 것처럼.
걷고 싶은 만큼 진득하게 물 위를 걷게 해 주는 다리가 있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물빛에 마음마저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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