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마을에서 만난 멋 - 왜목마을
- 충청남도 당진시 -
한 해의 시작 또는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동해로 지체 없이 떠날 생각이라면 서해에도 분명 해돋이 명소가 존재한 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동해의 일출이 강렬한 남성미를 지녔다면 서해 일출은 부드러운 여성을 마주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충남 당진의 왜목마을에 가면 그간 볼 수 없었던 해돋이의 새로운 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마을 곳곳에 산재한 매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왜목마을의 숨은 매력까지 품고 돌아오라!’
이른 새벽 현대제철소 굴뚝을 등대 삼아 서해대교를 건너 왜목마을로 향하는 길. 느닷없이 ‘왜목마을’이란 이름의 유래가 궁금해져온다. 왜 ‘왜목’이라 했을까?
“왜 ‘왜목’이라 불리게 된 거지? 왜가리의 목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걸까?”
“누워 있는 사람의 목을 뜻하는 ‘와목(臥木)’이 충청도 억양을 거치면서 ‘왜목’이 됐다지. 실제로 장고항포구에서 왜목마을을 보면 나지막한 산 사이로 움푹 들어가 가늘게 이어진 형상이 마치 누워있는 사람의 목처럼 생겼다는데, 마을로 가기 전 장고항 쪽을 먼저 들러볼까?”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 왜목마을. 초입부터 현수막을 걸려는 몇몇 마을사람들이 눈에 띤다. 벌써 이들의 표정에서 묻어나는 소박함에 정겨워지는데?
“좀 더 왼쪽으로 왼쪽으로! 그만~ 조금만 더 위로!”
“여기유? 됐슈? 우리 마을 현수막 ‘왜목 해돋이 축제’ 글씨를 좀 봐유. 색깔 잘 빠졌네~!”“바쁘다, 바빠! 말일 밤에는 커피나 핫팩 사러 오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빨리 준비를 해야지, 이 사람!”
왜목마을까지 왔어도 서해 해돋이 비경을 완전히 점령할 수 있을까? 좀 더 웅장한 일출을 보려면 명당이 따로 있다는데. 아무 주민에게나 물어도 친절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거 젊은 사람, 해 뜨는 거 보러 예까지 왔으면 마을 뒷산으로 가보슈. 거기가 명당이여!”
“지금 보이는 저기 낮은 언덕배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맞구먼. 꼭대기까지 100m도 안 되는 놈이래도 나름 이름도 있는 산이여. 석문산이라고. 저기서 보는 일출이 여튼 끝내준다니께.”
바다를 가르듯 솟아나는 광활한 태양이 짙은 황토빛 물기둥을 만들며 서서히 세상을 밝혀오는 그 유장한 광경을 바라보자. 동해의 일출과는 또 다른 감동이 전해질까?
“봐봐! 동해의 일출과는 또 다른 느낌이야. 동해안은 장엄하고 화려한 반면 이곳에서 보는 일출은 소박하면서도 그 속에 정적인 화려함이 스며 있어.”
“동해의 일출은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서해 왜목마을 일출은 한순간 바다가 짙은 황토 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마치 수줍은 아낙네의 미소를 보는 것 같아.”
한 주민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겨울이 끝날 무렵까지도 일출을 보려는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진단다.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 중순까지 일출을 볼 수 있다니, 어떤 논리일까?
“왜목마을은 시기별로 위치가 바뀌면서 일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해 뜨는 시간은 동해안보다 약 5분 정도 늦다죠?”
“여기가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지유. 일출의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는 일수가 최대 180일은 되겄네유. 서해지역임에도 이만큼 일출 볼 수 있는 데가 또 있으려고! 허허~”
서해안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고, 일수가 긴 것도 다 지형적 특성 때문이다. 그래도 그 원리를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고자 한다면 지도를 펼쳐들고 마을의 위치를 살펴보자!
“지도를 보면 당진군이 서해에서 반도처럼 북쪽으로 불쑥 솟아나 있는데, 왜목마을의 위치가 이 솟아나온 부분의 해안에서 유독 동쪽을 향해 있음을 알겠어. 쉽게 말해 이 마을은 서해바다를 끼고 있지만 동쪽을 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일출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겠어.”
“그렇구나. 같은 일출이지만 왜 동해와 다른 느낌을 갖는지도 함께 이해가 되는데?!”
외진 어촌마을에 지나지 않았던 이곳이 관광명소로 거듭난 건 동해와 같이 서해에서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진짜 매력은 따로 있다고?
“하루에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이곳이라죠?”
“그라믄유~. 아까 알려준 석문산 정상에 다시 올라가 보시유. 장고항 용무치부터 화성 국화도 사이로 해가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지는 해를 바라볼 수 있지유. 일몰은 석문면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 비경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께 꼭 한번 보시구랴. 허허.”
왜목마을의 멋이 비단 해가 뜨고 지는 데만 있는 것도 아니다. 마을 자체 분위기나 풍경이 단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 진가를 알려면 마을 앞 해변으로 나가야 한다.
“와~ 어선들이 줄지어 선 모습 하며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들려오는 돌 구르는 소리, 저기 국화도, 입파도 사이에 파묻힌 작은 바다는 호수처럼 또 어찌나 잔잔한지….”
“정말 그래. 특히 오작교 주변에 연인들을 위한 코스를 만들어놨어! 이마저 동화 속 장면들 하나한 같지 않니?”
왜목마을에 가면 하루에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국내 유일무이한 명소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어스름 안개 낄 때 산책 삼아 걷는 해안가 포구는 그야말로 한 장의 빛바랜 사진처럼 정감이 묻어납니다. 아직 때 묻지 않은 소박한 마을주민들의 후덕한 인심에 여행의 기쁨은 배가됩니다. 굳이 첫해를 맞으러 떠나는 여행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게 무엇이 됐든 내면의 숨은 보물을 끄집어내기 위해 찾는 여행지를 물색 중이라면 지체 말고 ‘해를 품은 마을’ 왜목마을로 떠나는 건 어떠세요?
울고 넘는 박달재를 아시나요?
- 충청북도 제천시 -
천등산과 지등산 사이에 가로 놓인 고개 박달재는 대중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굽이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노래만 들어봐도 이 고개에 뭔가 가슴 아픈 사연을 품고 있음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기에 가슴 터지도록 소리치고 울며 넘어야 했을까요? 짐작하셨겠지만, ‘박달재에 서린 슬픈 전설을 찾아라!’ 이것이 오늘 <트래블아이>가 여러분께 드리는 미션입니다.
‘울고 넘는 박달재’가 이 조용한 산기슭의 적막을 깨고 들려온다. 한 개에 노래에 여러 버전을 입혀 똑같은 노래 같지 않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노래를 감상해보자.
“지금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여봐. ‘울고 넘는 박달재’야. 여러 노래를 틀어주는 줄로 착각했는데 계속 들어보니 한 노래를 갖고 여러 버전으로 편곡했네.”
“정말 그렇구나. 이 노래들이 박달재휴게소에서부터 들리고 있어. 기분 좋은데? 산행을 하면서 귀가 이리도 호강한 적은 없었는데 말이야.”
박달재 정상에 다다르기 전 박달재의 옛 지명을 알려주는 ‘이등령’이라는 팻말을 발견할 수 있다. 왜 이 고개 이름이 현재는 박달재로 바뀐 걸까?
“여기 팻말을 봐봐. 이곳을 본래 이등령이라 명명했다고 나와 있어. 양쪽으로 보이는 두 산 가운데에 위치했다고 해서 ‘이등령(二等嶺)’인가?”
“맞아. 박달재의 본래 이름은 천등산과 지등산의 영마루라는 뜻을 지닌 ‘이등령’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박달과 금봉이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회자되면서 박달재로 고쳤지.”
마당바위 인근 목굴암이라 칭하는 곳으로 향하면 한 스님이 사후 박달도령보다 조명 받지 못하는 금봉의 처지를 딱히 여겨 만든 암자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저 암벽의 여래좌상 표정을 좀 봐봐. 정말 온화하지? 오랜 시간 박달에 대한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지쳤을 금봉의 쓰라린 마음을 달래주고 있는 듯해.”
“정말 그렇네. 저 또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그런데 애초 금봉을 위해 생겨났다는 이곳이 목굴암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된 이유는 뭘까?”
설렘 가득한 표정이 있는가 하면 가슴을 울리는 슬픈 표정의 동상도 있다. 이 표정에서 두 사람의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듯하다. 두 사람은 정말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했을까?
“과거 급제 후 함께 살기로 굳게 약속하고 한양에 올라온 박달은 결국 낙방했고 금봉을 볼 면목이 없어 평동을 다시 찾지 않았어.”
“그렇게 금봉은 돌아오지 않는 박달을 기다면서 고갯길을 수십 번도 더 오르내렸겠구나.” “그렇지. 그렇게 목놓아 박달을 기다리다가 결국 마음의 병을 얻고 세상을 떠나게 됐대.”
뚜벅이로 넘기에 험하디 험했던 이 고갯마루 절벽 끝에 서보자. 한서린 금봉과 박달의 생의 마지막 모습이 그려질까?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야. 금봉의 소식을 듣고 슬퍼하던 박달은 그녀의 환상을 보았고 금봉이 이 천길 낭떠러지로 향하자 그녀를 끌어안으려던 박달도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돼”
“지금은 박달재에 터널이 뚫려 자동차로 쉽게 오갈 수 있지만 이 험준한 절벽 아래에서 내려다보면 금봉이 고갯마루를 향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달려가는 듯해.”
정상에서 100m 정도 아래로 내려가면 목각공원이 나온다. 이곳에 두 주인공의 목각동상과 함께 즐비하게 세워진 장승들의 표정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듯하다.
“박달재 목각공원은 정상에는 없는 장승들이 곳곳에 있구나. 전설 속 두 주인공의 극락왕생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아. 지역의 번영과 무사안녕을 기원하기 위함이라는데, 네 말대로 마치 이 정승들이 이루지 못한 둘의 사랑을 위로하고 그 넋을 기리는 듯하구나.”
산 정상과 목각공원에만 두 사람을 형상화해 놓은 것이 아니다. 과연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이 일대 어디어디 숨어 있을까?
“가로등 하나까지 캐릭터를 새겨놓았어. 박달재 이야기가 제천의 상징임을 단번에 알 수 있지.”
“가만 생각해보니, 여기 말고도 제천역 바로 앞 동상에서도 같은 캐릭터를 본 적이 있어! 정말 제천 하면 박달재, 박달재 하면 제천이구나.”
정상에서 공원까지 모두 둘러봤다면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 번 ‘울고 넘는 박달재’를 들어보자. 사뭇 달라진 느낌을 받게 된다면 박달재의 전설이 마음을 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의 트로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들으니 이토록 애절하게 와닿을 줄이야.”
“과거시험을 마치고도 소식을 알 길 없는 박달을 그리워하며 고개를 오르내리던 금봉의 마음과, 금봉의 죽음을 마주한 뒤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박달의 마음이 가사에서 구구절절이 느껴지지 않니?”
박달재는 흘러간 유행가를 통해 다시 살아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1948년 반야월 작사 김교성 작곡의 '울고 넘는 박달재' 속에서 말이죠. 그러면서 노랫말 속 박달과 금봉의 안타까운 사연에 관심을 갖는 이들도 점차 늘어났어요. 하지만 박달재터널에 직접 가면 애절하고도 슬픈 사랑 이야기 외에 또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다름아닌 금봉의 수수하고 청초한 모습과 박달의 준수하고 늠름함을 동시에 닮아 있는 박달재의 모습이죠.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 싶다면 백운면 박달재터널에서 잠시 차를 멈춰보세요!
7080 고달픈 몸과 맘, ‘추억’으로 달래다
- 광주광역시 동구 -
광주 동구는 옛 충장로를 분명 기억하고 있습니다. 7080세대가 활개를 치던 충장로의 이발소부터 상점, 다방, 동창회 장소였던 금남로공원과 충장로를. 그래서 이맘때 이곳은 30∼40년 전 옛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추억거리로 넘쳐납니다. 광주 ‘추억의 7080 충장축제’를 보고 있노라면 연방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늘 주제를 ‘추억’으로 삼아 그 의미를 새롭게 풀어내는 공간이 있기에 잔뜩 위축된 도심 한복판이 한 해 동안 버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바로 충장축제의 현장으로 빠져라!
전국 단위 행진단이 향토색 짙은 모습으로 가장행렬 경쟁을 벌이는 거리퍼레이드 경연 역시 볼거리다. 어떤 모습의 행렬이 거리를 누빌까?
“전국에서 몰렸나 봐요. 우리만의 충장축제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내 눈에는 중국 관광단도 보이는구나. 동남아연합문화단에 어린이, 청소년 단체 등 팀들이 각양각색 풍물, 묘기를 하며 지나가네.” “저기 마당극을 하며 행렬하는 저 팀, 참 인상적이에요!”
1960~80년대에 볼 수 있었던 각종 생활도구부터 학교, 군대, 시장골목 등 추억 속 공간을 하나하나 재현한 전시관도 눈길을 끈다.
“올해도 금남로3가 옛 중앙교회에서 ‘추억의 전시관’을 열고 이발소, 상점, 다방 등으로 관람객을 맞네요. 그런데 작년보다 공간도 넓히고, 프로그램을 더 풍성해진 느낌이에요.”
“그렇지? 실제 전당으로 옛 물건을 가져오면 비싸게 팔 수 있고, 가게에서는 도시락, 노트, 사탕, 핀, 성냥 등을 살 수 있다는구나. 나도 이 구슬을 조금 가져와봤지!”
7080세대뿐만 아니라 충장로에서 미래의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는 2030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이라고.
“저기 특설무대를 보세요! 힙합댄스 경연대회인가 봐요?” “그뿐이 아닌 듯하구나. 요들송, 마술쇼, 라틴댄스 등 전국에서 몰려든 참가팀이 100개가 넘는다니, ‘지역문화그룹공연’이 전국대회 급으로 진행되고 있어.”
“과거를 회상하는 축제가 사실상 미래세대의 추억까지 만들어가는 역할도 하고 있군요!”
음악·무용 등 여러 장르의 팀이 밤낮없이 금남로와 충장로 골목을 누비는 ‘골목길 문화제’도 관심이다. 골목에 들어서면 어떤 진풍경이 연출될까.
“저기는 무대 없이 골목에서 돗자리만 펴고 공연하는 ‘충장로 골목길 문화제’도 열린다죠? 지금 <이수일과 심순애>를 무언극으로 무대에 올리고 변사의 해설로 감상할 수 있는 연극이 볼 만하겠어요!”
“보물찾기도 준비되어 있구나. 곳곳에 숨겨진 보물딱지를 틈틈이 찾아내면 뭘 줄까?”
금남로공원에서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루에 한 학교씩 동창생과 은사가 만나는 ‘추억의 동창회’도 열린다는데?
“선생님!” “오~ 이게 얼마만인가? 자네도 왔구먼!”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이렇게 동창생과 은사가 만나는 자리가 충장축제 기간마다 마련이 됐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요! 앞으로 더 자주 찾아뵐게요!”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 캄보디아 출신 등 다문화 가족들의 추억이야기도 이 지역 축제에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어떤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있을까?
“이날만큼은 귀화한 외국인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국의 전통민속공연을 보여주고 연극,춤을 선보이며 모두 한 공간 안에서 하나가 되어가는구나!”
”정말 멋져요! 이 충장축제를 영국의 에딘버러축제를 연상시켜. 앞으로 이 축제가 세계적 이벤트로 발전될 수 있지 않을까요?“
30∼40년 전 충장로에는 40대 이상이 이곳을 들리면 옛 거리를 40대 이상이라면 옛 다방을 그대로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데?
“누구나 알다시피 충장로의 우다방은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다방이야. 그럼에도 어엿하게 존재하는 것인 양 우리는 아직도 그렇게 부르고 있지. 봐봐. 모던보이도 그대로구나.”
“많은 이름들 가운데 구태여 ‘다방’이라 부르는 걸 보면 우리에게 다방이 아주 특별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술집 빼곤 변변한 문화적 소통구가 없었던 시절 광주에서 다방은 문화적으로 사뭇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는데, 그 속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충장로2가의 아카데미다방은 김현승과 박봉우 같은 문인들, 김중배 같은 언론인들, 박서보 같은 화가들이 기웃거렸던 곳이지. 충장서림 일대 아폴로다방은 1950년대 이해동의 시화전이 열렸던 곳이고.”
“다방이 문화공간으로 애용됐던 예는 이밖에도 많다지요?”
광주시 동구 충장로5가 광주극장 옆 300m 골목길에는 1970~80년대 시절 이발관과 사진관, 의상실, 만화방, 다방, 오락실 등으로 꾸며진 ‘추억의 테마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충장축제만으로 돌아본 이곳 일대는 한마디로 위대한 다양성이 공존하고 사람의 원초적인 욕망들이 여러 갈래의 향기로 뿜어져 나오는 공간이란 느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이 거리의 생명이 앞으로도 길게 이어질 것이란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향기가 여전히 짙게 배어나오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충장축제에 한번 들러보는 건 어떠세요?
어촌풍경에 취한다, 취해~
- 울산광역시 북구 -
대게가 생각나는 계절이면 한적하던 어촌풍경에 활기가 돕니다. 영덕대게 만큼이나 인기가 좋은 정자 대게는 울산 북구의 자랑입니다. 정자항 활어직판장은 싱싱한 대게로 가득하고 구경하는 사람들과 흥정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정겨운 흥취를 돋웁니다. 부서지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먹는 싱싱한 회 한 접시에 코끝이 찡해지는 정자마을은 해양수산부 선정 아름다운 어촌마을로 선정되기도 하였는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정자마을에서 3樂즐기기’입니다.
부산에서 7번 국도를 따라 가다 아름다운 해변풍경이 보이면 멈춰 서자. 한껏 물오른 어촌풍경에서 노닐다 가자.
“부산에서 7번 국도를 따라 쭈~욱 올라가면 나온다고 했으니까 이제 곧 도착이야.” “이쯤인가? 바닷가 풍경이 예사롭지 않은데?”
“방파제와 어촌풍경이 한껏 운치 있는데, 보자~ 여기가 맞네. 자 내려!” “공기부터가 다르다. 비릿한 바다냄새도 좋구나, 좋아~”
어딘가에서 한 번쯤 봤음직한 장면임에도 이내 눈앞에 펼쳐진 항구운치에 절로 감탄이 새어나온다. 항구운치를 두 눈에 담았다면 그 다음은?
“바닷가나 항구는 여러 번 가보았는데도 볼 때마다 새롭고 그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
“그건 아마 그 이름과 어우러진 분위기 때문일 거야. 정자항은 오래 전 마을에 24그루의 느티나무 정자가 있어서 정자(亭子)라는 지명을 얻게 된 거래.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과 분위기 좋은 카페와 레스토랑도 있다니까 더 운치 있지?”
비로소 만난 어촌풍경에 가슴속 케케묵은 먼지가 쓸어 내려가는 듯하다. 오늘만큼은 알코올보다 어촌풍경이 선사하는 낭만과 분위기에 취해보는 건 어떨까?
“이야~ 어촌풍경 끝내준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고 싱싱한 회 한 접시에 소주 한잔 딱 마셔줘야 되는데, 안 그래?”
“오늘 같은 날은 이 낭만과 분위기에 취할 순 없어? 어민들의 고단한 삶이 녹아있는 항구에 어민들의 전부인 낡은 배 한척을 보고도 그저 술 생각이야?”
구불구불 물길을 따라 간 곳에 무시무시한 빨간 고래가 있다는데? 색은 물론 이름까지도 무시무시한 이 빨간 고래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바닥 한 번 봐봐. 붉은 색으로 구불구불하게 길이 나있어. 마치 물길 같다. 이 물길 끝엔 무엇이 있을까?”
“난 알고 있지! 길을 따라 가면 바로 무시무시한 귀신 고래가 나타난다고! 그것도 아주 붉은 색을 한 귀신고래 말이야.”
빨간 귀신고래는 바닷길을 비추는 등대다. 그런데 왜 붉은 귀신고래형상으로 등대를 만들게 된 것일까? 궁금증을 품은 여행은 하나의 즐거움을 주기 마련.
“자세히 보니 등대잖아! 그런데 왜 하필 붉은 귀신고래형상을 하고 있을까?”
“그건, 암초가 많은 곳에서 귀신같이 출몰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귀신고래들이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라 자주 출몰했다고 해. 지금은 자취를 감춰 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여전히 울산을 상징하고 있지!”
정자 대게뿐 아니라 동해안의 오징어, 우럭, 가자미 등이 잘 잡힌다고 알려진 낚시 명당자리, 정자항. 손에 짜릿함이 느껴진다면 힘껏 당겨보자!
“벌써 여러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도 얼른 준비하자. 오늘은 어떤 물고기가 손맛을 짜릿하게 해줄까? 혹시, 귀신고래 잡는 거 아니야?”
“꿈도 야무지셔. 동해안의 여러 고기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라서 그런지 고기가 잘 잡힌다고 하는데, 난 큰 우럭이나 한 마리 잡았으면 좋겠다!”
낚시까지 즐겼다면 이제 맛에 취하는 즐거움을 누릴 차례. 활어직판장에 다다르면 파닥이는 싱싱함에 절로 입맛이 돈다.
“낚시로 힘을 빼서 그런지 출출하다. 날도 곧 저물 것 같고. 듣기로는 근처에 바로 활어직판장이 있다는데, 거기서 싱싱한 회 한 접시 먹어야지!”
“그래, 가서 어떤 수산물들이 있는지 구경도 하고 맛도 봐야지. 정자항의 한껏 운치 있는 풍경을 보면서 말이야.”
정자마을의 아름다운 어촌풍경은 낯익은 듯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정자마을에서 3가지 보물을 발견했다면 숨어있는 보석과 같은 또 다른 아름다움도 찾아보자.
“밤이 되니 정자마을의 분위기가 또 다른데?” “그렇지? 아무리 익숙한 풍경이라도 시간의 변화나 마음의 변화에 따라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진다니까!”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나? 내일이 기대되는 정자마을인데?”
정자마을에서 3가지 즐거움(樂)을 맛보셨나요? 코끝이 저릿한 정자항의 어촌풍경과 짜릿한 손맛 가득한 낚시 그리고 싱싱함이 펄떡이는 활어직판장까지. 아름다운 어촌마을 정자마을은 3가지 이외에도 숨겨진 아름다움이 보물처럼 숨어있는 어촌마을입니다.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쉼표 하나 찍고 싶을 때, 낯익은 풍경에서 오는 아늑함과 기대감으로 보물을 찾는 기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정자마을에서 한껏 오른 흥취에 취하고 정자 활어직판장에서 싱싱한 맛에 한 번 더 취해 보는 삶은 어떨까요?
서래마을, 프랑스를 가슴에 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
원래 마을 앞의 개울이 서리서리 굽이쳐 흐른다 하여 서래란 이름이 붙여졌지만, 몇 년 사이 서래로는 브런치 카페, 디저트 카페 등 카페문화를 선도하는 서울의 특별한 거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블로거들의 단골 아이템 맛집이 가득하고, 아기자기한 노천 카페가 프랑스 향취를 만끽할 수 있는 서래마을은 서초구에 위치한 프랑스인 밀집지역으로 ‘서울 속의 프랑스’ 라고도 불립니다. 서래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면 ‘쁘띠 프랑스’의 기원도 보일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서래마을 구석구석 숨겨진 프랑스의 흔적을 찾아라!
낮게 깔린 건물은 복잡한 서울에서 뜻밖의 여유를 준다. 이곳은 국내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다. 이중 마을의 중심은 역시 서울프랑스학교가 아닐까?
“언제 한번 프랑스학교에서 바자를 한다는 말을 듣고 수업 중 잠깐 이곳에 들른 적이 있었어. 그때도 외국 아이들로 꽤 복작거렸는데.”
“여기서 유치원부터 고교 3년 과정까지 가르치고 있어. 수업이 끝나면 파란 눈의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길거리로 나서는 모습이 참 정겹지?”
서래로 끄트머리에 자리한 프랑스학교 담벼락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사진이 한가득 붙어 있다. 꽤 인상적인 이 사진들을 통해 마을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했을까?
“서울의 부유층 동네처럼 높고 굳게 닫힌 대문과 담벼락의 모습을 보다가 이런 아기자기하면서 깔끔하게 단장된 담벼락이 오히려 더 이국적인 것 같아.”
“맞아. 그런데 봐봐,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인데 표정은 모두 비슷하지 않아? 서래마을 한불축제같이 모두가 이 마을에서 하나가 된다는 걸 상징하는 걸까?”
서래마을이 이색적인 테마 거리로 자리 잡은 것은 다양한 먹거리 덕이다. 브런치식당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 와인바를 갖춘 술집 등이 몰린 풍경은 그래서 더욱 이색적이다.
“여기를 좀 봐! 입구에 와인병으로 탑을 쌓아놨어! 에펠탑을 생각하며 만든 걸까?” “글쎄, 테라스나 실내 장식도 모두 와인병으로 데코를 해놨어! 이거, 내가 찾던 와인도 분명 있을 것 같은데?”
“그보다도 브런치메뉴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써있는 걸 보니 지금은 술보다는 이게 좋겠어!”
눈을 크게 뜨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파리 패션쇼 런어웨이를 재패하면서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패션디자이너 문영희 씨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고.
“문영희 이마주드라비(Image de la vie)? 설마 그… 파리 패션쇼 무대를 처음 선 문영희?” “맞아. 바로 그 문영희 씨야.”
“언제 이런 곳에 그분의 사저가 생겼지?” “꽤 오래 전이라지. 지금도 디자이너로서 프랑스, 한국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하고 계셔.”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돋보이는 건물들을 감상하며 골목 끝으로 가다 보면 작지만 유럽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에 커피 향이 매력적인 이국적인 카페를 발견한다.
“주문과 동시에 바로 로스팅한 핸드드립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카페로군. 특히 네 가지 커피를 이곳만의 특별한 비율로 블렌딩해서 만드는 블렌딩 커피가 인기라는데?”
“예술적인 감각으로 깨뜨린 벽돌모양을 봐봐. 이 프랑스풍의 멋진 인테리어도 좋고, 커피 볶느라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저 두 형제의 인상도 참 좋아.”
아르바이트로 나간 프렌치레스토랑에서 음식에 눈을 뜨기 시작해 지금은 일약 스타쉐프로도 더 잘 알려진 디저트카페 오뗄두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쁘띠 프랑스’ 코스다.
“어린 시절을 가평에서 맛보았던 것들, 흙, 솔방울, 잣, 허브, 나물, 더덕 등… 끝도 없었어요. 그때 가평의 산과 들판이 준 선물이었죠. 배움만이 삶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유학길에 올라 지금 자리에 올 수 있었어요.”
“정말 감동스토리네요. 아, 선생님! 지금도 점보슈크림빵 만들고 계시나요?”
대로변에 위치해 쉽게 찾을 수 있는 베이커리가게 ‘파리크라상’은 프랑스 시골풍의 인테리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고풍스러운 멋이 살아 있다.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뺑드뮬, 깜빠뉴, 루스틱… 발음하기도 힘든 이 빵들, 전부 쉽게 접하기 힘든 종류들이라 하나하나 다 맛보고 싶어!”
“그렇지? 이곳 이 수십여 종의 빵이 다 프랑스식 베이킹이라 모두 신기하고 새로워. 밀가루부터 시작해 프랑스산 원재료를 사용한다니 정통 프랑스빵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겠어!”
다시 프랑스학교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큰길가에 블링블링하니 외관부터 마을을 사로잡는 작은 아이템숍을 만나게 된다. ‘갤러리’라는 이름답게 볼거리가 참 다양한데?
“주변에 갤러리도 많지만 문을 닫은 곳들도 참 많아서 아쉽지만, 그냥 돌아가려니 뭔가 허전했는데, 이런 쁘띠한 곳에 아기자기한 프랑스 소품숍을 만나게 되다니! 뜻밖의 행운인걸!”
“수첩이나 엽서, 파우치에 프랑스인들이 즐겨 찾는 캐릭터가 한 가득이야! 정말, 파리의 어느 골목길 한켠에 자리한 작은 문구점에 온 것 같지 않니?”
서래마을의 프랑스인들을 배려하는 각종 표지판과 보도블록, 골목 사이마다 오밀조밀 자리한 레스토랑들, 길가를 가득 메운 바게트 굽는 향까지, 프랑스문화를 그대로 끌어다 앉혀놓은 이곳은 그야말로 ‘서울 속 작은 프랑스’로 불릴 만합니다. 서래마을에서 반드시 산책을 해봐야 한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듯합니다. 이처럼 자국의 문화를 깊이 있게 담아내기까지 프랑스인들을 서래마을로 불러 모은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교육여건? 쾌적한 환경? 친절한 이웃? 당신은 지금 서래마을에서 진정한 프랑스를 발견할 수 있었나요?
겨울에 더 맛있는 춘천막국수
- 강원도 춘천시 -
새콤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군침을 돌게 만드는 막국수는 역시 강원도에서 맛보는 것이 일품입니다. 시원한 육수에 쫄깃한 메밀면발이 더해져 매콤하게 즐기는 춘천막국수는 춘천닭갈비와 함께 춘천의 대표별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춘천막국수, 대체 어떤 점이 특별하기에 춘천을 대표하는 별미가 되었을까요? 그 점이 궁금하다면 이번 <트래블아이>의 미션을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겨울에 맛보면 더 맛있는 춘천의 대표 별미, ‘춘천막국수, 그 맛의 비밀을 밝혀라’입니다.
배가 출출할 때면 떠오르는 새콤달콤한 맛. 텁텁한 면발조차 후루룩하는 소리에 군침이 절로 돈다면, 춘천 막국수 박물관으로 가자!
“출출한데 뭐 먹을 것 없나? 새콤달콤한 막국수 한 그릇 먹었으면 좋겠다.” “막국수? 한 겨울에 무슨 막국수야. 막국수는 여름에 먹는 거 아니야? 시원하게.”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아. 춘천 막국수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말아 먹는 거거든. 그래서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지. 그러지 말고 박물관으로 막국수 맛보러 가자!”
대부분의 국수는 밀가루를 주재료로 하겠지만 춘천 막국수는 다르다. 메밀을 주재료로 하여 반죽하여 면을 뽑는 일도 여간 정성이 드는 것이 아니라는데?
“춘천에 막국수 체험 박물관이 있었네! 그런데 역시 춘천 막국수의 비결을 메밀면으로 꼽는 것 같아.”
“여기 맷돌이랑 디딜방아가 있는 것 보니까 옛날 메밀 제분 방법에 대한 설명도 있는 것 같아. 혹시 맷돌에 막 갈아서 막국수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아닐까?”
일정요금을 내면 막국수를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면발을 직접 뽑아보고 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감회가 새롭다.
“2층으로 가보자. 2층에서는 직접 국수를 뽑을 수도 있고 직접 뽑은 면으로 막국수를 만들어 먹는 체험을 할 수 있거든.”
“아, 그래서 막국수 먹자더니 박물관으로 온 것이구나.” “응, 그런데 면 뽑는 일도 여긴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야. 힘도 들고.”
메밀을 주재료로 한 음식은 꽤 다양하다. 메밀전, 메밀빙떡, 메밀칼국수 등이 있지만 그래도 막국수가 제일이다.
“여기 메밀을 재료로 한 음식들이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네. 생각보다 메밀로 가능한 요리가 꽤 많다.”
“이쪽에는 상차림이 있어. 요즘에는 막국수 하나에 모든 고명이 올려 나오는데 과거에는 고명 하나하나를 따로 놓아 손님상에 내 놓았나봐.”
박물관에서는 막국수가 춘천의 별미로 유명해진 배경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설로 몇 가지 정도가 있는데 그 배경을 들여다볼까?
“조선시대부터 춘천 인근에서 재배된 메밀을 춘천에서 제분하면서 제분소에서 메밀가루로 국수를 눌러 먹던 것이 유명해졌다는 설이 있어."
"또 다른 배경은 춘천 인근의 농촌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메밀가루를 반죽해서 별미로 대접하였는데 전쟁이후 생활고 해결을 위해 막국수 장사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별미가 되었다고 하는 설도 있어.”
춘천 막국수는 메밀면을 동치미국물에 말아 먹는 강원도 고유 향토음식으로 메밀수확량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살려 그 시작이 이루어 진 것은 아닐까?
“막국수는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손쉽게 만들어 먹기 쉬워 긴 겨울을 나기 유용한 음식이었다고 해. 국수틀에 눌러 면을 삶아 건진 후 동치미 국물에 부어먹었는데 담백한 맛을 위해 젓갈이나 고기, 마늘 등을 쓰지 않았다는데?”
“맞아, 고려 고종 때 그리고 조선시대 때부터 메밀을 사용한 음식에 대한 기록이 있어.”
면까지 뽑아봤다면 시식을 안 할 수 없다. 직접 뽑은 면발에 새콤달콤 양념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자, 그럼 어디 먹어볼까? 아까부터 군침이 도는 걸 참느라 애썼어.”
“그런데 다른 음식점에서 먹는 것보다 면이 조금 두툼한 것 같아. 이것도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그건 체험할 때 사람이 직접 반죽을 해서 그럴 거야.”
춘천막국수는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두부나 감자부침개와 곁들여 먹는 것도 일품이다. 국수라 양이 부족할 것 같던 사람들도 함께 먹으면 든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막국수 하나만 먹는 것도 맛있겠지만 어쩐지 조금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뭐 곁들여 먹을 만 한 것 없을까?”
“그럼, 막국수와 잘 어울리는 두부나 부침개와 함께 먹는 것은 어때? 고소함이 두 배가 될 거야.”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 먹어도 맛있는 춘천 막국수. 밀가루와는 다른 건강함과 쫄깃함을 자랑하는 메밀가루로 반죽을 하고 면을 뽑는 체험도 가능한 춘천 막국수 박물관까지 둘러본다면 춘천 막국수의 맛에 대한 비결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우뚝 선 춘천막국수, 남녀노소가 즐겨 찾고 정성과 믿음으로 만들어지기에 춘천의 별미로 사랑을 받는 것이 않을까요? 낭만과 추억이 가득한 춘천에서 몸과 마음이 든든해질 수 있는 최고의 별미, 춘천 막국수 한 그릇 하고 가시는 것 어떠세요?
태어남, 삶, 죽음을 이야기하다
- 경상북도 성주군 -
기름지고 산수가 좋은 땅에는 좋은 작물이 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좋은 씨앗을 가지고 건강하게 자라 수확되곤 합니다. 성주참외로 유명한 경상북도 성주는 그 이야기를 정확히 따르고 있는 곳이라 자부합니다. 아, 물론 참외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예로부터 문명이 뛰어난 사람과 이름 높은 선비가 많았다고 전해지는 성주는, 좋은 땅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의 모습으로 그 땅의 신비로운 힘을 믿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 '성주의 신비로운 힘의 근원을 밝혀라!'입니다.
성주 생명문화축제는 ‘생, 삶, 희망을 노래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생, 활, 사의 문화를 모두 간직한 성주의 생활사여행에 빠져보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태어남, 삶, 죽음을 모두 볼 수 있는 생명 문화 축제여서, 생.활.사를 최고의 문화가차로 여기는 성주민들의 독특한 생각을 느낄 수가 있어.”
“게다가 민간인이 주도하고 지역민이 만들어가는 축제라고 하니 더 의미가 깊어보여. 또 참외를 생명의 열매라 하며 축제에서 볼 수 있다고 하니, 얼른 들어가보자.”
조선 8경의 하나에 속하는 한국의 12대 명산 가야산. 성주를 찾으면 가야산 풍광에 넋을 빼앗기고 그 넉넉함에 마음을 위로받게 된다.
“경관이 뛰어나고 계곡이 풍부한데다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지.”
“맞아. ‘별 고을’로 불려 왔던 성주(星洲 )의 이 높은 기품과 아름다운 용모는 영산 가야산을 품은 데서 비롯된 것 아닐까?”
가야산 등산로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가야산의 야생화를 전문적으로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군립식물원인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이 있다.
“가야산은 울긋불긋 야생화 박물관이라 표현하면 딱이겠군.”
“실제 가야산야생화식물원도 이곳에 있지. 여기에 자생하는 120여 종의 야생화와 난대성 기후에 자라는 문주란, 새우난초 등 8000여 본의 나무와 야생화도 함께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고.”
백운리 중기마을에 위치한 가야산 녹색체험 마을은 가야산 정기가 한데 모이고 우리 조상의 얼과 슬기가 살아 숨쉬는 수많은 전통과 고대 문화 유적이 산재하고 있다.
“가야산에서 수류면으로 향하는 도로를 따라오니 농촌풍경을 간직한 마을을 만나는구나!”
“가야산녹색체험마을이라… 지역에서 재배되는 사과는 달기로 유명한 곳이야. 그밖에 토종꿀, 메밀묵, 청정채소는 물론 특히 고사리, 다래순 등 산채나물에 관련된 체험들로 옛 고향의 향수를 느끼고도 남겠어.”
온세상이 고요하다 못해 마치 청각을 잃어버린듯하다.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리는 이 산길을 헤집고 가다 보면 성주호가 그 찬란한 위용을 드러낸다.
“아름다운 성주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신선놀음을 하고있는 듯해.”
“나는 조금 구슬픈 기분도 들어. 가야산의 단풍나무들도 긴 겨울을 대비하여 마지막 무거운 짐들을 다 내려놓고 있는 듯해. 삶이 있으면 죽음도 있다는 대자연의 원리를 보여주고 있는 걸까?”
성주의 한개마을에서는 옛 선조들의 삶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이 살았던 모습을 따라 축제에서도 ‘삶,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물과 삶의 변천의 모습부터 과거, 미래에 이르는 삶의 모습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잘 마련되어 있어.”
“특히나 다른 축제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울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고 해. 무엇보다 성주의 명소를 직접 볼 수도 있다니, 배울 것이 많은 축제야.”
생, 활, 사의 일부분 중 먹는 것은 어디에 속할까? 아마도 성주에서는 생명을 불어넣는 열매라 칭하는 참외를 모든 것을 뛰어 넘는다고 생각하나보다.
“참외 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넘쳐나네. 시큼한 듯 달콤한 참외 향기가 여기에까지 나는 것 같아.”
“참외 따기는 조금 있다가 하고, 일단 참외를 맛보러 가자! 반짝 경매에선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하니 얼른 가야해.”
성밖숲은 인공으로 만들어진 산림이다. 겉으로는 몇 백 년의 시간동안 자라온 왕버들이 한가로운 것 같지만, 이곳에는 따뜻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축제가 열리는 공간인 성밖숲은 역사, 문화, 신앙에 이르는 토착적인 정신문화 공간을 재현해놓은 곳이래.”
“성 밖의 아이들이 이유 없이 죽는 흉사가 이어지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어. 이제는 그 나무들이 생명나무가 된 듯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가 있어.”
생명문화의 고장 성주 “가야산의 모든 지세(地勢)는 성주로 왔다”고 할 만큼 ‘성주 가야산’으로 부르며 깊은 애정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생명에 관련된 신비를 찾아, 혹은 맛 좋은 참외를 먹기 위해 찾는 사람들까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은 저마다 다양해보입니다. 좋은 땅에서 나고 자란 참외의 신선함과 오래도록 기억되는 그 맛처럼, 성주에서 볼 수 있는 생, 활, 사에 대한 문화와 역사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성주의 생명력의 근원을 찾으셨나요? 그 비밀은 성주의 길지를 따라가다 보면 비로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이 씻기는 폭포
- 경기도 연천군 -
여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시원한 바다와 계곡입니다.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적시고 오고 싶다면 바다보다는 계곡이 적격인데요, 연천을 흐르는 한탄강에 아름다운 폭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신가요? 재인 폭포는 그 규모는 작지만 경관이 아주 아름다워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되는 곳입니다. 여름의 불볕더위에 지친 분들께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연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에 찾아가 더위에 지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오라!’
강원도 평강의 추가곡령에서 시작되어 철원과 연천을 거쳐 흐르는 한탄강. 휴전선을 가로질러 흐르는 이 강은 현무암으로 된 용암지대를 지나기에 숨은 절경이 많다.
“산을 스치며 흐르는 아담한 강물이 아름다워요.” “한탄강은 아름답기만 한 강이 아니야. 한탄강을 흔히들 분단의 강이라고 한단다. 이 물줄기는 북한에서 시작되었지. 강물을 한 번 만져 보렴. 북한에서 넘어온 강물이야.”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물인데, 그렇게 슬픈 사연이 있었군요?”
한탄강에 슬픈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탄강 오토캠핑장은 연천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곳.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도 한탄강 즐기기의 좋은 방법!
“여름만 되면 연천 캠핑장으로 놀러간다는 사람들이 많다 했는데, 바로 이곳을 두고 이르는 말이었군요! 삼삼오오 모여 있는 텐트들을 보고만 있어도 즐거워지는 것 같은걸요?”
“하하, 폭포는 포기하고 캠핑을 하고 싶은 거니?” “그럴 리가 있나요? 저는 오늘 답답한 마음을 싹 씻어내 줄 폭포줄기가 필요하다고요!”
연천 가마골은 보개산과 한탄강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곳, 한탄강보다 특별한 명소가 있다?
“한탄강보다 특별하다고요? 한탄강보다 유명한 곳은 아닐 텐데, 어떻게 한탄강보다 특별할 수가 있지요? 그만큼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인가요?”
“한 번 가보면 입이 떡 벌어질걸? 우리나라에는 없을 것 같은 신비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테니까 말이야. 발걸음을 서둘러 보자.”
재인폭포는 삼면이 주상절리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27m 높이의 구름다리 위에서 연천폭포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그 신비로운 풍경에 넋을 잃게 된다던데?
“세상에, 저 물 색을 좀 보세요! 용암지대를 흐르기 때문인지, 아니면 물이 너무 깊기 때문인지 옥빛을 띠고 있어요! 제 마음도 함께 물들 것만 같아요!”
“폭포의 실제 높이는 20m가 조금 안 된다고 하더구나. 전망대가 폭포보다 높으니, 폭포를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셈이지. 이 사실만으로도 특별하지 않니?”
전망대 위에서만 내려다봐서는 재인폭포의 참맛을 느낄 수 없다. 전망대를 내려가 폭포로 직접 가 보자. 아찔한 높이의 계단이니 한 발 한 발 조심해야 한다.
“재인폭포는 다른 폭포와는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그 자리에 협곡이 생기며 만들어진 폭포야. 폭포 위에는 용이 하늘로 날아 올라간 자리인 용소가 있지.”
“물소리가 정말 굉장해요!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소리가 저런 소리일까요? 위에서 볼 때는 아담해보였는데,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그렇지만도 않은걸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재인폭포는 주상절리로 둘러싸인 폭포. 그래서 폭포 아래서 화강암과 현무암을 주울 수 있다는데, 예쁜 돌을 한 번 찾아볼까?
“제주도에서나 봤던 돌들이 여기에도 있어요! 여기, 제가 주운 돌을 한 번 보세요.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을 주웠어요. 마치 제주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요?”
“얘는. 우리나라에 화산이 제주도에 밖에 없는 줄 알았니? 위를 좀 보렴. 절벽이 모두 주상절리로 이루어져 있어. 과학책 속의 사진 한 장이 튀어나온 것 같구나.”
재인폭포에는 아름다운 여인과 재주꾼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그런데 이 전설,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아리송하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고을 원님이 재주꾼의 아내를 뺏기 위하여 절벽에서 재주꾼을 죽였다는 이야기야.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는 재주꾼이 절벽을 건너는 내기를 했는데, 내기에 자신의 아내를 걸었다가 그만 내기에서 질 위기에 처한 마을사람이 재주꾼을 죽인 것이지.”
“두 이야기 모두 재주꾼이 억울하게 죽고 마네요. 그래서 물빛이 저렇게 신비로운 걸까요?”
재인폭포를 모두 둘러보았다면 마음 한 구석이 환하게 맑아졌을 터. 전망대를 한 계단씩 천천히 오르며 소원을 한 가지 빌어 보자. “왠지 지금이라면 세상에서 제일 현명한 소원을 빌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마음까지 깨끗하게 씻어내 주는 아름다운 폭포를 보았으니, 정말로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구나. 그래, 무슨 소원을 빌 것인지는 정했니?”
“비밀로 간직해 둘래요. 소원을 비는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니, 200개의 계단이 거뜬해요!”
재인폭포에서 지친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오셨나요? 시원하게 떨어져 내리는 물줄기를 바라보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이 맑게 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입니다. 지친 마음이 씻긴 자리에 밝고 희망찬 마음들만 들어 찰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천과 한탄강은 그 이름만큼이나 슬픈 사연이 한 가득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 이야기들을 하나씩 찾아가며 마음을 채워가는 것도 기분 전환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인폭포에 빈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트래블아이>도 함께 기도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