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음식정보 전통시장 여행지추천 지역축제 테마여행

오른쪽으로 이동왼쪽으로 이동

미션패밀리 Mission family

등록순 호감도순
  • 다산 정약용의 발자취를 따라서, 다산오솔길

    다산 정약용의 발자취를 따라서, 다산오솔길

    지역전라남도 강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다산 정약용의 발자취를 따라서, 다산오솔길

    • 프롤로그
    • 1.과거의 사람의 흔적을 찾아
    • 2.다산초당에서 보일까?
    • 3.하늘 끝 한 모퉁이
    • 4.마르지 않는 샘물, 약천
    • 5.그리움이 묻은 정석바위
    • 6.다산의 손때가 많이 묻은 다조
    • 7.숲길의 작은 쉼터 연지석가산
    • 8.다산의 향기가 난다
    • 에필로그

    다산 정약용의 발자취를 따라서, 다산오솔길

    - 전라남도 강진군 -

    전남 강진은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18년간의 당진에 유배되었던 다산은 목민심서, 흠흠심서 등의 저서를 집필하며 거처하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차가 많고 차를 마시기 좋은 길이 많아서 다산(茶山)인지 모르겠지만 강진은 언제나 조용하고 다정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오늘 <트래블아이>와 떠날 곳은 전남 강진의 다산오솔길입니다. 그럼 이쯤에서 오늘의 미션도 공개해야겠지요? 오늘의 미션은 바로 ‘다산오솔길에서 다산을 만나고 오라’입니다.

    요즘 현대인들의 최대의 관심사는 웰빙과 힐링이다. 그래서 걷기를 좋아하며 숲에서 힐링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조금 더 특별한 힐링을 할 수 있다고?

    “요즘은 둘레길이나 다양한 숲길들이 잘 마련되어 있는 것 같아. 그래서 언뜻 다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해.”

    “그렇다면 오늘 여행이 더 특별하겠다. 200년 전의 사람과 만날 수 있는 곳이거든.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제자들과 숱하게 오가던 길이야. 선생의 발자국이 남아있나 볼까?”

    숲의 따뜻함을 느끼자마자 다산초당과 마주한다. 제자들을 가르치며 약 500여 권의 책을 지필한 곳이다. 아직도 그곳에서 백성들을 생각하는 선생의 모습이 보일 것만 같다.

    “다산선생이 11년간 머물면서 실학체계를 구상하고 백성들을 다스리는 500여 권의 책을 집필하셨던 곳이야. <목민심서>나 <흠흠신서>,<경세유표>등의 저서도 다산초당에서 집필하셨다고 해.”

    “지금은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책을 쓰시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계실 것만 같아.”

    강진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끝 천일각이 있다. '하늘 끝 한 모퉁이'라는 뜻의 천일각은 유배 당시에는 없었다는데, 그곳에서 만난 다산은 누구를 그리워했을까?

    “와, 강진만이 다 내려다보이네? 여기가 천일각이라고?” “응, 유배 당시에는 없었는데 다산이 흑산도로 유배 간 형 ‘약전’을 그리워하며 눈물지었을 것이라 하여 만들어졌다고 해.”

    “유배 중에서 고향을 그리워하고 가족들을 그리워했을 선생의 마음이 느껴져.”

    초당 주변에는 다산의 흔적이 남아있는 다산4경이 놓여있다. 약천은 다산이 직접 판 샘물로 왜 약천(藥泉)이라는 이름이 불리게 되었을까?

    “여기가 바로 약천이구나! 여기 보이는 이 샘물로 차를 우려마시기도 하고 이 샘물로 담을 삭이거나 묵은 병을 치료하였다고 해서 약천이라고 불린다고 해.”

    “지금도 물이 이렇게 나오네! 선생이 마셨던 물을 나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워, 시공간을 초월한 기분이랄까?”

    다산이 해배될 때 초당 뒤편에 있는 바위에 정석이라 새겼다 한다. 고향과 가족이 그리워 한달음에 달려갔을 것만 같은데?

    “정석이라고 쓰여 있는 이 바위는 무슨 의미지?” “그건 선생이 해배되었을 때 남긴 썼다고 전해지는 바위야. 그 벅찬 기쁨과 감동이 이루 말할 수 없었겠지?”

    “응, 기쁨과 그리움이 함께 묻어나는 것 같은데?”

    자칫 평범해 보이는 이 커다란 바윗돌은 무엇일까? 다조라고 불리는 이 바위는 다산의 손때가 가장 많이 묻은 곳으로 찻물을 끓여 마시곤 하였다 한다.

    “커다란 바윗돌은 무슨 용도였을까? 앉아서 쉬시던 곳인가?”

    “잘 봐. 약간 검게 그을린 흔적이 있지? 여긴 선생께서 차를 끓여 마시던 부뚜막과 같던 곳이라고 해.” “선생의 손때가 가장 많이 묻은 곳이구나!”

    초당 오른편에 있는 작은 연못은 다산이 직접 못을 파고 축대를 쌓아 만들어 물고기도 기르고 작은 폭포도 만들었던 연지석가산이 있다. 꽃나무와 동백 그늘이 꽤 낭만 있다.

    “다산4경 중 마지막으로 보는 곳이 연지석가산이구나. 여긴 작은 정원 같은 곳이야. 선생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하지? 직접 못을 파고 물고기를 기르던 곳이야.”

    “숲속의 정원이라. 꽤 낭만적인데?”

    오솔길 곳곳 다산의 흔적과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다. 2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만난 다산의 향기는 오래 즐기던 찻잎의 고유한 향처럼 그윽하다.

    “천천히 걸으며 숲을 만끽하고 그곳에서 다산 선생의 흔적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특별했던 것 같아.”

    “짧은 오솔길에서 선생의 흔적도 느끼고 대나무숲, 편백나무숲을 지나니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 같아!”

    <트래블아이>와 함께 떠난 강진 다산오솔길 여행 어떠셨나요? 그곳에서 만난 다산과 여러분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유배생활에서도 백성들을 생각하시던 선생의 마음과 손때가 고스란히 남은 다산4경을 통해 200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오르는 길. 맑은 공기와 맑은 소리에서 다산의 향기가 전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천천히 음미하는 오솔길. 평범해 보이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은 오솔길을 만나고 싶다면 다시 한 번 다산오솔길을 추천합니다!

    알아보기
    닫기
  • 비밀스러운 사찰

    비밀스러운 사찰

    지역전라남도 구례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비밀스러운 사찰

    • 프롤로그
    • 1.주객전도?
    • 2.산 속에 스며들다
    • 3.있는 듯, 없는 듯
    • 4.기와불사
    • 5.운해에 뛰어들고 싶다!
    • 6.부처의 얼굴을 찾아라!
    • 7.절벽과 맞닿을 듯
    • 8.소박한 불상
    • 에필로그

    비밀스러운 사찰

    - 전라남도 구례군 -

    전라남도 구례에는 높지도, 험하지도 않은 고즈넉한 ‘오산’이 있습니다. 자라모양을 닮아있다고 하는 오산은, 험한 산길은 아니지만 켜켜이 쌓인 숲과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경관을 배경으로 ‘수도하기 좋은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고 합니다. 그 곳에 자리한 절벽 한 가운데, 오산의 가장 높은 곳에는 아슬아슬 버티고 선 사찰 하나가 있습니다. 그 사찰에는 전설과 신비로움이 가득하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비밀스럽게 자리한 부처님을 찾아라!’입니다.

    오산을 올려다보면 그리 높지 않은 모양새가 가벼운 산보를 나서고 싶게 만든다. 사실 그 높이가 그리 나지막한 산은 아닌데 말이다.

    “전남 구례는 이곳의 사람들 보다 타지에서부터 온 사람들이 잘 산다는 전설이 있다고 해. 그것이 다 이 오산과 관련되어있다면 믿어져?”

    “맞아. 주인으로 불리는 봉성산보다 객산인 이 오산이 더 높은 봉우리를 가지고 있으니, 객식구가 더 잘산다는 전설이 있을 법도 해!”

    오산을 끝까지 올라서야 만나게 된 사찰, ‘사성암’. 절벽에 위태하게 매달린 모습이 꼭 산과 하나가 된 듯, 그저 경이롭다.

    “절벽 속에 자리 잡은 사찰이 하나 있어.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아래에서 받쳐놓은 기둥옆에 서 보면, 그 규모를 알 수 있을까?”

    “하지만 절벽과 이루어진 조화가 경북 구미에 있는 비슷한 사찰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 물론 웅장함에서도 그렇고!”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그 흔한 나무계단 하나 없는 저 높은 절에 오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멀리서 바라본 사성암은 그저 막막하다.

    “사성함에 가려면, 돌계단을 올라야 해. 이렇게 숨어있는 돌계단을 찾지 못하면 멀리서부터 포기하고 돌아설 지도 모르겠어!”

    “절벽의 경관을 헤치기는커녕, 담쟁이 넝쿨들이 잘 어울린 모습이 참 인상적이야. 모든 것이 자연과 하나가 된 사찰이구나!”

    사성암의 앞마당에 오르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켜켜이 쌓인 기와. 기와 한 장 한 장에 소망을 담아 쌓인 모습이 조금 특이한데?

    “기와 하나하나에 적힌 사람들의 소원이 참 정겨워. 그리고 기와를 쌓아 놓은 모양새가 꼭 구름을 산수화로 그려놓은 것 같아.”

    “검고 둥근 기와를 얼기설기 엮어 놓았으니, 그렇게 느낄 만도 해. 조금 뒤로 물러서서보면 그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을 거야.”

    소망이 적힌 기와에 살짝이 몸을 기대보았다. 구름에 올라선 듯 몸이 가벼워진다. 아마도 새하얗게 펼쳐진 운해를 맞이해서 일까?

    “와! 바다보다도 더 멋진 절경이 펼쳐지는 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빽빽이 들어찬 구름이야!”

    “그러게, 하지만 날씨에 따라서 이 절경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미리미리 알아보고 오는 것이 좋겠어!”

    사성암 곳곳에는 비밀스럽게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이가 있다. 투박한 듯, 또 섬세한 그의 얼굴을 찾아볼까?

    “이 절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불상이 있다고 하던데? 에이, 섬세한 장인의 손길을 거쳐야하는 불상이 어떻게 자연적으로 생기겠어!”

    “정말이야! 부처의 얼굴을 한 그 바위를 찾아내면 소원이 이루어진데! 사람들은 그 바위를 소원바위라고 부른다니, 얼른 찾아봐!”

    산신각 옆, 절벽과 아찔하게 맞닿은 기와의 끝자락! 그곳에도 부처의 얼굴이 숨어있다. 이 사찰의 터는 부처님의 은덕이 가득한 곳인가 보다.

    “절벽이 둘러 싼 신선각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화려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저 옆길은 무엇이지?”

    “도선굴로 가는 길을 말하는구나? 도선굴은 도선국사가 참선을 했다는 전설을 따라 지은 이름이야. 서늘한 바람이 부는 저곳에 무엇이 있을지, 보러갈까?”

    사성암에는 작고 소박한 불상 네 개가 모셔져있다. 어디에서나 볼 법한 커다랗고 인자함 가득한 부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니, 어떻게 된 것일까?

    “네 개의 불상 뒤편에 자리한 마애여래입상이 보여? 음각으로 새겨진 신기한 불상이야. 저 불상에도 전설이 있다고 해. 손톱으로 저 입상을 새겼다고 하는데,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

    “이곳의 불상들이 작고 아기자기 한 것은, 가운데 자리한 마애여래입상이 본전불이기 때문이라고 해.”

    모든 것이 경이로운 곳입니다. 사찰이 자리한 절벽도, 위에서 하늘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도. 또 자연 속 부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까지. 이 곳 사성암은 수려한 절경과 함께 끝없이 이어져 내려오는 전설들로 볼 것도, 들을 것도 많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이곳의 자연 불상을 발견해 그의 얼굴을 보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던데, 여러분도 오산을 올라 만나는 사성암에서 그의 얼굴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절벽에 위치한 아찔한 경관과 구름위에 선 쾌감이 모든 것을 잊을 듯 자극적이기는 하지만요!

    알아보기
    닫기
  •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지역경상남도 함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 프롤로그
    • 1.신비의 왕국을 찾아서!
    • 2.안라국의 찬란한 위용을 훔쳐보다
    • 3.선비들의 놀이터
    • 4.비밀의 정원 고려동 유적지
    • 5.“조상이 생육신이니 오죽 힘들었을까”
    • 6.금은유풍(琴隱遺風)을 기억하라
    • 7.남강에 지는 노을을 담다
    • 8.떠나는 발길 붙드는 풍경
    • 에필로그

    불사이군의 정절을 만나다

    - 경상남도 함안군 -

    번잡한 일상을 비켜서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가는 세월이 무정하고 아쉬움과 허전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럴 땐 아스라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나홀로 여행’이 제격입니다. 경남 함안은 아스라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섯 가야 중 하나인 아라가야의 고도를 기억하며 오랜 기간 숨죽여 왔던 곳입니다. 그러면서도 비록 초라한 행색일지언정 조선 선비들의 수고로움이 깊이 배어 있기에 더욱 함안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번잡한 마음 밀려올 땐 함안으로 선비들의 족적을 따라가라!’, 이것이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찬란했던 아라가야(阿羅加耶) 1500년 고도(古都) 함안군의 유수한 문화·관광이 빛을 보게 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말이산 고분군. 분명 신비의 왕국이 이곳에 있다!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한 고대 가야사의 신비가 고스란히 잠재되어 있구나. 아라가야 고분군에서 출토된 말갑옷, 미늘쇠 등 우수한 유물들까지 인근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지?

    이곳만 보더라도 아직도 미제로 남아 있는 아라가야 왕조 계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가야제국의 역사적 의미를 복원함으로써 1500년 아라가야의 영광이 되살아나는 듯해!”

    넓은 공원마냥 펼쳐진 잔디밭이 시원하고 고분 사이로 바람춤을 추는 억새가 장관인 이곳은, 경주가 퍼뜩 떠오르지만 함안도 만만치 않은데 과연 여기는 어디일까?

    “함안박물관 뒤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니 역사적인 사실을 제외하고서라도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그만이야. "

    "조촐하면서도 풍요로운 느낌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곳, 고구려 고분벽화에 그려진 것과 같은 말 갑옷을 비롯해 안라국의 찬란한 위용이 숨쉬는 수많은 유물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어! 나중에 가족과 함께 찾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

    함안 낙화놀이 무진정은 조삼 선생이 후진 양성하며 여생을 보내기 위해 자신의 호를 따서 괴산리에 직접 지은 정자이다. 이곳이 선비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이유는 뭘까?

    “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이 단순 소박하게 꾸민 팔작지붕의 이 정자는 조선 초기의 건축 형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

    "특히 앞뒤의 퇴를 길게 빼고 중앙의 한 칸을 온돌방으로 꾸며놓은 것도 참 재밌지.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어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이 정자나 이 일대 운치만 보더라도 조선 전기 선비들이 자주 들렀을 법해.”

    입곡군립공원 옆 철길을 지나 차를 타고 달리다 보면 세월의 문을 뛰어 넘은 듯 촘촘하게 둘러싼 담장은 마치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 같다고.

    “아직은 아는 이가 많지 않아 언제 와도 조용하군. 유적지를 알리는 게시판도 제대로 없어 몇 번을 물어가며 찾아야 하는 첩첩산중 비밀의 정원 같은 곳이야."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고려에 대한 충정을 지키기로 한 학자들이 담장을 친 채 외부와 단절하며 살았던 곳이라 하지? 그의 후손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역사책보다도 생생한 울림으로 다가와.”

    철길 옆 도로를 따라 서산서원으로 향하다 보면 서원 옆 길가에 잘 생긴 소나무 몇 그루와 반질반질한 배롱나무 아래 엄숙한 기운이 감도는 전각이 큰 뜻을 품고 서있다.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자 불사이군의 정절을 지킨 전서공 금은 조열 선생의 신도비가 모셔져 있구나."

    "그 옆에 있는 게 바로 쌍절각이야. 어계 선생의 오세손인 조종도가 정유재란 당시 함양 황석산성에서 왜적과 싸우다 전사하자 부인 전의 이씨가 자결하여 이를 기리고자 세운 것이라지. 강직한 집안 내력이 고스란히 느껴져.”

    인근에는 어계고택이 있었다. 수령 250년을 훌쩍 넘긴 커다란 은행나무가 솟아 있고 원북재 뒤의 삼문을 들어서면 사당인 조묘전은 터도 널찍하고 화려하다.

    "어계 선생의 부친이 조안이고, 조부가 전서공 조열이라고 했어. 이성계가 왕위에 오른 후 금은 조열 선생을 불러서 거문고를 타도록 청했다고해."

    "하지만 수대로 왕씨의 녹을 먹은 신하로서 어찌 이씨 왕과 함께 즐기겠냐며 완강히 사양했다고. 당시 황희와 권근이 그의 절개를 꺾을 수 없으니 공경하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지 아마.“

    채미정은 생육신의 한 사람으로 함안을 대표하는 인물인 어계 조려 선생이 낙향하여 낚시와 소요로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직접 마주한 이 정자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조선시대 세웠다는 이 채미정, 저 살찐 꿩도 구경을 하러 온 모양이군. 왠지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게, 방 하나 정도의 크기도 약간은 실망스럽지만 막상 이 정자 앞에 다다르니 생각이 완전 달라지는걸! "

    "손에 닿을 듯 흐르는 저 남강과 그 앞으로 넓은 들판, 법수면의 뚝방까지 한눈에 들어와! 이곳에서 보는 노을은 그야말로 장관이라지!”

    마산으로 가는 국도변, 단풍옷으로 서서히 갈아입는 나무들은 깊어가는 가을의 상징과도 같다. 붉고 샛노란 이파리들로 흔들릴 때 이수정이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함안은 알고 보면 정자의 도시라고 할 만큼 아름다운 정자들이 많구나. 악양루, 무진정, 이수정, 와룡정, 채미정, 합강정까지…. 그 중 무진정과 이수정, 무기연당은 정말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이야. "

    "속도를 내며 달려가는 차의 모습과 다르게 이곳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함과 평화로움만이 존재하는 구나. 들어서는 순간 여기서 하루를 접고 싶을 정도야.”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숨을 죽이고 있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이야기가 함안에 있습니다. 안라국의 찬란한 위용과, 넓은 공원마냥 펼쳐진 고분 사이로 바람춤을 추는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사이로 고즈넉한 연못과 아담한 돌섬이 어우러집니다. 그러면서도 길가에는 잘 생긴 소나무 몇 그루와 반질반질한 배롱나무 아래 엄숙한 기운이 감도는 전각과 정자, 누각에 절로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번잡한 마음 벗어던지고 싶다면, 지역유림의 이야기가 있는 함안으로 나홀로 여행을 나서보는 건 어떠세요?

    알아보기
    닫기
  • 다시 듣는 충견 이야기

    다시 듣는 충견 이야기

    지역전라북도 임실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다시 듣는 충견 이야기

    • 프롤로그
    • 1.오수의 개를 아시나요?
    • 2.개를 벗같이
    • 3.기원을 쫓다 보면
    • 4.전설을 되살리다
    • 5.지역의 상징
    • 6.주인의 마음
    • 7.기적의 나무
    • 8.귀중한 깨달음
    • 에필로그

    다시 듣는 충견 이야기

    - 전라북도 임실군 -

    개는 어느 나라에서나 충성심 강하고 주인을 잘 따르는 영리한 동물로 여겨집니다. 주인을 해치려 한 짐승과 맞서 싸웠던 용감한 개부터 축음기에서 나오는 주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영리한 니퍼 등 외국 사례만 보더라도 개는 어느 동물보다 충성심이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주인을 잘 따르는 개의 모습을 보여주는 설화가 전라북도 임실군으로부터 전해져옵니다. 주인 김개인의 생가, 오수의견공원, 오수의견문화제 등을 둘러보며 충직한 개 이야기에 빠져보는 색다른 경험, 바로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입니다.

    주인을 살린 개의 이야기는 임실군에서부터 유래됐다.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오수의견공원에 들르면 그 이야기가 좀 더 생생히 와닿게 된다.

    “이게 바로 오수견 동상이로구나!” “눈빛이 참 순하고 또 총명해보여요.”

    “정말이네. 이 일대에 살았다고 전해지는 김개인이라는 사람은 저 개를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폈을 거야. 어딜 가든 항상 데리고 다니며 벗과 같이 여겼으니까.”

    몇 해 전 오수원 동산에서 발견된 비석 뒷면 개 그림이 우리 조상들의 사랑을 받았던 오수개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근처 개울물에 몸을 적셔 잠든 주인 곁으로 다가오는 불길을 향해 수차례 몸을 던졌던 이 충견은 그 후에 주인과 행복하게 살았겠죠?”

    “그렇지 않아. 잠에서 깨어난 김개인은 이 개가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생을 다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바로 이곳에 개를 위한 무덤을 만들어줬어.”

    중국을 통하여 티베트 라사사원을 오고가던 뜻있는 스님들에 의하여 이 땅에 전번 되었다고 전해지는 오수개 조상. 그 기원을 찾는 과정들 역시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다.

    “목축견 티베탄 마스티프와 가까운 혈연관계를 가진 소형 아우첸이 조상으로 알려져 있는 오수개는 그 혈연관계를 찾은 것부터가 신기해요.”

    “오수개 연구 또한 ‘우리 것 찾기’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됐어. 그렇게 본다면 이곳 오수지방에서 고려시대로부터 내려오는 ‘충견’의 이야기는 엄청난 사료의 가치를 지니지.”

    오수개 복원 큰 뜻을 두고 시작된 연구는 일반견종은 물론 다른 나라의 전통견까지 심층연구를 거치면서 일련의 성과를 얻게 됐다.

    “오수개 연구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가장 먼저 한 게 뭔지 아니?” “글쎄요. 멸종한 개들의 유사성을 알아내기 위해 호남일대에서 살았던 신라시대의 삽살개의 흔적들을 찾아 나서지 않았을까요?”

    “일본현지를 방문해 일본개의 보호 실태와 역사를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됐지.”

    오수의견공원뿐 아니라 임실군에서는 매년 4월 말 열리는 ‘오수의견문화제’에서도 당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오수개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지만 임실에서 탄생한 사실은 저도 오늘에야 알게 됐어요.”

    “이 지역과 관련된 오수개 설화를 알리기 위해 탄생한 게 바로 오수의견문화제지. 신라시대 주인을 위험에서 구하고 죽은 충견의 넋을 기리기 위해 애견축제 등 이색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열린단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자!”

    고려 학자 최자의 <보한집>에서 통일신라 때 지사면 영천리에 살았다고 전하는 오수개의 주인 김개인의 생가 역시 잘 보전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문화제에서도 ‘김개인생가지터울림’이라는 행사가 있던데, 오수개의 충성심을 대외에 알리기 위해 이 집의 복원도 이루어진 거로군요.”

    “맞아. 이곳은 목숨을 바친 충견의 마을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을 주지만, 사람들에게 충과 의를 가르치는 산 교육장으로서 의미가 있지.”

    주인은 당시 개의 충성심에 감탄하여 무덤을 만들어 묻어주고 그곳에 자신의 지팡이를 꽂아 두었는데, 놀랍게도 이 지팡이를 지금의 오수면 오수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55년 세워졌다고 기록되어 있는 의견비예요.”

    “과거 동네사람들이 개의 충성을 대대로 알리기 위해 의견비를 세웠다고 하나 그것은 현재 남아있지 않아. 대신 이 비를 다시 세운 거지. 가만, 이 나무가 바로 주인의 지팡이에서 유래된 ‘오수’로구나! 믿음과 의리가 사라져 가는 오늘날 깊은 여운과 감동을 전해주는 듯해.”

    오수리에는 현존하는 망루 중 가장 높이를 자랑하는 오수망루가 마을을 지키는 버팀목처럼 서 있다. 이 건물 역시 오수개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데?

    “철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육각의 각 면에는 구멍을 내어 사방을 둘러볼 수가 있어요. 사이렌을 울리던 스피커 2개도 있고.”

    “등록문화제인 만큼이 이 오수망루는 역사성과 동시에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건축물이지. 자, 오수개 이야기가 이 마을에 어떠한 교훈을 심어줬는지 알 것 같니?”

    외국 못지않게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지역견들이 있습니다. 남쪽에는 진도를 중심으로 진돗개가, 북쪽에는 호랑이도 잡는다는 풍산개가 있고, 비록 사라지고 볼 수 없지만 우리네 애환을 함께하며 한때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삽살개, 거제지방과 제주도에는 거제개와 제주개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 임실군에서 전해지는 오수개는 단지 전해지는 이야기에 불과해도 이기주의에 물들어 있는 요즘 시대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줍니다. 임실군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오수견 이야기, 여러분에게는 어떠한 감동으로 다가왔나요?

    알아보기
    닫기
  •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지역충청남도 보령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 프롤로그
    • 1.대천해변 아날로그의 낭만
    • 2.고즈넉한 운치가 있는 성주사지
    • 3.보령호의 숨은 명품 드라이브코스
    • 4.“우리 사랑 꼭 이뤄주세요~”
    • 5.‘모세의 기적’이 가져다 준 즐거움
    • 6.대합실 창틀 사이로 사랑 한 가득
    • 7.서해에서 함께 만드는 낭만
    • 8.싱싱한 회 한 접시는 기본!
    • 에필로그

    추억만땅 서해바다 로맨스

    - 충청남도 보령시 -

    별빛을 받아 오글거리기만 했던 밤바다를 연인과 함께 걸어보니 얼마나 따스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그래서 충남 보령의 대천해변을 연인과 꼭 한번은 찾나 봅니다. 동해는 봄기운이 덜할 것 같습니다. 또, 남해는 오가는 길이 지루해 자칫 다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따져보니 보령에는 해변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고즈넉한 절터와 호수, 소박한 기차역, 로맨틱한 드라이브길까지…. 봄기운 찾아 나선 연인들에게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특별미션도 바로 그러합니다. ‘보령에서 우리만 아는 특별한 낭만을 찾아라!’

    머드축제나 개장시즌이 아니라면 제법 한산한 대천해변이지만, 손 꼭 잡고 사랑 속삭이는 연인부터 모래사장을 거닐며 해변의 지난 과거를 반추하는 여행객들이 눈에 띤다.

    “장쾌한 모래사장을 보고 있으니 먹먹한 가슴이 뻥 뚫릴 것만 같아.” “맞아요. 그리고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의 아날로그적인 이미지도 느껴져요!”

    “그래도 우리 ‘나 잡아봐라’ 놀이는 하지 말자. 보는 사람들에게 자칫 민폐라고.” “어머! 난 이곳이 70년대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으로 첫손에 꼽혔단 얘기를 하려던 건데!”

    성주사지는 묵직한 시간이 향기에 빠져 산책하기 딱 좋은 절터다. 고즈넉한 운치에 절터를 걷는 기분도 은근히 상쾌하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제법 흥미진진하다는데?

    “하늘로 날아오를 듯 경쾌한 느낌의 앞마당 5층석탑이나 강건하고 옹골찬 기운을 가진 금당터 뒤쪽 삼층석탑과 비교해보면 이 석불입상은 참 우스꽝스럽게 생긴 것 같아요.”

    “하하~ 정말이네. 특히 웃는 것 같기도, 우는 것 같기도 한 묘한 표정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군. 조선시대 민초들이 세웠다는데, 이 석상은 과연 어떤 사연을 갖고 있을까?”

    성주사지에서 미산면 일대를 가다 보니 보령호가 가까이에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곳으로 향해본다. 호수를 마주했다면 잠시 차를 세워볼까?

    “그런데 제법 다니는 차도 드물어 한적하고 도로도 널찍하니 드라이브하기 정말 괜찮은 것 같아. 비록 호수변이지만 대천해변과는 또 다른 멋이 있는데? 여기서 잠시 차를 세워볼까?”

    “호수 초입에서부터 풍경이 참 예뻐요. 미동 없는 호수를 보세요. 잔잔한 수면이 햇빛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어요.”

    보령호를 지나 또 다른 해변을 만난다. 전남 진도와 함께 바다가 갈라지는 ‘신비의 바닷길’ 무창포해변이다. 이 신비의 바닷길이 연인들의 사랑을 이뤄준다는데, 직접 걸어보자.

    “우리 말고도 젊은 연인들이 이렇게 많은 걸 보니 단지 사랑을 이뤄준다는 소문이 소문으로만 존재하는 건 아닌가 봐요. 그래서 프러포즈 명소가 된 거겠죠?”

    “글쎄. 하지만 지금 우리 사랑도 모세의 기적처럼 완성되길 바라. 이 길 위에 있는 사람들 역시 적어도 우리와 같은 마음 아닐까?”

    새벽같이 무창포를 찾은 사람들은 바다가 열리기 시작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앞다퉈 바닷길로 뛰어든다. 모세의 기적으로 맛보는 즐거움 어떤 종류가 있을까?

    “이 바닷길이 석대도까지 1.5km 정도 연결됐다니 지금 가면 넉넉하게 다녀올 수 있겠다. 지금 한번 가볼래?”

    “그래요! 근데 바닥에 소라랑 낙지를 거의 맨손으로도 잡겠어요. 가면서 틈틈이 잡아요.” “바닥에 부서진 조개껍질도 제법인데 운동화로 갈아 신는 게 좋겠구나.”

    보령 진죽리에 자리한 작은 간이역 청소역. 캔커피라도 손에 쥐고 대합실 의자에 앉아, 창을 통해 쏟아지는 볕을 쬐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제법 폼 나는 휴식이다.

    “기차역 초록색 지붕에 빛바랜 매표창구, 곧게 뻗은 철길도 참 운치 있어요.”

    “청소역이 장항선에서 가장 오래 된 역사라지. 규모는 단출하지만 역사가 정말 예뻐 연인들이 데이트하러 다녀갈 만하겠다. 여기서 딱 5분만 더 머물다 가자. 지금 내 머리는 추억을 좇고, 몸은 기분 좋은 나른함에 좇고 있으니.”

    보령 두 번째 드라이브코스는 무창포해수욕장 인근 607번 지방도로. 울창한 해송과 바다를 감상하며 달리는 맛이 일품이라는데,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은 또 다르다고?

    “용두해수욕장 동백관 주변에 저렇게 멋진 송림이 있을 줄이야! 감탄사가 절로 나지 않니?” “정말 그렇네요. 여기 남포방조제 초입에서 우리 잠깐 주차하고 바람 좀 쐐는 건 어때요?”

    “왜?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 “있죠! 예상대로 낙조가 시작됐어요. 해송과 어우러져 탁 트인 바다가 정말 끝내주네요.”

    싱싱한 회감을 맛보는 건 보령시내 어디를 향하더라도 크게 고민거리가 아니다. 수산시장도 있고 인근에 축제가 열리고 있다면 더욱 좋다. 어디로 가볼까?

    “대천항에서는 싱싱한 횟감을 살 수 있는 수산시장이 있는데 그쪽이 좋겠지?” “다시 대천항까지 가는 건 좀 무리 아닐까요? 남포방조제 중간에 위치한 죽도관광지에도 횟집들이 많아요.”

    “참! 지금 무창포항 일원에서 ‘주꾸미 도다리 축제’가 한창이니 당장 그곳으로 가자!”

    충남 보령은 계절에 상관없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연출되는 곳으로 사시사철 발길 닿는 곳마다 많은 사람이 찾아옵니다. 그러면서 로맨틱한 낭만이 더해진 주옥같은 코스가 있으니 이만한 데이트장소도 없습니다. 그래도 코스는 코스일 뿐. 장소나 그곳의 분위기가 사랑을 애틋하게는 할 수 있지만, 없던 사랑을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곳곳에 산재한 낭만거리를 발견해내는 것도, 색다른 추억을 개척해나가는 것도 결국 연인들의 몫입니다. 마음속 봄기운을 가득 머금고 달려간 보령에서 여러분은 지금 어떤 낭만을 만들고 있나요?

    알아보기
    닫기
  • 능선 따라 땅끝까지

    능선 따라 땅끝까지

    지역전라남도 해남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능선 따라 땅끝까지

    • 프롤로그
    • 1. 먼 듯 가까운 ‘땅끝’
    • 2.보리밭의 여운
    • 3.숲속 돌담집에는
    • 4.자연과 어울려
    • 5.흑석의 위용
    • 6.신선한 충격
    • 7.쉬엄쉬엄, 느릿느릿
    • 8.좌절하지 말고
    • 에필로그

    능선 따라 땅끝까지

    - 전라남도 해남군 -

    해남을 말하면 하나같이 ‘땅끝마을’부터 내뱉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전라남도에서 이 지역을 간판스타로 만들어준 단어인 만큼 여행객 대부분이 새로운 삶의 전기를 찾고자 ‘땅끝마을’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당신도 이곳으로 간다면, 가학산 능선코스로 방향을 전환해보는 시도는 어떨까요? 세상과 부딪쳐 포기하고 싶다가도 남루해진 몸을 추스르게 만드는 여정은 한 편의 드라마입니다. 땅끝을 어떻게 느끼는가는 오로지 당신의 몫. 그러나 <트래블아이>는 해남으로 향하는 당신께 미션을 던져봅니다. ‘가학산에서 땅끝을 만나라!’

    둘러볼만한 명소가 많은 해남은 한반도의 최남단이라는 인식으로 그저 ‘먼 여행지’라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대중교통만 이용해도 해남은 결코 멀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KTX 광명역에서 이렇게 접근성이 뛰어날 줄은 미처 몰랐어. ‘땅끝’만 생각하다 보니 멀게만 느껴서일지 모르겠군.”

    “대부분이 그런 오해를 하지. 하지만 서해안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강남순환고속도로, 광명~수원간 고속도로, 신안산선 등 수도권에서도 최적의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는 거.”

    마산면 산막리에 이르자 가학산을 배경으로 보리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마주한 풍경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에 젖어들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고향 마을의 추억을 되새겨보게 하는 마을이야.” “청자빛 투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진초록 보리밭을 보니 더 그러하군.”

    “마을사람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야.” “그보다도, 자연과의 어울림이란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

    트레킹 중 만나는 숲속의 돌담, 여러 동의 숙소마저 정겨운 가학산자연휴양림은 황토 벽돌집부터 원숭이 가족 등 TV에 누차 방영된 바 있는 만큼 흥미가 저절로 간다.

    “여기는 웰빙 숙박시설로 소문이 나면서 평일에도 숙박객이 끊이지 않는다더군.” “편백나무 산림욕장을 비롯해 가학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이용한 수영장 등도 갖추고 있다니, 가족과 함꼐 또 한 번 찾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구나.”

    “맞아. 요즘 조류관 등을 설치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

    매월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이곳 야영장은 막상 마주하면 실망감이 들 수도 있다. 야영시설이 다소 부족해 보이는데?

    “취사장과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은 그나마 갖추고 있는데, 데크나 샤워장은 없네. 게다가 바닥은 파쇄석으로 되어 있고 말이지. 심지어 전기시설도 사용할 수 없다는군.”

    “하지만 불편하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보면 어떨까? 한편으로는 이곳이야말로 진짜 자연을 배우고 자연 속에 동화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지 않니?”

    산세가 학이 나는 듯하다 이름 붙여진 가학산은 기암괴석과 철쭉이 조화를 이루는 명산으로 꼽힌다. 이 산을 ‘흑석산’이라고도 칭한다는데, 어떤 의미를 담은 것일까?

    “비 온 후 물을 머금은 가학산 바위는 무슨 색을 띠는지 알아?” “바위가 비에 젖어봤자 또 다른 색을 띠겠어? 네 질문부터 틀렸군.”

    “나도 아직 보진 못했지만, 검게 그을린 듯 보인다지.” “신기하군. 게다가 가다 보면 어느 능선에 오르면 마치 학을 타고 비상하는 듯도 하다지?”

    밀렵이 판을 치는 요즘 산에서 꽃뱀 한 마리만 마주쳐도 반갑다. 가학산은 아프리카의 사파리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는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아직도 이곳에 원숭이가 살고 있을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예전에 여기서 나무 위에 떡하니 앉아 있는 원숭이를 봤었어. 목에 사슬도 없고 철저히 야생에 의존하는 이곳 원숭이는 일본원숭이보다 강인한 생존능력을 가진 종자일 게 분명해.”

    입구를 지나 잔디밭쉼터∼학운정∼정상∼해도정∼맹선재∼물치기미쉼터까지 장장 5km의 산행코스는 주춤한 사이에도 잊지 못할 풍광을 내어준다.

    “길이 갑자기 쉬워졌다고 빨리 걷는 건 지양해야 해. 천천히 걷는 길에서는 그만큼의 볼거리가 가학산에서는 분명 있을 테니까.”

    “정말이네! 꼬불꼬불 예쁜 오솔길이 오롯이 나 있어.” “하하~ 완만한 이 길은 마치 우리에게 쉬엄쉬엄 가라며 배려하는 것 같지?”

    맹선재를 지나면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그 뒤에는 곧 시야가 확 터지며 다도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정상이 금방이다. 막판 스퍼트를 내보자!

    “이 능선길 코스 가장 끄트머리에서 어떤 경관을 보게 될까 그 생각만 하면서 왔는데, 고생 끝에 이런 천혜의 낙원을 만나게 될 줄이야!”

    “저기가 소안도지? 저쪽에 보길도랑 노화도까지 전부 보여! 해남의 진정한 묘미로세!” “쾌청한 날씨에는 멀리 제주도까지 보인다는데, 아쉽게도 오늘은 날씨가 꾸물꾸물하구먼.”

    가학산 능선길을 따라가다 보면 완전한 장구 모양의 잘록한 허리를 가진 소안도를 비롯해 보길도와 노화도를 연결하는 보길대교의 장난감 걸린 듯한 모습까지 보게 됩니다. 땅끝의 진면모를 느끼고 싶다면 가학산으로 향하라고 이야기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흑석의 위용을 간직하면서 동시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철쭉과 오솔길의 매력을 모두 품은 능선코스를 직접 밟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겁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오롯이 품은 가학산에서 여러분이 만난 해남의 땅끝은 어땠나요?

    알아보기
    닫기
  •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지역인천광역시 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프롤로그
    • 1.제 1패루에서
    • 2.한국 속의 중국
    • 3.화덕만두 한 입
    • 4.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
    • 5.이색 박물관
    • 6.차이나타운이 걸어온 길
    • 7.삼국지를 한 눈에
    • 8.소원이 바람에 날리네
    • 에필로그

    이국의 도시, 차이나타운

    - 인천광역시 중구 -

    인천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 인천 중구. 서울과 가장 가까운 해양도시이며, 해방 직후까지는 서울 못지않은 정치와 외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인천의 100년 남짓의 화려한 역사를 그대로 살펴볼 수 있는 곳이기에, 한 중구는 거대한 옥외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중구에서도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바로 차이나타운. 인천역의 간판 뒤에는 ‘차이나타운’이라는 별칭이 함께 붙어 있기도 합니다. <트래블아이>가 드리는 오늘의 미션은 ‘차이나타운 한 바퀴를 완주하라!’입니다.

    중국 곳곳에서는 패루(牌樓)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입구에서 세워지는 탑 모양의 문인 패루는 충신과 효자, 열녀 등을 표창하기 위해 황제가 내린 기념물이라는데?

    “말하자면 중국 민간 마을의 상징 같은 것이군요! 인천역 대합실 앞에 이 패루가 서 있으니, 멋지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패루는 패방이라고도 한단다. 패루에는 여러 가지 정교한 글자, 장식들과 예술적인 내용이 함께 담겨 있으니 자세히 봐 두렴. 건축과 문학, 그리고 예술의 결합을 볼 수 있단다.”

    화교(華僑)란 외국 영토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 우리나라에 화교 사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882년 임오군란부터라는데, 지금의 모습은?

    “인천 지역은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았지. 1900년을 전후로 중국 산동성 일대가 전쟁 지역이 되자, 중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인천으로 이주해 오기도 했단다. 한중수교 이후로, 이곳은 중국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지.”

    “중화루, 공화춘처럼 잘 알려진 중국 요리집들이 벌써부터 보여요. 배가 고파오는데요?”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달콤한 먹거리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월병, 공갈빵부터 화덕만두와 포춘쿠키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통 주전부리 맛을 좀 보고 갈까?

    “저는 역시 포춘쿠키가 좋겠어요. 과자도 먹고, 행운이 담긴 메시지도 받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중국 과자하면 또 역시 포춘쿠키지요! 어디… 저는 ‘행복하게 사는 법, 10분 이상 고민하지 말라’는 글귀가 나왔어요.”

    “좋은 글귀구나. 나는 저기 있는 화덕만두를 좀 맛봐야겠어. 맛이 일품이라던데?”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서부터 붉은 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화려한 건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의선당은 특별한 곳. 안쪽을 살짝 엿보자.

    “이곳은 차이나타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중국 사람들도 많이 들르는 곳이란다. 의선당이 우리나라에 단 한 곳뿐인 중국식 사찰이기 때문이지.”

    차이나타운 안에는 인천개장항 근대 건축 전시관, 인천 개항 박물관, 그리고 짜장면 박물관의 3개 박물관이 있다. 이 중 한 곳을 고르라면 단연 짜장면 박물관이 아닐까?

    “이름부터 친근해요. 짜장면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았는데, 모두 해결할 수 있겠네요!”

    “1940년대 말에 산동 출신의 화교 한 사람이 중국 춘장에 설탕을 더해 달콤한 맛이 나는 짜장면을 만들었지. 1960년대의 짜장면은 15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원 가량 하니 물가가 오르는 것에 따라 짜장면 가격도 450배 정도 오른 셈이구나. 신기하지 않니?”

    1983년, 일본이 현재 중구청이 있는 일대를 중심으로 조계지를 설정하자, 청나라도 일본 조계지를 경계로 차이나타운 일대를 조계지로 정했다.

    “이 근엄한 공자상은 계단 중앙을 기준으로 중국 쪽에 세워져 있단다. 한중문화관 옆길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신기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 한 번 걸어보자꾸나.”

    “길 양쪽에 늘어선 석등 모양이 달라요! 이건 일본식, 저쪽 것은 중국식 같은데요? 조계지의 경계 지점이라 그런 건가요? 두 석등 모두 아름답네요!”

    차이나타운의 대표적인 포토존은 바로 삼국지의 내용이 담벼락 가득 그려진 삼국지 벽화거리. 천천히 걸으며 삼국지의 내용을 되새겨볼까?

    “저 사람이 유비, 그리고 저쪽이 관우, 장비! 아, 저 붉은 말은 적토마가 아닐까요? 항상 책으로만 읽었는데 이렇게 그림으로 보니 느낌이 색다른데요? 벽화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 작품 같아요. 정말 아름답게 그려내었네요.”

    “보기에도 멋지만, 중국의 문화가 그림 안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구나.”

    한중원 쉼터는 차이나타운의 야외 문화 공간으로, 중국의 4대 정원 중 졸정원과 유원의 시설 양식을 따 와서 조성한 쉼터. 이곳의 풍경 또한 특별하다는데?

    “장미, 대나무, 모란… 모두 중국의 전통 수목들이구나. 중국의 정취가 한껏 느껴져. 등과 다리, 계단에 이르기까지 작은 장식물 하나하나도 모두 중국식으로 꾸며져 있어.”

    “저는 저쪽에 있는 소원마당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요. 소원이 담긴 천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어쩌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중국 사람들의 소원일지도 몰라요.”

    우리나라 안에 작은 화교 사회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놀라운 일입니다. 중국 양식의 건물과 장식물, 중국 음식과 중국 꽃들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는 차이나타운은 흡사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도 합니다. 차이나타운에 다녀온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 경이로움을 즐길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바로 차이나타운에 직접 다녀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삼국지 벽화를 모두 이해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셨다면, 책꽂이에 오랫동안 잠들었던 삼국지를 한 권 꺼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알아보기
    닫기
  •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지역강원도 양양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프롤로그
    • 1.쌍무지개가 뜨는 문이 있다고?
    • 2.번뇌를 잊게 하는 종소리
    • 3.사천왕의 무서운 얼굴 뒤에 숨겨진 진실은?
    • 4.신비로운 이야기 속으로
    • 5.꿈이 이루어지는 길
    • 6.해수관음상 복두꺼비를 찾아라!
    • 7.의상대에 서서 풍류시인이 되어볼까?
    • 8.홍련암 구멍을 내려다보면 보인다는 그것!
    • 에필로그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 강원도 양양군 -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눈망울에 못 이겨 떠난 여행이라면 시끌벅적한 곳보다는 고즈넉한 대자연 속 산사를 거닐며 진정한 나를 돌아보는 여정은 어떨까요? 강원도 양양에는 숲과 맑은 동해바다, 바람소리마저 정겨운 천년고찰 낙산사가 있습니다. 홍예문을 지나 원통보전, 해수관음상, 그리고 홍련암까지 천천히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밟아가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야말로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선함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여러분께 제안합니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있는 낙산사에서 진정한 나를 찾아라!

    먼저 속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 홍예문을 지나야 한다. 조선 시대의 강원도 26개 고을에서 26개의 화강암을 모아 만들었다는데, 그 이름이 예사롭지 않다.

    “홍예문? 무지개 홍(虹)에 무지개 예(霓)를 써서 홍예문인데, 이름에 무지개가 두 개나 들어갔으니, 해석해 보면 ‘쌍무지개 뜨는 문’이잖아?”

    “아, 이것 좀 보세요. 돌이 두 줄로 놓여 있어요! 아치 모양이 두 겹이니, 두 개의 무지개구나! 무지개 아래를 지나서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향해 간다니 정말 멋져요!!”

    어디선가 은은한 종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경건해진다. 범종각에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하는데, 소리에 귀기울이면 들릴까?

    “이건 범종각이구나. 이 종을 치는 시간 동안에는 속세의 번뇌가 사라진다는데, 2005년의 화재로 소실되었던 것이 완전히 복원 된 모양이야.”

    “저도 들은 적이 있어요. 아주 큰 화재였다는데, 다행이네요! 종소리를 듣고 있으니 걱정 고민이 사라지는 느낌이예요. 마음이 점점 편해지는데요?”

    불법(佛法)을 수호한다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이 모셔진 사천왕문을 들어서면 사천왕 발아래 놓인 동전과 지폐들이 흥미롭다. 어떤 의미가 담겼을까?

    "사천왕은 매우 정의로운 분들이라는데, 조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네요? 이곳에 떨어진 동전과 지폐들은 누가 흘리고 간 건가요?"

    "일종의 수고비랄까? 사찰을 지키면서 새부대중을 돕는다기에 사람들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 것이지."

    원통보전 앞의 7층 석탑에 도착했다. 드디어 ‘꿈이 이루어지는 길’도 바로 코앞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숨겨진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데?

    “탑 속에 수정염주와 여의주가 있다죠? 더 이상 소실되는 일이 없도록 이 보물들이 낙산사를 지켜주면 좋을 텐데.”

    “문화재로 지정된 이곳 담장도 정말 특이해. 암기와와 흙을 차례로 쌓아 만들고 원형의 화강석을 중간중간 배치했다는구나.”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 드디어 시작됐다. 작은 돌 하나를 주워들고 이곳 돌탑 위에 내 작은 소원 하나도 함께 올려보자. 어떤 소원을 빌어볼까?

    “아직은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아요. 돌아오는 길에는 멋진 소원을 빌 수 있을까요?”

    “꼭 멋지고 커다란 소원이 아니라도 괜찮지 않을까? 낙산사를 마음이 점점 맑아지며 차분해지고 있으니, 여기를 다시 지날 때에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원을 빌 수 있을 거야.”

    3대 해수 관음성지로 일컬어지는 16m의 웅장한 해수관음상을 만난다. 이 앞에 놓인 복전함 밑에는 전설의 동물 두꺼비 삼족섬이 있다는데?

    "해수관음상이 부산 해동용궁사에서 본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커요! 그런데, 관음상 앞에서 참배하는 사람들이 쓰다듬는 두꺼비상, 다리가 3개인 까닭은 뭘까요?“

    “세발 달린 두꺼비가 복을 상징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니? 2개의 발과 항문으로 난 뒷다리를 가진 이 두꺼비는 돈을 먹기만 하고 배설하지 않아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어.”

    의상대사가 좌선했다는 의상대는 해안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예로부터 시인묵객이 즐겨 찾았다고. 이곳에서 시 한 수 읊조리며 풍류를 즐겨보자!

    “천지개벽이야 / 눈이 번쩍 뜨인다 / 불덩이가 솟는구나 / 가슴이 용솟음친다 / 여보게 / 저것 좀 보아 / 후끈하지 않은가.”

    “갑자기 왠 시예요?” “시조시인 조종현이 의상대에 서서 해돋이를 보며 읊조렸던 명시였지.“

    홍련암 마루바닥에 난 작은 구멍을 들여다보자. 관음굴의 모습에서 용의 꿈틀거림이나 부처의 얼굴이 보일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데, 그 모습을 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용의 형상이나 부처상은커녕 바위틈새로 파도치는 모습과 해조음밖에 들리지가 않아요. 여기까지 왔는데 구멍 앞에서 절이라도 해볼까요?”

    “마음의 문을 열고 관세음보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지, 그저 구멍만 쳐다보고 절을 한다고 보이겠니?”

    창건 이래 수차례 소실의 위기를 맞기도 한 낙산사지만 여전히 ‘꿈이 이루어지는 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산사길 어디로 향하든 그리 어려운 걸음은 아닐 겁니다. 천천히 산속을 걸어가며 돌탑 위에 아름다운 소원을 올려놓고 돌아오는 길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나 자신, 진정한 나를 돌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고 나아가 그것이 집착과 애착을 떨쳐야 얻어지는 것임을 깨닫고 돌아오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겁니다. 당신은 낙산사에서 무엇을 얻고 돌아올 생각인가요?

    알아보기
    닫기
  • 1 ... 이전 페이지  4 5 6 7 8 9 10 11 12 13  다음 페이지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