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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여 만든 자욱한 안개 너머로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결코 채울 수 없는, 채워지지 않는 허상이.
시간을 뛰어넘기 위한 문처럼, 골목 끄트머리에 숨겨진 작은 문. 다가서는 발걸음이 설레고 또 설렌다.
바다에도, 하늘에도 섬이 떠 있다. 섬에서 바라보면 이곳도 섬일까
벽을 따라 늘어선, 저마다의 이야기. 어느 쪽에 먼저 말을 걸어볼까, 즐거운 고민을 해 본다.
제 집을 뒤로 하고 곱게 햇빛을 쬐는 모습들이 재미있다. 바람따라 흔들리며, 아마 물살을 가르는 푸른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산등성이를 따라 이어진 길을 걸으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가지를 흔들며 쫓아오는 너를 자꾸만 돌아보게 된다.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모습을 감추고 초승달 하나 내걸렸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변하기는 매한가지건만 어째 밝지가 않구나.
먼 바다를 내다보며, 쉬는 어부들. 제 몸으로 낚은 것들의 기억을 되새기며 조용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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