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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법당 안에 향기가 머물러 있다. 허공에 심어 둔 연꽃 덕일까, 그 안에 머물다 간 이름들 덕일까.
물가에서 도는 바람이 바람개비를 돌린다. 낭만의 재발견, 바람이 이는 곳.
먼 곳을 내다보기 전에 가까운 곳을 살필 것. 시선을 가로지른 한 줄기의 조용한 속삭임이 들린다.
녹차가 씁쓸하면서도 싱그러운 이유는 안개를 머금었기 때문일까.
오가는 이를 막지 않으려는 마음일까, 머리 위의 담장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본다.
제 집을 뒤로 하고 곱게 햇빛을 쬐는 모습들이 재미있다. 바람따라 흔들리며, 아마 물살을 가르는 푸른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모양새는 달라도 뿌리가 같은 이들. 굳게 다문 입들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먼, 아주 먼 곳에 있을 내 것이 아닌 기억을 만났다. 둘 데 없는 빈 눈동자로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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