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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따스한 속삭임에 발길을 쉬이 떼기 어렵다.
저토록 밝은 표정으로, 또 설레는 걸음으로 달리던 적이 언제였을까. 멈춰 선 기억의 한 귀퉁이, 그것을 잘라내어 꺼내어 본다.
눈을 감으면 희미한 불 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상상으로 들여다보는, 먼 옛날의 이야기.
시들어도 아름다운 것이 있다. 색이 바래도 빛나는 것이 있다. 여기 눈앞에 펼쳐진 세월이 그러하다.
커다란 돌 하나를 들기 위해 몇 개의 손이 달라붙었을까. 돌을 든 사람의 수 만큼 인덕을 베푼 자였을까.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푸른 그라운드가 펼쳐져 있다. 뜀박질을 할 때마다 풀잎에 흙이 섞여 나뒹구는 그라운드가.
가지런한 담장 사이로 푸른 것이 흐른다.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묘한 긴장감.
혼자 올라왔을까? 누가 올려 놓았을까? 담 너머로 빼꼼 고개를 내민 호박 한덩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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