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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웃음 꽃을 피게 한 것이 어찌 적힌 이름 뿐이랴. 이름 아래 모여 있을 마음들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닫힐 줄 모르는 문 너머로 다른 세대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문을 나서야 할지, 뒤돌아 한 바퀴를 더 둘러보아야 할지.
어귀를 돌면 이어지는 돌담 그곳을 따라 걷다 우연히 발견한 붉은 문.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세월을 버텨낸 무덤이 만들어낸 그늘. 허리를 낮추어 들여다보면 그 안에 다른 무엇이 펼쳐질까.
두고 왔을 기억이 방금 발 아래에서 바스락 소리를 내며 흩어졌다. 걸을 때마다 들려온다. 바스락, 바스락.
나지막이, 하지만 분명하게. 굽이치는 것들이 어우러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반으로 쪼개져 갈라진 곳에서 초록이 움튼다. 세상 어디에 움트지 못할 곳이 있으랴.
유채꽃이 지고 갈대가 익은 자리에 연어가 올 것이다. 잠잠할수록 깊어진다 하였으니, 한 발짝 뒤에 서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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