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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물결 하나 일지 않는 수면 위로 빛이 산란하며 퍼진다. 마치 기억 속의 너처럼.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골목에서 만난 귀여운 나그네 셋. 인사나 좀 나눌까 했더니 물끄러미 쳐다보기만 한다.
세 가지의 시선이 나란히 쉬고 있다. 권유받은 시선으로 즐기는 풍경 또한 낭만이 넘친다.
젖은 아스팔트 위 흙냄새가 발 아래서 부서진다. 걸을 때마다 자박자박, 흙 알갱이가 굴러다닌다.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손길 닿은 곳곳이 정성으로 반짝인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버티고 있었을까. 물빛으로 물든 돌덩이들이 정겹고도 고맙다.
멀리, 닫히지 않는 문이 열렸다. 벽이 없는 집으로 들어서고 나서는 발걸음이 묘하다.
어느 틈에서 떼어내었는지, 어느 틈에 걸릴 것인지 알 수 없는 미완의 무언가.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음이 아쉬움 뿐인 것은 아닐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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