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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싶어 들춰 보니 그곳에 잎사귀의 글이 있었다. 본래의 글 위에 덧 씌워진 글은 잎사귀들의 언어인 걸까.
나무에 매달리기 위해서 큰 수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애초에 나무는 누구든 매달릴 수 있도록 갈라져 있으니까.
아치형 문 너머로 언뜻 보이는 공간이 달라 보이는 이유는 늘 우리의 건너편에 있는 곳은 아직 가보지 못한 낯선 곳이기 때문.
한 줄기 끝에서도 서로 고개를 돌리는 것은 왜일까. 맞부딪히지 않고, 그래도 발끝을 맞댄 채 살기 위해서라면 다행인 일.
언덕 위로 둥실, 배 한 척이 떠올랐다. 묘한 마음이 주는 묘한 풍경.
거울과 거울 바깥의 세상을 상상해 본다. 물빛이 하늘빛에 스며들고 있다.
기억의 단편들을 잘라내어 완성한 모자이크. 웃음보다 선명한, 감출 수 없는 아련함.
듬성 듬성 푸른 잎이 보이는 너는 완벽하진 않지만 있는 그대로도 너무 눈이 부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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