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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볕을 기다리는 것이 어린 순들뿐인 것은 아니다. 한 켠에서 조용히 말라가는, 쓰린 바다가 있다.
빛으로 채워진 아득한 길 사이로, 아름답게 간직하기 위한 노력들이 말을 걸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와 우리의 삶이 얼마나 작은 것인지를 목도한 순간. 비워내는 법과 겸손을 함께 배워가는 자리.
이름 모를 꽃 사이로 먼 나라의 풍경이 보인다. 향기마저 그곳과 닮았다.
이름을 붙이는 일, 그 하나로 이렇게나 특별해지는 길. 괜스레 우연히 마주친 풀꽃 한 송이에 이름을 붙여 본다.
이곳을 지나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 보라. 몇 개의 길을 찾아낼 수 있을까.
배웅을 준비하는 금강루의 아름다움 때문인지, 향내 가득한 곳을 떠나기 전에 자꾸만 발걸음이 멈춘다.
부를수록 멀어지는 이름을 가진 담장. 내가 모르는 누군가의 목소리 또한 먼 길을 돌아 내 귓가에 닿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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