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시간이 멈춰선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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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시간이 멈춰선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군산에는 1970년대의 세월이 그대로 멈춘듯한 이색적인 마을이 있다.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판자촌을 이룬 이곳을 사람들은 철길마을이라고 부른다. 좁은 골목을 기차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독특한 풍경. 사진가들의 단골 출사지가 된 후로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이곳은 주말이면 시장통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2008년 7월을 마지막으로 기차가 다니지 않는 곳이지만, 갈 곳 없는 실향민들의 애환을 품어주었던 기찻길 사이의 좁은 골목길 풍경.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청소년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장소로 변모되었다. 지금부터 60여 년 세월을 담고 있는 기찻길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역사

1944년 일제강점기에 놓인 경암동 철길마을의 철길

철길마을은 일제강점기 시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일본인들이 방직공장을 짓기 위해 바다였던 경암동 일대를 매립함으로써 그 역사가 시작되었고, 해방 직전인 1944년 4월 신문제지회사의 원료와 생산품을 실어 나르기 위해 개설되었다. 해방 후 정부가 관리하게 되면서 황무지와 다를 바 없던 이곳에 오갈 곳 없는 실향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1970년대에 비로소 마을의 형태를 갖추었다. 2008년 7월을 마지막으로 하루에 두 번 화물 기차가 운행되었으며, 지금은 옛 군산역과 공장을 잇는 총 길이 2.5km의 철로 중 진포사거리에서 연안사거리까지 약 400m의 직선 구간에 과거와 현대가 이웃하는 문화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사진으로 만드는 추억저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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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경암동 철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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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 담아놓는 젊은 날의 추억

다닥다닥 철길을 따라 나란히 붙어있는 오래된 건물은 그 모습이 세월을 말해주듯, 사람과 함께 늙어 온 곳이다. 기차의 운행이 중단된 뒤로 잠깐 먹거리 촌으로 북적였지만, 이내 무허가 음식점과 포장마차들은 모두 정리되었다. 지금은 추억을 찾고 또 만들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추억의 거리’로 재탄생 되었다. 각종 매스컴과 사진작가들에 의해 유명해진 철길마을은 드라마와 영화, CF 촬영장소로 쓰일 만큼 근대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별다른 세트장이 필요 없는 곳이다. 좋은 사진기가 아니어도 좋다. 누구나 스마트폰 이상의 카메라만 있다면 멋진 사진작가와 사진 속의 모델이 되어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세대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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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넘나드는 교복체험은 누구나에게 즐거움을 준다.

철길을 걷다 보면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장소에 추억을 저장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세대차이라 부르지만, 같은 시대를 공유하며 살아가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를 하나로 묶어주는 곳이 철길마을이다. 그러기에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시대를 넘긴 복고풍 교복에 선도부 완장과 재미있는 이름표까지 달고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그때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이른다. 또한, 과거의 어려웠던 시대를 일으켰던 부모세대의 생활상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도 있다. 무거운 화차의 무게와 세월을 견뎌낸, 생명을 다한 철길. 이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사람의 작은 발길을 반기는 그 철로 위를 교복을 입고 추억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연탄불에 올려보는 추억의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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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동 철길마을에서 맛보는 추억의 불량식품

어느 글에서 읽은 ‘가끔은 괜찮다’는 말이 떠오른다. 어릴 적에 불량식품을 사 먹는다며 혼나기 일쑤였지만 철길마을에서 하루만큼은 자유로워져도 괜찮다. 달고나(혹은 뽑기)와 쥐포 한 장의 맛에 길들어 학교 앞 점방을 들락거리던 추억의 먹거리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점방 한쪽에 준비된 연탄불에 쥐포를 올리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먹으면 재미는 물론 여행의 맛까지 더해진다. 처음 시작된 점방 외에도 새로 입주한 젊은 상인들이 하여금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햇살 담은 2층 창가의 어느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은 철길마을을 떠나기 전 향기마저도 기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여행 Tip : 철길마을 여행 시 주의사항

1. 실거주민이 살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2. 철길마을 동쪽에 위치한 관광안내소에서 군산 여행코스와 교통편을 추천받을 수 있다. (주말만 가능)
3. 입장료가 없고 24시간 아무 때나 방문할 수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의 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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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암동 철길마을의 철길
  • 작은 꼬마와 엄마의 추억 만들기
  • 교복체험으로 누리는 즐거운 시간
  • 근대사와 현대사를 만나 볼 수 있는 문화공간
  • 철길에 쓰여진 작은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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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조장헌

발행2019년 05월 0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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