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혼자 쌓아 올린 중세풍 거제 매미성,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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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혼자 쌓아 올린 중세풍 거제 매미성


흔히 한국의 성(城) 이름은 한자식 지명을 따라한 곳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여름에 흔한 곤충인 매미의 이름 딴 곳이 거제도의 동쪽 끝 장목 복항마을에 있어 눈길을 끈다. 

                    
                

재미있는 이름 매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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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매미성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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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성 성루 넘어 바라보이는 거가대교 

이름부터 재미있는 매미성은 새로이 만들어진 흔한 유료 상업 관광 시설 같지만, 해안가에 무료로 개방되는 곳이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그저 평범한 거제섬의 촌노 한 명이 십몇년째  맨손으로 성을 쌓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매미성은 자연과 어우러진 조형미가 뛰어나서 인생샷을 찍으러 찾아오는 관광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니 매미성에 대한 호기심은 조금씩 증폭된다.

이 매미성에는 어떤 사연이 숨이 있을까?

 

자연에 맞서는 한 인간의 처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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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항에서 이수도로 가는 도선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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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풍 성루에 오르면 누구나 모델이 된다

2003년 가을이었다. 한반도를 강타한 초강력 태풍 매미는 거제도에 심한 생채기를 냈다. 거제도 장승포를 비롯한 해안가 시설이 쑥대밭이 되고, 거제도 내 세계 최대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던 척당 2척원짜리 LNG운반선 몇 척이 방파제 위로 떠밀려 올라오는 대형 참사도 발생했다.

태풍 매미의 마수는 이곳 거제 장목 복항마을에도 닥쳐, 당시 조선소의 한 평범한 직원이 주말농장 격으로 가꾸던 바닷가 600여 평 밭의 농작물이 모두 쓸려 내려가 버렸다.

그 직원은 다음 태풍에 대비해 무너진 바닷가에 맨손으로 제방을 쌓기 시작했다. 십여 년이 지난 오늘날 그곳은 높이 9m, 길이는 110m가 넘는 장대한 성곽이 되었다.

직접 눈으로 목격하기 전까지 개인이 손으로 쌓은 곳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웅장한 성은  태풍 매미를 막기 위한 성이라는 의미로 매미성이라 자연스레 불리기 시작했다.

 

인생샷을 찍는 중세풍 관광지로 새롭게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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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가대교 너머 부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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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해변에서 돌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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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사이사이로 복도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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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풍의 성벽에서 친구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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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펄럭이는 옷이 제격

매미성 성주(?) 백순삼 씨는 건축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기능만을 고려해서 콘크리트 벽돌에 시멘트를 발라 쌓기 시작했다.  그러다, 외모도 고려하기 시작하여, 1만 개가 넘는  화강암 벽돌로 이루어진 오늘날의 웅장한 중세풍의 성의 모습이 되었다.
처음에는 관광지는 아니었지만, 거가대교, 이수도와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거제섬 동쪽의 관광 명소 중 하나가 됐다.  웨딩 촬영을 하는 예비 신랑 신부를 만난다고 해서 전혀 어색하지 않다.

몇 개의 성벽과 성루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복도식 연결통로를 설계도 한 장 없이 십몇 년에 걸쳐 혼자 성을 쌓아 올렸다는 점이 더욱더 놀랍다. 또한, 원래의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일부러 빙 돌아가게 한 구조까지 있어, 풀 한 포기마저 소중하게 여기는 성주의 마음 씀씀이에 저절로 숙연해진다.

매미성의 망루에서 망망대해와 거가대교와 이수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매미성 앞 펼쳐진 에메랄드빛 앞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은 몽돌해수욕장에서, 씻어 건져 올린 것 같은 반짝반짝 몽돌을 퐁당퐁당 바다에 물수제비만 날려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성쌓기는 아직도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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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를 살리기 위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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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매미성은 건축 중

매미성의 성주(?) 백순삼 씨의 성 쌓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태풍을 막기 위한 성은 이미 완성되었지만, 매미성은 오늘도 그 아름다움이 더해가고 있다. 매미성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서 혼자만의 성 쌓기가 조금씩 계속되고 있으니,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유명한 성당과도 같다.

무료로 개방되는 이곳을 위한 성주 백순삼 씨의 부탁은 오직 단 하나. 쓰레기는 버리지 말 것. 아름다운 환경과 경치를 유지하기 위한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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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그램 미우새에서 김건모가 김건모의 생일 축하를 위해 방문한 이후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덕분에 마을엔 핫도그 집이 생기고, 촌국수 파는 매점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현대식 화장실 시설과 도로변에 작지 않은 무료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으나 그래도 부족한 편이라 갓길 주차를 많이한다.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강태운

발행2019년 10월 3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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