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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 그린 어울림 마을

    빛 그린 어울림 마을

    지역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빛 그린 어울림 마을

    • 프롤로그
    • 1.개미처럼 올라야 만나는 마을
    • 2.성곽을 닮은 달동네
    • 3.복고의 멋
    • 4.어렵던 시절
    • 5.빛 그린 어울림 마을
    • 6.이젠 소문난 서울 출사명소
    • 7.개미마을 개미일꾼들
    • 8.이런 동네, 서울에서 본 적 있어?
    • 에필로그

    빛 그린 어울림 마을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

    인왕산 입구 홍제동 어귀에는 ‘개미마을’이라 불리는 동네가 있습니다. 약 1,000만 관객을 울린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주인공인 6살 지능의 사내 용구가 어린 딸과 오순도순 살던 산동네를 떠올리면 마을이 조금 쉽게 그려집니다. 실제 이 마을은 서울의 몇 남지 않은 산동네이자 달동네입니다. 부녀의 소꿉장난 같은 살림살이가 행복했던 그 풍경에 발을 디뎌봅니다. 그새 칠이 많이 벗겨진 꽃그림, 나무그림의 벽화는 수년이 지나고 보니 외려 아련한 맛도 있습니다.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개미마을에서 소담한 멋을 간직하고 돌아오라!

    개미마을까지 가는 얼개는 간단하지만 쉬운 길도 아니다. 골목이 미로처럼 얼기설기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파른 계단을 쉼 없이 오른다. 이 ‘고생길’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젊은이가 그 정도 혈기로 힘들다 소리는, 쯧쯧~. 우리 노인들은 몇 번이나 다리를 쉬며 집으로 가곤 해도 그나마 좋은 날은 낫지. 해마다 겨울이면 연탄을 지고 이 계단을 올라 다녔지. 그것도 이제 이력이 나서 괜찮아. "

    "달동네 사는 게 왜 힘든 줄 알아? 바로 겨울 추위야 추위. 길이라도 얼어 봐, 우리 같은 노인네들은 한 걸음 떼기도 힘들어.”

    마을로 향하는 가파른 길은 쉼이 없다. 하지만 보람도 있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 입구에서 올려다 본 마을은 마치 성곽을 연상케 하는데!

    “여느 달동네가 그러하듯 이 동네도 낡은 지붕과 지붕이 면을 겹치고 있어. 집과 집의 경계가 상당히 모호한 게 마치 성곽이 둘러쳐진 것 같기도 해.”

    “슬레이트 지붕을 인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니 그렇지. 대부분 50년은 족히 된 것 같아. 위에서 내려다보는 마을은 아래에서 볼 때와는 전혀 딴판이구나.”

    한눈에도 홍제동 개미마을은 그리 부유하지 않다. 하지만 복고의 멋이 제대로 살아 있다. 예스런 아이템들을 발견하는 건 지금부터는 그리 힘을 들이지 않아도 가능하다.

    “앗, 공중화장실이야! 이제 시민공원 정도나 가야 있을 법한 화장실이 여기서는 아직도 일상으로 자리하고 있네. 이곳엔 마을버스도 저렇게 커다란 소리를 내며 겨우 오르는구나.”

    “산 아래로 삐져나온 커다란 바위 위에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걸터 있어. 바위 사이로 골목이 구불구불 나 있는 것도 그렇고, 저 집은 대문이 바위 사이에 나 있는 것 같아.”

    개미마을의 시작은 바로 천막촌에서부터다. 당시 그 모습이 마치 서부 인디언마을 같다고 하여 ‘인디언촌’이라 부르기도 했다. 마을사람들은 그 이름을 어떻게 기억할까?

    “6·25 터지고 갈 곳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와 임시 거처로 천막 치고 모여 살기 시작했지. 그래서 ‘인디언촌’이라지만, 인디언처럼 소리 지르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가능성도 있어. '

    "난 그래서인지 여기 한 30년 넘게 살았지만 그 이름은 영~ 별로였어. 봐봐, 지금은 다들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다고 ‘개미마을’, 얼마나 듣기 좋아?”

    홍제동 개미마을이 출사장소로 유명세를 타게 된 건 아름다운 벽화들이 거리마다 즐비하기 때문이다. 새옷으로 단장한 담벼락은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사실 이 동네에 산다고 하기가 좀 그렇기도 했지. 친척들 오라고 하기도 민망하고…. 그런데 동네 분위기가 이렇게 바뀔 줄 몰랐어. "

    "그전까지 동네 벽들이 온통 금가고 낙서들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마을이 몰라보게 밝아졌지. 개발 찬반도 심해서 담벼락마다 험담이 가득했는데 그걸 덮어줬으니 이보다 고마울 데가 없어.”

    이제 주말이면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로 꽤 북적인다.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벽과 골목 곳곳에 그려진 그림들을 연신 렌즈에 담는다. 다양한 벽화 속 그림들을 감상해보는 건 필수다.

    “이곳 벽화에는 ‘환영’, ‘가족’, ‘자연친화’, ‘영화 같은 인생’, ‘끝 그리고 시작’ 등을 테마로 한 그림들이 50개도 넘는대. 예전의 개미마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야. 그림만 다 돌아보고 나가도 대형 전시회를 감상한 기분이겠는걸?”

    “전시회는 사진을 찍을 수 없잖아. 여긴 얼마든지 셔터를 누를 수 있고 연출도 가능하지.”

    개미마을에는 텃밭이 참 많다. 텃밭마다 고추와 상추, 대파가 심어져 있고 각종 채소가 자란다. 텃밭 가꾸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인생고락이 느껴질까?

    “그나마 우리 마을 바뀌기 시작한 건 학생들 찾아와서 붓 하나씩들 잡고 담벼락에 그림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라지. 그래도 사람들 사는 건 웬만해서는 잘 안 바뀐다고.”

    “하지만 말이야. 이곳 사람들, 바깥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가난하지도 않고. 다들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왔을 것 같아. 저 텃밭들을 좀 봐. 시장 안 봐도 1년은 너끈히 먹겠어.”

    개미마을에 저녁이 왔다. 산등성이 마을에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불빛은 참 따스했다. 마치 개미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처럼.

    “한국전쟁 후에 갈 곳 없는 사람들이 천막 짓고 살던 ‘인디언촌’에서 시작했는데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지금 이 사람들이 얼마나 인정 넘치는지 누가 알아주나? "

    "아프면 서로 돌봐주고 좋은 일 있으면 같이 기뻐해주고……. 그렇게 서로 의지하고 기대면서 하루하루 살아가, 우리는.”

    족히 40년은 된 낡은 집들이 고스란히 캔버스가 된 홍제동 개미마을은 이제 서울의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 잡은 듯 보입니다. 눈에 익은 ‘삼거리 약수터·연탄가게’, 영화 속 오지 않는 아빠 ‘용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버스정류장, 산기슭까지 다닥다닥 묻혀 있는 낡디 낡은 집들까지 지난날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을 법도 한 왠지 모를 아련함이 진하게 묻어나는 개미마을입니다. 여러분은 이곳에 가면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추억의 느낌을 어떤 색깔로 칠하고 돌아올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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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지역트래블투데이 LIST-i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2-24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 프롤로그
    • 1.명동 회오리감자
    • 2.명동 초코딸기
    • 3.명동 소시지
    • 4.김이 모락모락, 계란빵
    • 5.터키가 원조, 케밥
    • 6.따끈따끈 핫바
    • 7.내 영혼의 ‘닭꼬치’
    • 8.오징어가 왔어요
    • 에필로그

    서울 명동의 군것질거리

    - 트래블투데이 LIST-i -

    겨울의 명동은 더욱 반짝입니다. 거리마다 붙어 있는 전구는 휘황하게 빛나고, 명동을 걷는 사람들 얼굴에서도 빛이 납니다. 비록 춥지만 사랑하는 친구 또는 가족과 북적이는 거리를 찾았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겨울 명동을 더욱 반짝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반짝이는 불빛만큼이나 명동 방문객을 설레게 하는 것 중 바로 이곳의 먹거리, 군것질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명동에는 물론 많은 맛집이 있지만, 맛집만큼이나 혹은 맛집보다 더욱 인기를 끄는 군것질거리가 많습니다. 비록 시기마다 유행을 타기는 하지만 명동 군것질거리는 한번 입소문을 타면 사람들에게 두루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올 겨울, 명동에서 맛볼 수 있는 군것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사랑하는 사람과 찾아간 명동에서 먹기 좋은 군것질거리를 찾아라’입니다.

    모양이 회오리를 닮아서 회오리 감자. 감자칩보다 더 바삭하고 보는 재미까지 있는 회오리감자를 명동에서도 맛볼 수 있다.

    “편의점에 사먹는 감자칩보다 훨씬 맛있는 것 같아. 왜일까?”

    “평범한 음식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곳이 명동이니까. 그건 아마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서 아닐까?”

    딸기쨈이나 갈아서 으깬 딸기, 혹은 딸기 시럽이 든 것이 아니다. 명동 초코딸기는 달콤한 초코 퐁듀에 딸기를 푹 담가 만들었다.

    “아 해 봐.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네가 좋아할 만 한 간식거리가 있어.”

    “우와, 이건 말로만 듣던 초코 퐁듀 딸기잖아? 맛있다! 입 안에서 초콜릿과 딸기가 살살 녹아.”

    동글동글 소시지를 한 입 가득 베어 물면 육즙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따뜻할 때 먹는 소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군침을 돌게 만들 것이다.

    “명동 소시지는 먹을수록 맛있다. 그렇지 않아?”

    “응, 맛있어. 따뜻할 때 먹어서 더욱 맛있는 것 같아.”

    동그란 빵에 가득 퍼진 계란 냄새. 노릇노릇 익은 계란과 따끈한 밀가루 반죽이 합쳐져 계란빵이 되었다. 계란빵은 군것질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계란빵을 천천히 씹어 봐. 추위가 저만큼 달아나는 느낌일 거야.”

    “응, 정말이네? 계란빵을 먹으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한국에 케밥이 ‘상륙’한지는 십 년도 넘었다. 놀이공원 등을 통해 보급되기 시작한 케밥은 이제 명동의 흔한 군것질 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케밥에는 케첩이 들어갔나?”

    “아니야. 먹어볼래? 우리나라의 김밥처럼, 밀가루 피 안에 야채나 고기 등을 넣어 한 입에 먹을 수 있게 만든 터키음식이 케밥이야.”

    핫바는 단순한 어묵이 아니다. 핫바를 한 입 먹으면 핫바 특유의 비릿한 바다향과 짭조름한 맛이 온몸을 휘감는다.

    “뜨거울 때 먹어야 제 맛인 핫바. 명동 핫바는 모양도 예쁘네.”

    “그런 것 같아. 모양도 동글동글, 정말 맛있겟다. 우리도 먹어볼까?”

    닭 염통 등을 꼬치에 끼워 만든 음식, 바로 닭꼬치다. 떡볶이나 순대만큼이나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닭꼬치를 명동에서도 맛 볼 수 있다.

    “춥고 배고플 때 거리에서 사먹는 닭꼬치는 더욱 특별한 맛이 나는 것 같아.”

    “즉석에서 불에 구워주는 따끈한 닭꼬치는 중국인 관광객에도 인기야. 특히 젊은 층이 좋아한다고 하는데, 우리도 닭꼬치를 맛보자.”

    석쇠에 구운 맛있는 오징어. 고소하고 짭조름한 오징어 냄새를 맡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명동에서 먹는 오징어구이는 유난히 입안에 착착 감긴다.

    “요즘에는 영화관에서도 오징어를 많이 먹는 것 같아.”

    “응.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오징어는 추운 날 밖에서 따뜻하게 먹을 때 더욱 맛있는 것 같아.”

    서울 명동에는 많은 먹거리가 있습니다. 이름난 실내 맛집이 아니어도 겨울에 명동을 즐길 수 있는 먹거리는 일일이 꼽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할 것입니다. 그중에는 명동이 아닌 곳에서 먹을 수 있는 것도 있고, 명동에서만 먹을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음식이라도 명동에서는 특별하게 느껴지는 마법같은 힘이, 명동에는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추위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겨울,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사랑하는 연인과 명동에서 맛보는 간식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명동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할 대표적인 명동 간식, 어떠셨나요? <트래블아이>의 제안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이번 크리스마스 명동 간식 데이트를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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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지역경기도 김포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09-25 호감도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 프롤로그
    • 1.애기봉 가는 길
    • 2.강물이 유유히 흐르는데
    • 3.해물마을이 눈앞에
    • 4.전투의 현장
    • 5.건너오지 못하네
    • 6.민족은 하나요, 둘이 아니다
    • 7.그리운 고향 땅에
    • 8.그 후의 아픔들
    • 에필로그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 경기도 김포시 -

    ‘역사를 잊은 나라에게 미래는 없다.’ 한동안 인터넷 등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갔던 이 한 문장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겨냥하여 이 문장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 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여행에서 즐거움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을 통해 즐거움 이상의 울림을 얻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한민족의 분단의 설움을 가슴으로 느껴라!’

    김포 시내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김포시 하성면의 한적한 마을은 북한과 인접한 곳이다. 그 중에서도 평화공원 내의 애기봉 전망대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어, 여기는 민간인 통제 구역이네요? 차량으로만 입장할 수 있다고 쓰여 있어요.” “북한과 아주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란다. 애기봉 전망대에서는 북녘 땅이 그대로 보이지.”

    “무적해병이라는 글자가 든든해 보여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북한 사람들로부터 이곳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한 걸요? 북한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건가요?”

    애기봉에서는 무려 400km를 흘러 서해에 합류하는 조강이 보인다. 임진강과 예성강, 한강하구와 유도 등이 한 눈에 볼 수 있는 애기봉은 겉보기에는 아주 평화로운 곳이다.

    “와, 경치가 정말 좋아요! 아까의 삼엄한 경비가 이해되지 않을 정도인데요? 여기가 정말로 역사의 현장인가요? 믿기지가 않아요!”

    “저 강 너머로 보이는 게 바로 북한이란다. 네 눈에 보이는 강은 남한과도, 북한과도 맞닿은 강인 셈이지. 네 말대로 겉보기에는 아주 아름다운 풍경일 뿐인데 말이야.”

    애기봉 전망대에서는 북한의 선전용 위장마을인 해물마을과 대남 방송용 스피커를 볼 수 있다. 2005년 장성급회담 합의로 스피커는 철수했으나, 해물마을은 그대로다.

    “저기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도 북한인가요? 너무 가까워서 우리나라 같아요. 그런데 네모나고 하얀 건물들만 지어져 있는 모습이 조금 이상한데요? 아, 그 앞에는 밭도 보여요!”

    “저 마을은 북한의 위장마을이란다. 원래는 사람이 살지 않았는데, 애기봉 전망대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며 주민들을 이주시켰다고 해. 자세히 보렴. 북한 사람들이 보일지도 몰라.”

    애기봉은 원래 154고지라고 불렸다. 1951년부터 휴전협정이 시작된 가운데, 남북한 모두 한 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현장 중 하나인 것이다.

    “<고지전>이라는 영화에 대해 들어 보았니? 우리가 알고 있는 전쟁은 1951년에 사실상 끝난 것이었단다. 이후 완전히 휴전이 체결되기 전까지, 우리 군과 북한군은 영토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고지전을 벌여야 했지. 이곳에서도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졌단다.”

    “전쟁영화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요.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할 이웃끼리 싸우는 거잖아요.”

    ‘사랑하는 기생’이라는 뜻의 애기(愛妓). 산봉우리에 붙기에는 특이한 이름이다. 여기에는 남북의 분단 상황과 비슷한 슬픈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는데?

    “옛날 병자호란 때, 평양감사와 그가 아끼는 기생이 한양으로 피난을 가고 있었단다. 그런데 그만 평양감사가 포로로 잡혀버렸지. 애기는 이 봉우리에서 평양 감사가 건너오기만을 기다리다 죽었다고 해."

    "이 얘기를 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 민족의 아픔과 비슷하다’며 이름이 없던 이 봉우리에 애기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고 한단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글씨로 음각한 애기봉 비석 아래 시 한 수가 적혀 있다. 애기봉에서 민족의 아픔을 느껴보려면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제가 한 번 읽어 볼게요. 조강물이 남북을 꿰뚫어 민족의 한을 껴안고 띠같이 흐르네.…민족은 하나요, 둘이 아니다. 여기 애기봉을 보라. 사랑하는 이를 잃고 일편단심 북녘 하늘을 바라보아 통곡하다 죽었네.… 조금 전에 들은 애기 이야기네요. 가슴이 먹먹해져요.”

    “이산가족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구나. 애기봉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곳이야.”

    전쟁 당시 남하한 실향민은 500만 명에 달한다. 북한이 보이는 김포에 자리를 잡은 실향민들만 2,000여 가구에 달하니, 애기봉 전망대에는 망배단(望拜壇)이 마련되어 있다.

    “마름모꼴을 한 저 제단은 이름이 무엇인가요? 한자로 적혀 있어 읽을 수가 없어요.” “망배단이라고 한단다. 고향 땅과 그곳에 두고 온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북한을 향해 제사를 드리는 곳이지.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여기에 제단까지 마련됐겠니.”

    “만약 우리 할아버지가 북한에 있었다면, 저도 여기에 매년 왔을 것 같아요.”

    애기봉 전망대 근처에서는 여러 문장이 적힌 플랜카드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상처는 계속 덧나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을까?

    “적이 도발하면 반드시 응징하겠습니다.…북한은 무모한 핵도발을 즉각 중단하라.…천안함 46용사 3주기 추모… 플랜카드의 글씨 하나하나가 우리 민족의 아픔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

    "같은 조상을 가지고 있고, 같은 언어와 문자를 쓰는 우리들이 왜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민족의 아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져요.”

    크리스마스와 석가탄신일에 애기봉 전망대에서는 높이 30m 가량의 트리에 불을 밝히는 행사를 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이마저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이 탑은 애기봉 전망대에 여전히 남아 있어 슬픔을 더하기도 합니다.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 모두 한 마음으로 기도했을 때, 이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끝날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미션을 마칩니다. 오늘은 일기 쓰기 대신 지금은 사라진 문화 중 하나인, ‘북한 친구들에게 편지쓰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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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지역부산광역시 사상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 프롤로그
    • 1.두 사람의 마음에도 화살표가 향하길
    • 2.함께 걷는 길
    • 3.루드베키아의 꽃말은?
    • 4.열띤 축제의 장으로
    • 5.낙조를 바라보며
    • 6.시간 다 됐다~
    • 7.운명의 순간
    • 8.내 사랑을 받아줘!
    • 에필로그

    강변 따라 흘러드는 추억

    - 부산광역시 사상구 -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행길은 언제든 어디든 행복하기만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새겼다는 이유만으로도 입가에 번진 미소는 쉽게 지워지지 않지요. 서로의 손을 잡고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해질녘 노을을 바라보는 것만큼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요? 사상팔경으로 유명한 사상구의 강변과 생태공원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합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랑하는 이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다면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사랑하는 사람과 특별한 하루 보내기’를 기억하세요!

    삼락생태공원 곳곳에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목적지가 나온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에도 이정표가 있으면 어떨까?

    “이게 얼마만이야? 오랜만에 데이트하니까 정말 좋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도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그러게. 그런데 부지가 생각보다 넓다. 여기 화살표 보니까 연꽃마을이랑 생태습지랑 나뉘어져 있네. 어디부터 가볼까?”

    야생화, 유채꽃, 코스모스 등 여러 꽃들의 향기를 느긋한 걸음으로 즐겨본다. 두 손을 꼭 마주잡는 것이 포인트!

    “와, 마치 꽃밭에 와 있는 것 같아. 계절별로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는 구나. 좀 더 천천히 걷고 싶어. 아주 천천히.”

    “매일 일만하다 이렇게 걸으니까 정말 좋은 것 같아. 가끔씩 삶속에 이런 여유가 있는 것도 필요한데 말이야.”

    넓은 벌판에 어여쁜 꽃이 만발했다. 이름은 루드베키아. 어여쁜 생김새만큼 꽃말도 아름답다. 루드베키아의 꽃말처럼 영원을 약속해본다.

    “이 꽃은 이름이 루드베키아라는데 마치 해바라기처럼 생겼다. 꽃말은 뭘까?” “이 꽃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래. 우리도 영원히 행복하자!”

    “꽃말도 참 아름답네. 어! 그런데 자세히 봐봐, 꽃이 다 똑같아보여도 조금씩 다르게 생겼어, 정말 신기해.”

    삼락생태공원이 늘 조용하고 느린 것만은 아니란다. 8월이면 뜨거운 열정을 품은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는데?

    “그런데 갑자기 여기에 오자고 한 이유가 뭐야? 늘 데이트 코스라면 카페, 영화관, 맛집이던 사람이.”

    “아, 친구가 작년 8월에 와봤는데 좋다고 해서. 8월이면 록페스티벌이 열린다더라고.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던데, 우리도 내년 8월에 다시 한 번 올까?”

    사상의 아름다운 비경 중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친다는 낙동강변의 낙조를 바라보면 서로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어깨를 감쌀 뿐.

    “어, 벌써 해가 지려고 하네. 해가 이렇게 짧았나.” “그래도 낙동강 낙조를 보게 돼서 다행이야.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어 마치 시간이 잠깐 멈춘 것 같아.”

    “잠깐 여기에서 쉬었다 가자. 낙조를 좀 더 느긋하게 보고 싶어.”

    시간이 얼마 없어 발걸음을 재촉한다. 낮에는 아름다운 꽃향기로 가득한 이 다리가 밤이면 연인들의 달콤한 사랑으로 촉촉이 젖는다.

    “벌써 해가 쏙 들어갔네. 아쉽다. 정말 멋있었는데.” “아쉬움은 잠시 뒤로하고 갈 데가 있어.”

    “여긴 강변 나들교잖아. 여기 밤에 불 들어오면 정말 멋있다는데, 역시나 연인들이 많긴 많네. 여기에서 프러포즈도 그렇게 많이 한다는데, 정말 낭만적이지?”

    캄캄한 다리 위가 어느새 환한 불빛을 밝힌다. 다리가 환해지는 만큼 사랑하는 이의 얼굴도 환해진다. 운명의 순간, 시간이 멈출 때 고백을 한다.

    “팟,” “와, 누가 프러포즈 하려나봐. 불이 들어왔어!”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야. 오랜 시간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내가 오늘 그 주인공이라고? 너 지금 나한테 프러포즈 하는 거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민 꽃다발을 받아드는 이의 얼굴엔 환희로 가득 찬다.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그 마음이 기특해 감동은 두 배다.

    “오랜 시간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 고마워. 하루하루 더 행복한 시간들이 될 거야. 이제는 당당히 말할게, 나와 결혼해줄래?”

    “정말이지 아니라고 할 수 없게 만드는 구나! 이런 준비는 언제부터 한 거야. 정말 고마워, 그러니까 내 대답은 그래!”

    사상구는 천혜의 비경으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때마다 철새들이 날아드는 갈대숲과 광활한 억새밭,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황금들녘, 붉은 석양이 온 마을을 물들이는 낙조 등 예로부터 사상구의 아름다운 비경은 손에 꼽힐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대부분이 사라진 ‘사상8경’을 비롯하여 언제 봐도 아름다운 낙동강변 낙조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일 때 행복감이 배가 됩니다. 낙동강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절경을 사랑하는 이와 나누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보는 건 어떨까요? 아주 특별한 하루로 기억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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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빛 아래서 베짜는 사람들

    달빛 아래서 베짜는 사람들

    지역충청남도 서천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달빛 아래서 베짜는 사람들

    • 프롤로그
    • 1. 어머니의 손을 타고 내려온 전통
    • 2.천년 역사 간직한 모시
    • 3.풀멕이는 작업도 남달라!
    • 4.모시로 할 수 있는 것들
    • 5.자랑스러운 우리 옷
    • 6.뭐든 손맛이 깃들어야지~!
    • 7. 달이 반가운 마을
    • 8.아직 끝이 아니야!
    • 에필로그

    달빛 아래서 베짜는 사람들

    - 충청남도 서천군 -

    달빛 아래서 밤늦도록 베틀로 모시를 짜던 모습에서 과거의 내 어머니를 보았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모시는 우리나라 여인의 고단한 삶을 대표하기도 하고, 어려웠던 시절 고향의 상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충남 서천의 달고개모시체험마을은 한산세모시의 전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마을입니다. 그렇기에 모시마을은 일상에 지친 우리들에게 때로는 어머님의 품 같은 포근함과 고향을 잊고 지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푸근함으로 다가섭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바로 ‘달고개모시마을에서 푸근한 옛정을 느껴라!’입니다.

    마을은 겉으로 보기엔 그저 평범한 농촌마을이지만 마을에는 오랜 세월 어머니의 손을 타고 내려온 한산모시의 유구한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떡, 차 등 모시를 넣은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지! 영양가도 일품이라고.” “그 전에 들은 모시풀을 베는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 모시 제작과정에 참여해보는 건 아주 기본이야.”

    “맞아. 한산모시를 '세(細)모시'라고 부르는데서 그 까다로움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으니까.”

    모시는 잠자리 날개라는 표현을 썼을 만큼 가늘고 섬세한 옷감이다. 모시에 1000년이라는 아주 오랜 역사만큼 전해지는 유래 또한 신비롭다.

    “모시의 역사는 언제 시작된 걸까?” “백제 때 어느 노인이 현몽을 하고 건지산 기슭에서 모시풀을 발견한 것이 시작이라지?”

    “삼국시대부터 발달해온 자연섬유로구나!” “한산 모시를 고려시대에는 명나라에 공물로,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올렸다고 해.”

    머리카락 굵기의 수천 가닥 모시실에 붓질을 해대면 금세 빤질빤질해진다. 이게 바로 모시실에 풀 먹이는 작업. 그런데 이때 붓끝에 묻힌 것이 범상치가 않다!

    “이거? 콩가루를 물에 갠 콩풀이구먼. 모시는 밭에서 잘라낸 줄기를 햇볕에 말려 태모시를 만들고, 태모시는 치아로 깨물어 머리카락 굵기 정도로 쪼갠 뒤 무릎에 비벼 잇고, 풀을 먹여 이 모시실을 빳빳하게 만드는겨. 내가 만든 모시는 한 필에 200만원은 족히 가지.”

    “와~ 손수 이렇게…. 들인 시간과 정성만큼 정말 빛이 나는군요!”

    이곳은 모시짜기 기능보유자가 많아 귀중한 우리의 전통모시 제작 과정을 지켜보는 건 기본. 하지만 이 마을에는 모시를 테마로 한 여러 가지 체험 거리들이 준비돼 있다.

    “저기서 모시차, 모시 부침개와 모시빵까지 다양한 모시음식 만들기를 해볼 수가 있겠어.”

    “음… 나에게는 좀 어려워보이는데? 나는 요리는 좀 젬병이라. 좀 더 손쉽게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그렇다면 모시 핸드폰줄 만들기에 도전해보는 건 어때?”

    모시장인이 만든 모시옷을 직접 입어보면 대량생산된 요즘 옷감과 얼마나 다른지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세 군데의 모시체험장에서 직접 모시풀을 베어 모시매기, 모시짜기 등 모시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

    “에이~ 중간과정이 빠졌잖아! 천연염색까지 거쳐서 내가 만든 모시옷을 입어봐야 진짜 체험이지!”

    모시체험마을의 또 다른 재미는 바로 한과나 모시송편 만들기가 아닐까? 모시잎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은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모시짜기와 흡사하다.

    “짧은 시간 안에 저 튀겨진 잡곡들을 꿀에 버무려야 해요. 적당하게 굳을 때까지 밀대로 평평하게 편 다음에는 잘라내는 것까지가 오늘 체험의 마무리이죠.”

    “갓 만들어진 한과를 맛볼 수도 있는 거죠?” “물론이죠. 한과 만드는 재미에 먹는 재미까지 더해진 최고의 전통체험이 바로 이거예요!”

    해가 질 무렵 마을을 둘러싼 작은 산책로를 걷다가 밤이 깊어 달이 점점 밝아오면 그제야 왜 이 마을이 달고개모시마을인지 알게 된다.

    “이 땅 위에 오로지 달빛과 우리밖에 없는 듯해. 평평한 땅을 가진 이 마을은 그야말로 아무 것도 걸릴 것 없이 없구나.”

    “온몸으로 달빛을 받아봐. 달빛에 흠뻑 취하노라면 저 멀리에서 물오리떼가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려오지. 옛 이름 그대로 ‘달이 뜨는 고개’에 자리 잡은 마을이로구나!”

    장인정신과 혼이 깃들어 있는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재인식시키기 위해 마련된 한산모시관 외에도 이 마을은 아름다운 명소가 즐비해 더욱 맘에 든다.

    “갈대밭이 여기서 금방이라지? 전국에서 손꼽히는 철새도래지인 금강하구를 끼고 있어 각종 볼거리와 체험거리도 넘쳐난다고.”

    “마을의 곳곳에 숨어있는 지명의 이름과 유래, 마을의 전설을 보물찾기 하듯이 직접 찾아다니며 마을지도를 완성하는 생태지도 만들기도 함꼐 해보면 좋겠다!”

    충남 서천군 화양면의 이 마을 문턱엔 지금 ‘달고개모시체험마을’이란 커다란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너른 평야와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람들깨나 끌어모았다는 수려한 산수 경관까지 갖춘 이곳은 누구나 알아주는 서천 명물의 집산지였으니 바로 한산모시입니다. 한산모시는 전국을 통틀어서도 서천을 따라올 데가 없습니다. 그만큼 이 지역 으뜸 모시에 들이는 정성과 노력은 감히 흉내 낼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무궁무진하게 쏟아져 나오는 체험거리를 통해 이 마을은 우리에게 고향집처럼 정겹고 푸근한 마음과 정을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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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행의 동산

    수행의 동산

    지역부산광역시 연제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수행의 동산

    • 프롤로그
    • 1.도심 속 전통 사찰
    • 2.평탄한 길을 따라 걷다
    • 3.정성들여 몸과 마음을 순일하게 하다
    • 4.부처의 삶
    • 5.곳곳이 푸르르다
    • 6. 묘봉산의 정기
    • 7.독특한 가람의 배치
    • 8.하늘을 가득 메운 빛
    • 에필로그

    수행의 동산

    - 부산광역시 연제구 -

    어느 산에나 절하나 씩은 있습니다. 한참을 산을 오르다보면 어디선가 똑똑똑, 하는 목탁소리가 들려오고 고즈넉한 산 중턱에서는 스님을 만나도 이상할 것이 없지요. 게다가 사람들이 하나 둘 쌓아올린 돌탑은 이 근처에 절이 하나 있음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 하나 없이 갑작스럽게 만난 도심의 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부산 연제구 도심 속에 위치한 ‘혜원정사’인데요, 도심 속에서 수행이 잘 될까 싶은 이 곳! 오늘의 <트래블아이>미션은 ‘혜원정사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느껴라!’입니다.

    산이 울창하다고는 하지만, 이곳은 분명 도심 속이다. 시내를 지나 코너를 몇 번 돌지도 않았는데 만난 사찰이 바로 ‘혜원정사’란다.

    “절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요. 도심 속이어서 그런지 마음대로 확장하지 않은 채 자연과 조화를 이룬 모습이 보기 좋네요.”

    “그래, 혜원정사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하니, 이미 도시가 들어찬 뒤의 절이어서 더 그런 듯싶구나. 이곳에 절을 창건한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산을 넘고 넘어,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셔야 할 것 같은데, 산은커녕 돌계단도 오르기 전에 이미 절이 나타났다.

    “입구에 병성 어린이집이 있네요. 절에서 직접 운영하는 유치원인가요?” “그렇다고 하는구나. 혜원정사에서는 어린이집, 복지관 등의 복지와 함께 포교활동을 겸하는 사회적인 베품을 실천하고 있단다.”

    “꼭 저 어린이 집에서 동자승들이 뛰어나와 놀 것만 같아요!”

    불교의 깨달음을 얻기 위한 세 가지 삼학이 있다는데, 그것이 바로 계, 정, 혜 이다. 그 것을 이루기 위해 세워진 곳이 바로 수행의 동산인 혜원정사이다.

    “불교 신자가 참 많은 것 같아요. 기도를 하기 위해 찾는 시민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말이에요.”

    “그래, 이곳은 24시간을 개방하는 만불전이 있어서 부산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지 않을까?”

    석가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불화가 하나 있다고 한다. 이미 문화재로 지정되어있는 현대 불화인 이것은 무엇일까?

    “오래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아무리 근대기 작품이라도 그 보존상태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한국 미술의 중요한 사료가 되겠는걸요?”

    “그래 맞단다. 게다가 8장으로 이루어진 석가의 생애는 각각의 이야기와 이름이 붙어있어 전통도상의 계승과 변화의 연구에도 큰 의미가 있는 문화재란다.”

    명심전 상단으로 오르려 길을 걷자, 오솔길이 기다리고 섰다. 어찌나 푸르른지, 한 겨울이 되어도 절대 시들지 않을 것 같은 건강한 기분이다.

    “도심 속 사찰은 조금 삭막하거나 비좁게 자리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네요. 오히려 곳곳이 푸르게 빛나서 산 속에 있는 기분이에요.”

    “그래, 잘 가꾸어진 나무들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꽃도 피어있으니,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찾아오기에 좋은 경치를 가진 듯하구나.”

    낮은 산비탈에 선 사찰 곳곳은 그 가파름을 가로막은 채 선 해수관음상과 건물들이 있다. 그 모습이 참 조화롭다.

    “대나무 숲 옆의 돌계단이 참 운치 있어요. 대나무 잎이 내려앉은 것이 가을 낙엽을 밟는 것만큼이나 기분 좋은 걸요?”

    “이 돌계단을 올라가면 절에서 직접 관리하는 녹차밭이 있다고 하는구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자연을 직접 가꾸려는 혜원정사의 노력이 돋보이지 않니?”

    도심의 작은 언덕과도 같은 묘봉산 아래의 절이기 때문일까? 그 능선을 따라 지어진 사찰의 모습이 독특하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데, 이렇게 올라오니 화장실이 없나 봐요.” “해우소를 말하는구나? 해우소는 절의 하단에 있단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시설들은 부처님을 모신 전각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고 하는구나.”

    “다시 내려가야 하다니. 다음에는 미리 해우소에 들렸다 구경을 해야겠어요.”

    연등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특별한 날이면 이렇게 혜원정사의 하늘이 가득찬다. 하지만 계단을 오르면 연등 위에 올라 선 듯한 색다른 기분을 선사한다.

    “특별한 날에 찾기 좋은 곳인 것은 분명하네요. 도심에서 많이 떨어져 있지 않고, 조금만 나가면 부산의 관광명소도 구경할 수 있고. 조용해서 기도를 하기에도 좋구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가지고 온단다. 사실 이 절 안에 소원을 빌며 배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불상이 있다는데, 찾아보겠니?”

    도심 한 가운데에 있는 혜원정사는 늘 멀리 있는 절을 찾아가야만 하는 불교신자들에게는 정말 좋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도시적이지 않은, 고즈넉한 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채 자리하며 전통적인 불교의 가르침을 잃지 않은 곳이기도 하지요. 이곳에 들리면 스님의 죽비소리에 맞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불교의 가르침 중 하나는 아닐까요? 여러분도 이 혜원정사에 들려 불교의 가르침을 배워보시길 바랍니다. 그 가르침은 인위적이지 않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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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지역전라북도 부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 프롤로그
    • 1.부안의 구석구석을 누비다 보면
    • 2.죽 한 그릇으로 되겠냐고?
    • 3.엄마 생각이 난다
    • 4.바지락과 백합에 주목!
    • 5.지역의 문화가 담겨있지 않겠어?
    • 6.심심할 것 같다는 생각은 넣어둬
    • 7.천일염이 빚은 곰소젓갈
    • 8.한 상 받아본 소감은?
    • 에필로그

    죽 한 그릇이 부족하지 않은 한 상차림

    - 전라북도 부안군 -

    우리네 어머니는 심한 감기로 고생하거나 며칠씩 앓아누우면 간장에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흰 죽을 끓여주시곤 하십니다. 흰죽 한 그릇이면 생기가 돌고 기력이 회복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몸이 쇠약하거나 아픈 사람들이 먹는 음식으로만 여겨졌던 죽이 이제는 별미로 우뚝 서게 되면서 어엿한 부안 대표 별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3면이 바다와 접해있는 부안은 갯벌이 발달하여 바지락과 백합의 품질이 우수하고 곰소 젓갈은 심심한 죽과 어울려 금상첨화를 이룹니다. <트래블아이>의 이번 미션은 ‘부안의 한 상을 맛보고 오라’입니다.

    허름해보여도 조개구이, 백합죽, 해물칼국수, 해물매운탕, 산 우럭매운탕 등 맛 좋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집들이 모항 쪽에 가득 몰려 있다.

    “아침부터 이곳저곳 돌아다녔더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 어디 맛집 없을까?”

    “부안에 왔으면 죽 한 그릇은 먹고 가야지! 아까 문화해설사가 하는 이야기 못 들었어? 부안 죽 한 그릇 먹고 가면 그 한해 잔병치레도 안 한다잖아.” “아! 그럼 죽집으로 가자!”

    여행지에서 죽 한 그릇이 허기를 달래줄까 생각이 들면 일단 주문부터 하고보자. 가짓수가 많아 한 상이 아니라 그 맛과 재료의 든든함으로 만들어진 한 상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죽 한 그릇만으로 배가 부를까? 난 지금 배고파서 쓰러질 지경이야.”

    “얘는. 뭘 모르는구나. 부안의 바지락과 백합이 들어간 죽 한 그릇이면 얼마나 든든한데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씹는 맛도 강하다고!” “여기 바지락 죽 하나랑 백합 죽 하나요~”

    얼굴이 야위거나 기력이 쇠한 사람에게 ‘피죽도 못 얻어먹고 다니냐’는 말을 하곤 한다. 그 옛날 죽 한 그릇이면 상다리 휘어지는 12첩반상이 안 부러웠다.

    “옛날에는 아플 때만 죽을 먹었었는데 요즘에는 건강을 위해서도 먹고 입맛이 없을 때도 죽을 찾는 것 같아.”

    “맞아, 자극이 없고 부드러워 소화도 잘되고 옛날에 엄마가 끓여준 죽 한 그릇이면 병도 깨끗하게 낫는 기분이었고. 아~ 울 엄마 생각난다.”

    지역의 별미를 알기 위해서는 그 속 재료를 알 필요가 있다. 이름에서부터 그 재료를 알 수 있는 바지락과 백합이 왜 부안을 대표할까?

    “바지락이 이렇게 통통하고 쫄깃한지 몰랐어. 부드러운 쌀에 쫄깃한 살점이 있어 씹는 맛도 좋은 것 같아. 씹을수록 고소한 맛도 나고. 그런데 요즘은 죽 종료와 맛도 다양해지지 않았어? 왜 부안은 바지락죽과 백합죽이 별미일까?”

    “그러게, 식당 아주머니께 여쭤볼까?”

    지역의 대표 별미가 된다는 것은 환경적 요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 그렇다면 부안의 지리와 바지락, 백합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학생들이 참 똑똑한 질문을 했네. 그건 우리 부안 지리랑 관계가 있지. 부안은 삼면이 바다와 인접해있고 또 갯벌이 좋지 않겠어? 거기서 통통하고 질 좋은 조개류를 많이 캐낼 수 있지. 그래서 이렇게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나온 게 아니겠어?

    "그리고 조개에 단백질과 아미노산, 글리코겐같은 영양가도 높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지.”

    부안의 명물 중 곰소 젓갈을 빼놓을 수 없다. 곰소염전에서 채취한 질 좋은 소금으로 담근 젓갈은 죽과 최고의 음식 궁합을 이룬다.

    “간이 맞는다고 해도 조금 심심한 것 같은데?”

    “그럴 땐 반찬으로 나온 곰소젓갈을 올려 먹어봐. 짭짤하고 쫄깃한 젓갈이 삼삼한 맛의 죽과 잘 어울릴 거야.” “죽 한 상에 부안의 맛을 다 느낄 수 있구나!”

    천일염이 빚은 곰소젓갈과 서해바다 청정 수산물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곰소젓갈시장으로 가보자. 곰소젖갈이 부안 명품죽을 빛내듯 부안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변산반도 쪽으로 가보자! 그곳에 인천 소래포구, 홍성 광천과 논산 강경 등과 함께 젓갈시장으로 널리 알려진 젓갈시장이 있어.”

    “맞아. 그곳 젓갈은 천일염과 근해의 싱싱한 어류를 원료로 1년 이상 저장했다지. 특히 곰소젓갈 맛을 결정짓는 곰소염전소금은 영양분이 많고 쓴맛도 나지 않아 지금도 알아줘.”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많은 음식이 차려진 한 상이 아닌 풍부한 영양과 아낌없이 넣는 싱싱한 재료들, 게다가 곰소젓갈이 함께하는 부안의 죽 한 상 받아본 느낌은 어떨까?

    “사실 죽 한 그릇이라고 해서 배가 부를까 생각했는데 어쩐지 마음이 더 든든해진 기분이야. 몸이 훨씬 건강해진 느낌도 들고.”

    “오늘 부안 제대로 탐방하고 가는데? 왠지 돌아서면 또 생각날 것 같은 매력적인 음식인 것 같아.”

    죽 한 그릇으로 무슨 한 상을 차릴까 생각하시겠지만 음식의 가장 기본인 쌀로 가장 기본적인 맛을 내는 한 상차림은 몸과 마음까지 든든하게 만들어줍니다. 부안 갯벌에서 난 오동통한 바지락과 백합이 들어가 바다냄새 가득 풍기는 죽 한 그릇은 달아난 입맛을 당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맛과 영양이 가득하고 심심함과 짭짤함이 넘나드는 부안의 맛을 한 번에 맛보고 싶다면 부안 바지락 죽과 백합죽으로 채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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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가 품은 보물

    바다가 품은 보물

    지역전라남도 신안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바다가 품은 보물

    • 프롤로그
    • 1.소금이 나는 섬
    • 2.조미료라고 다 나쁜 건 아니야
    • 3.바다의 보물을 캐러 가자!
    • 4.소금이 되기까지
    • 5.“오늘 체험을 해보니 그 과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6.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결
    • 7.걷기 좋은 길
    • 8.반짝이는 추억은 덤
    • 에필로그

    바다가 품은 보물

    - 전라남도 신안군 -

    소금은 음식의 간을 맞추기도 하고 일정량의 나트륨 섭취 등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조미료입니다. 소금의 종류도 천일염과 정제염, 맛소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소금으로는 천일염을 꼽습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가두어 햇빛으로 증발시켜 만든 하얀 소금으로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 좋은 성분으로 바다가 품은 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나 전라남도 신안의 염전은 질 좋은 천일염 생산으로 유명한데요. 그래서 제안하는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전남 신안에서 바다와 햇빛이 품은 보물을 만나고 오라’입니다.

    우리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소금이다. 음식에 맛을 내는 것은 기본이고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조미료인 소금을 만나러 가자.

    “오늘 우리가족 여행지는 전라남도 신안이란다! 바로, 소금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지. 듣기만 해도 신나지?”

    “소금을 만나러 전라남도 까지 간다고요? 소금은 부엌에도 있잖아요, 아빠.” “물론, 부엌에도 소금이 있지. 그런데 오늘은 직접 소금을 만들어 보기도 할 거란다.”

    각종 성인병은 물론 지나친 나트륨 섭취로 말이 많다. 하지만 질 좋은 소금과 적당한 섭취는 오히려 음식의 맛과 생활의 즐거움이 된다.

    “아빠, 그런데 소금은 우리 몸을 나쁘게 만드는 주범인 것 같아요. 성인병이나 콜레스테롤도 소금 때문에 그렇고, 또 엄마가 음식은 짜게 먹는 게 안 좋다고 하는 걸요?”

    “물론, 적당량을 섭취 하지 않았을 때는 그렇단다. 하지만 소금은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요소란다.”

    바다와 햇살이 품어 만든 소금은 바다의 보물이라 불리는데, 전라남도 신안에서는 직접 바다의 보물을 캘 수 있다고 한다.

    “바다의 보물을 소금이라고 부르잖니? 그만큼 소금은 아주 귀한 조미료란다. 옛날에는 귀한 소금은 구하기도 힘들었지. 여기 전라남도 신안은 염전은 물론 천일염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자, 오늘은 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체험을 먼저 해보자.”

    “천일염이요? 천일염은 소금을 말하는 거예요, 아빠?”

    부엌에 가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소금, 무엇보다 하루에도 매 끼니마다 소금을 섭취하는데 그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소금은 바다에 녹아있는 풍부한 미네랄을 담고 있단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꽤 복잡하지."

    "우선 바닷물을 채울 밭을 만들어 물을 가두고 햇볕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거두어들인단다. 채취된 소금을 쌓아 간수를 뺀 뒤 포장하여 판매를 하지.”

    신안 염전을 왜 최고로 칠까?

    많고 많은 소금 중에 왜 전라남도 신안 천일염을 최고로 칠까? 그리고 왜 소금박물관까지 생긴 거지?

    “아빠, 그런데 왜 신안 염전과 천일염을 최고로 치는 걸까요?” “염전에서 직접 생산한 우리 소금이기도 하고 깨끗한 갯벌에서 생산하여 게르마늄 성분이나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신안 태평염전은 국내 최대 단일염전으로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되기도 했단다.”

    김치를 담그는 데 가장 중요한 재료는 소금이다. 자칫 질이 낮은 소금을 사용하면 김치 맛이 개운하지 않고 쓰고 텁텁해지기 때문이다.

    “아빠, 천일염 구매하시려고요?”

    “물론이지, 이 천일염으로 김치를 담그면 김치 맛이 배가 된단다. 김치를 담그는 데 배추나 고춧가루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김치 맛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소금이란다. 그래서 올 한해 김치는 맛있게 되겠는걸!”

    증도 태평염전은 알록달록 색이 고운 길이 나있어 천천히 걷기에도 좋다. 그래서 증도가 슬로시티가 된 것은 아닐까?

    “아빠, 태평염전을 걷는 사람들도 많네요. 소금박물관을 둘러보고 소금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어쩐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리 아들 제법인걸! 색색 깔로 물든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꽤 많구나. 이렇게 가족끼리 걷기도 좋고 연인들이 와도 좋겠구나.”

    소금을 직접 구매하고 체험해보며 새로운 추억이 하나 더 쌓인다. 흔히 먹은 음식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한 아이들에겐 더 많은 느낌표를 얻어가는 여행이 된다.

    “아빠 덕분에 오늘 정말 많은 지식과 체험을 한 것 같아요.” “그래? 그 중에서 어떤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니?”

    “음, 다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아빠와 이렇게 소금을 맛보고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좋았어요!”

    슬로시티 증도의 태평염전은 2007년 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된 곳으로 피난민들이 정착하여 소금생산을 늘리던 염전으로 국내 최대 단일염전으로 그 맛과 질이 소문이 나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증도를 찾는 이들은 염전체험뿐만 아니라 천일염을 함께 구매하기도 합니다. 소금박물관에서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람하고 그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염전에서 아이들은 체험을 하며 자연에 대한 이해도 풍부해져 매년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데요, 느린 동네 신안에서 바다의 보물과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오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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