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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지역경상북도 군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1-09 호감도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 프롤로그
    • 1.작고 아담한 간이역
    • 2.달리지 않는 열차의 시간
    • 3.담쟁이덩굴이 주인이 되어버린 곳
    • 4.엄마, 아빠가 어렸을 적에
    • 5.가로수 길을 따라가는 시골길
    • 6.시간을 더 거슬러가면
    • 7.되살아난 보물
    • 8.화본의 근원
    • 에필로그

    역사의 추억이 숨어있는 곳

    - 경상북도 군위군 -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군위. 어디를 가나 삼국유사의 역사, 문화에 대한 관광지가 즐비한 이 고장은 이제 문화의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도의 도시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근대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곤 하는 화본역이 있는 ‘화본마을’입니다. TV매체를 통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는 어떤 색다른 추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오늘의 <트래블아이> 미션은‘숨겨진 역사의 추억을 찾아라!‘입니다.

    일제 당시 지어져 일본식 건축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작고 아담한 간이역이 있다. 특별한 것 없는 이곳이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된 느티나무가 광장에 서 있어요. 이렇게 굳건히 자라고 있는 느티나무를 보니 이 간이역의 오래된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혹자가 말하기를, 아무런 특별한 것이 없는 간이역인 화본역에서는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무언가를 얻어가는 곳 이라고 말하기도 한단다.”

    이제는 달리지 않는 열차. 버려질지도 모르지만, 이곳에서는 색다르게 활용되고 있다. 열차는 제자리에 멈추었지만, 시간을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 오래된 열차처럼 보이지는 않는구나. 간이역처럼 간이 열차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아직 살아있어 보여.”

    “맞아요. 당장이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열차예요. 게다가 실내에는 오래된 기차의 풍경이 가득해서 더욱 잊혀지기에는 아까운 것 같아요.”

    옛날, 우리 국토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인 급수탑. 자연 속에 고스란히 남아 흉물이 되어버릴 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행복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가득해요. 급수탑 안이나, 밖이나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벽을 긁어 남긴 글자들에 정감이 가는데요?”

    “이제는 사용되지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란다. 훼손하기 보다는 그대로 보존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있었으면 좋겠단다.”

    박물관의 이름이 특이하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폐교를 활용한 박물관이지만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이 북적인다. 근대적 향기가 물씬 풍겨서일까?

    “오래된 책상과 의자, 음반, 상품들. 또 자동차까지 전시되어 있다니, 정말 옛날 그대로의 시절로 돌아온 기분이야.”

    “TV나 영화에서 볼 법 한 것들이 한 곳에 모여 있네요. 오래된 것들에 대한 추억보다는 색다른 볼거리로 느껴지는데요?”

    낮은 담장, 키가 크지 않은 가로수들. 나지막하게 지어진 건물들. 모두가 정겹게 느껴지는 보통 시골길이지만,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벽화들이 인상적이에요. 그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기분이 드는데 왜 그런 걸까요?”

    “이 곳의 벽화들은 얼마 전 있었던 ‘벽화공모전’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란다.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답게, 삼국유사를 표현한 그림들이 많이 있구나. 벽화가 가득 찬 특색 있는 벽화마을은 아니지만, 최근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새로운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해.”

    화본역 인근 인각사의 거대한 절터는 고려시대 전국 굴지의 사찰로 이름을 떨쳤던 만큼 화려한 옛 영화를 연상케 한다.

    “한때 비록 폐사가 되긴 했지만, 인각사는 고려시대 일연이 1284년부터 임종할 때까지 5년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완성했던 의미심장한 곳이었어.”

    “저도 잘 알아요! 일연이 이곳에서 삼국유사를 완성하게 된 것은 인근에 살고 있던 연로한 어머니와 가까운 곳에서 지내기 위한 효행 때문이었죠.”

    경내에는 보물 제428호로 지정된 보각국사정조지탑(普覺國師靜照之塔)비와 부도 3기, 석불과 극락전, 보각국사비각 등 건물 6동이 있다. 이중 소실된 유적도 만날 수 있을까?

    “내 눈앞에 보이는 이것이 분명 보각국사비인가?” “그렇게 쓰여 있어요. 왜요? 어디서 옮겨온 것인가요?”

    “중국 명필 왕희지의 글씨를 집자한 비석이라 이 또한 의미가 남다르지. 외적의 침략과 화재로 인해 기록으로만 들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잘 복원되어 우리 눈앞에 있구나.”

    화본마을의 동쪽을 둘러 싼 조림산의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는 기분은 왜일까?

    “예전에 신내미라고 불렸던 이 화분마을은, 조림산의 형상이 ‘산여과근고화분’ 이라고 하여 화본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남쪽으로는 팔공산이, 동쪽으로는 조림산이 마을을 가리고 섰으니, 예전부터 접근하지 힘든 마을이었다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근대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 곳. 하지만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잊지 않게 해주는 벽화들이 군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줍니다. 교통이 불편해 인적이 드문 마을인 만큼, 역시나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편안한 여행을 즐기게 해 줄 것입니다. 숨기려 한 것은 아니지만, 이 마을은 저도 모르게 세상에서 숨겨져 있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숨겨져 있던 보물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 줄지도 모르겠네요. 지루한 역사 속에서, 가끔을 향수를 떠올리게 해 줄 화본마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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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숨소리를 따라 걷다

    역사의 숨소리를 따라 걷다

    지역울산광역시 중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역사의 숨소리를 따라 걷다

    • 프롤로그
    • 1.치열함이 흔적처럼 남은 자리
    • 2.성터의 흔적만이
    • 3.호국영령의 얼이 흐른다
    • 4.숭고한 얼을 기리는
    • 5.적막함이 감돈다
    • 6. 느린 걸음으로 역사를 돌다
    • 7.골목문화 엿보기
    • 8.잊히지 않아야 할 역사
    • 에필로그

    역사의 숨소리를 따라 걷다

    - 울산광역시 중구 -

    울산의 중심 중구는 역사적 현장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그중에서도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성곽들이 특히나 많은데, 온전히 그 모습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치열한 전투가 벌여지던 곳 깊이 박힌 두려움과 강한 투지가 엿보이기에 그 일대의 흔적이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요? 왜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보금자리를 지키려고 목숨 바쳐 싸운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서려있는 이번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치열함을 대신하는 고요한 적막을 따라 걸어보자’입니다.

    조선 태종 17년(1417)에 쌓은 병영성은 600여 년의 역사가 뿌리 깊게 박혀있다. 지금은 옛 성터의 돌들에서 역사의 흔적을 바라봐야 하는데, 옛 성벽의 위엄을 느낄 수 있을까?

    “자, 이제 이 지하차도만 지나면 나온단다. 저기 이정표 보이지? 600년 역사의 병영성이 있는 곳이라고 쓰여 있는 것 말이야.”

    “아빠, 그런데 다른 유적지와는 다르게 도로와 상가 주변에 성곽이 위치해 있다고요? 높은 성벽도 안 보이는걸요?”

    중구 서동의 아파트단지와 여러 건물들 가운데 위치하여 위태롭게 성벽의 흔적만을 간직하고 있는 병영성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

    “병영성은 원래 구릉정상에 포곡형 성으로 태종 17년(1417)부터 고종 31년(1894)까지 남아 있었단다."

    "높이가 무려 12척이나 되던 병영성은 전쟁으로 인해 성벽이 허물어져서 그렇단다. 이렇게 허물어진 성벽 또한 역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가 된단다. 그러니 너무 아쉬워하지 마렴.”

    고려 때부터 군사가 주둔하던 진을 설치하였다가 1415년 경상좌도 병마도절제사의 주둔처가 되었던 병영은 육지로 상륙하는 왜적을 막았다는데?

    “여기서 10여 분만 더 가면 울산 왜성이 있어. 울산왜성은 선조 30년(1597) 때 왜적이 울산읍성과 병영성 성곽을 헐어 급조한 성으로 두 차례의 공격을 받았으나 쉽게 물러서지 않았던 곳이란다."

    "울산 왜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당시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고 위패를 모신 충의사가 있단다.”

    울산 왜성 인근에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중 왜군과 치열한 격투를 벌인 애국지사의 위패를 모신 충의사가 자리하고 있다.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에 치솟던 마음이 낮아진다.

    “점령당한 병영성을 탈환하기 위해 기습전을 펼치고 왜적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여 공을 세운 울산 의사 239분의 위패와 통합 위패 '무명제공신위'가 함께 봉안되어 있단다. 창의문을 지나면 나오는 이곳이 상춘문이란다.”

    “너무 적막해서 발걸음도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어쩐지 엄숙하기도 하고요.”

    울산을 점령하려고 서슬 퍼런 눈빛으로 침약을 한 왜군을 상대로 당당하게 싸워 왜적을 격파한 선현들의 투지를 보고 배운다.

    “물론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찾는 것이 맞단다. 그럼 충의사 건물 안에는 당시 치열했던 전투 당시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기도 하고 당시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와 설명도 곁들여 놓은 곳으로 가볼까?”

    “와, 그럼 역사를 이해하기 좀 더 쉬울 것 같아요.”

    울산읍성 둘레길은 울산의 중심 건물과 역사적 현장을 중심으로 동네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걷기 코스다.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역사를 돌아볼 때 또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모처럼 역사탐방을 목적으로 여행을 왔으니 울산읍성 둘레길도 돌아보는 게 어떠니? 울산읍성은 중구의 중심지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어서 중구 탐방도 되고 골목문화를 엿볼 수도 있단다. 그곳에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역사와 문화를 발견할 수 도 있으니 가볼까?”

    “네, 좋아요!”

    울산읍성 둘레길 곳곳에는 울산 중구의 골목문화가 깃들어 있다. 옛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골목풍경에 잠시 추억에 젖어 들어볼까?

    “우와, 정말 좁은 골목들이 있네요. 우리 동네에는 이런 골목들이 없잖아요. 아파트 단지 사이는 있어도. 그렇죠?”

    “그래, 아빠 어렸을 때에는 다 이런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놀곤 했단다. 아빠 어렸을 때가 생각나는 골목이야.”

    낡고 허물어져 희미해진다 해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역사가 있다. 허물어진 성벽은 복원되고 희미해진 역사는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다시금 선명해진다.

    “아빠, 아까 본 병영성이나 여러 성곽들은 허물어진 채로 그냥 두고 있어요? 그래도 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녀석, 걱정할 것 없단다. 복원을 준비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으면서 역사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허물어진 채로 있지만은 않을 거야.”

    호국영령의 넋이 잠들어 있는 유적들을 돌아보면 절로 두 손이 공손하게 모아집니다. 모두가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높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시대에 울산 중구의 성곽과 둘레길은 고개를 낮추고 겸손한 마음을 가슴 깊이 새겨주지요. 마음이 욕심으로 가득차 한 없이 솟아오른다면 왜적에 대항한 의사(義士)들이 애국정신으로 맞서 싸운 현장을 보존하고 복원하는데 힘쓰며 그들의 넋을 기리고 있는 울산 중구에서 느린 걸음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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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의 숨결 따라

    역사의 숨결 따라

    지역경기도 여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5 호감도

    역사의 숨결 따라

    • 프롤로그
    • 1.놓치지 말기!
    • 2.신비로운 절
    • 3.천 년의 아름다움
    • 4.한반도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이 잠든 곳
    • 5.조선시대의 과학
    • 6.마지막 황후가 태어난 곳
    • 7.명성황후 기념관
    • 8.이야기는 아직도 발굴 중
    • 에필로그

    역사의 숨결 따라

    - 경기도 여주시 -

    남한강과 청미천, 섬강이 한 곳에서 만나는 세물머리가 위치한 경기 여주. 이곳은 강원과 경기, 충청도가 한 곳에서 만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세 고장이 만나는 특별한 지점인 만큼, 여주에는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넘쳐납니다. 신라의 신륵사부터 고려의 고달사를 거쳐 조선왕조 5백년 왕실 문화의 보고라 불리기까지, 여주에는 물과 함께 우리나라의 역사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트래블아이>가 제안합니다. ‘여주에 가서 신라부터 조선까지,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오라!’

    여주는 청동기 시대부터 한반도의 쌀농사가 시작된 곳으로 국모 여덟 분을 배출하였으며 의병 항쟁 시에도 중추적 역할을 했다. 도자기로도 유명한 고장이라니 놀라울 따름.

    “이게 전부 여주에서 있었던 일이란 말예요? 여주 도자기 엑스포는 들어 본 적이 있는데 나머지는 모두 처음 듣는 얘기예요.”

    “여덟 분의 국모 중 한 분은 너도 아주 잘 아는 분이란다. 잠시 뒤에 그 분의 생가에도 들러 볼 거야. 증터 도자 체험 마을은 마을 인구의 1/3 정도가 도자업에 종사 중인 곳이지.”

    여주 강변유원지 건너편에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하였다는 신륵사가 있다. 한 때는 200여 칸에 달하는 거대한 절이었던 이곳에도 신비로운 전설이 있다?

    “옛날에 신륵사 부근의 한 바위 부근에서 용마(龍馬)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날뛰었다고 해. 이 때 스님이 신력으로 이 용마를 잠잠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이 절의 이름이 신력의 신(神)과 제압의 륵(勒)을 사용하여 신륵사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용이 예로부터 물의 신으로 여겨진 것과 신륵사가 강변에 있는 것도 연관이 있겠군요?”

    신륵사는 창건 이래로 나옹선사와 인당대사 등의 큰 덕을 지닌 높은 스님들이 다녀간 곳으로도 유명한 절이다. 이는 신륵사의 남다른 경관 때문이기도 하지 않았을까?

    “이 절이 천 년이나 된 곳이군요. 절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푸른 물이 아름다워요.”

    “조선 후기 문인인 김병익은 ‘여주는 산수가 청수하고 그윽하며 또한 평원하고 조망이 좋으며, 이와 더불어 신륵사는 높고 서늘한 것이 겸하여 있으니 그 경치가 절승한 지경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해. 그 외에도 여러 문인이 시로 신륵사의 아름다움을 칭찬했단다.”

    능서면 왕대리에 있는 합장릉인 왕릉은 조선왕조의 능제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능의 하나로, 두 개의 혼유석과 12개의 석주를 가지고 있다. 과연 누구의 능일까?

    “우리나라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 그건 바로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잖아요!”

    “역시, 척하면 척이구나. 그럼 세종대왕의 비가 누구인지도 기억하고 있니?” “물론이죠. 소헌왕후 심 씨예요. 두 분의 무덤이 하나인 줄은 저도 몰랐지만요. 열두 개의 석주에 새겨진 십이간지가 멋진걸요? 세종대왕님, 우리글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영릉 밑에는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과 제사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능을 지키는 관리가 살던 수복방이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조금 더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와, 저것 좀 보세요! 해시계 자격루와 관천대, 측우기, 혼천의까지! 수업 시간에 배웠던 조선시대 과학의 산물들이예요!”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모두 배웠지?” “세종대왕과 장영실 이야기도 모르고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안다고 할 수는 없죠!”

    이곳은 조선의 마지막 황후가 태어난 곳으로, 황후는 이곳에서 여덟 살까지 살았다. 1995년 행랑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이 복원되었다는데 이 황후는 누구일까?

    “에이, 문제가 너무 쉬운 것 같아요. 이곳에서 태어나신 분이 명성황후라는 사실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이 아닌지 반성을 해야겠는걸요? 보세요! 여기에 명성황후가 태어난 마을을 기리는 비석도 있어요.”

    “너무 쉽게 맞추니 맥이 빠지는데? 조금 더 어려운 문제를 준비해봐야겠어.”

    명성황후 생가 맞은편에는 명성황후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고자 건립된 이곳에서 조선 마지막 왕조의 비애를 느껴볼 수 있을까?

    “매서운 눈매에 굳게 다문 입술, 가지런한 몸가짐… 국모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강인한 내면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 모습이네요. 이 분이 바로 명성황후군요.”

    “매년 10월에는 이곳에서 명성황후 시해를 추모하는 명성황후 추모제가 열린단다.” “한 나라의 어머니가 살해되다니, 정말 끔찍한 비극인 것 같아요.”

    여주 상교리에 있는 고달사는 764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신라 이래의 유명한 삼원 중 하나로 고려시대에는 국가가 관장하는 대찰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어떨까?

    “지금은 그 광활했던 터에 유물만 남아있는 상태야. 하지만 1990년도에 주변 정비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복원을 위한 발굴 조사가 계속되고 있단다.”

    “그럼 언젠가는 고달사의 찬란했던 모습을 복원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러길 바랄 뿐이지. 여주의 역사는 아직도 땅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거란다.”

    역사를 알아가다 보면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이 신기해보일 때가 있습니다. 여주시를 직접 돌아보다 보면, 여주 땅이 겪었던 역사가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몇 백 년 전에도, 몇 천 년 전에도 이 땅을 밟고 걸었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순간,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트래블아이>와 함께 하는 여주의 역사 문화 기행이 여러분의 성장에 좋은 거름 한 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친 김에 역사서를 한 번 공부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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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와 과거의 발자취를 걷다

    역사와 과거의 발자취를 걷다

    지역경상북도 문경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4-10-29 호감도

    역사와 과거의 발자취를 걷다

    • 프롤로그
    • 1.새들도 쉬어 가는 고개, 문경새재
    • 2.선조의 발자취 따라 가는 문경새재 과거길
    • 3.솔방울 냄새 은은한 문경새재 숲길
    • 4.문경새재 숲길의 한시(漢詩)비
    • 5.과거 탄광 흔적 남아 있는 문경일대
    • 6.계곡 따라 걷는 문경 숲길
    • 7.일자로 뻗은 문경의 숲길
    • 8.실개천 위로 난 작은 외나무다리
    • 에필로그

    역사와 과거의 발자취를 걷다

    - 경상북도 문경시 -

    새도 쉬어간다는 뜻의 ‘문경새재’. 그 문경새재가 있는 곳이 바로 경북 문경입니다. 문경은 내륙 지역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따기 체험, 레일바이크 등 최근 다양한 관광 상품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문경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문경의 수려한 자연 경관과 역사적 가치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트래블아이>의 미션은 내륙의 산세가 뽐내는 문경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문경에 얽힌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입니다.

    고개가 험준해서 날아가는 새들도 쉬었다 간다 해 ‘새재’라는 이름이 붙었다. 문경 새재를 기념하는 표지석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마침표 역할을 한다.

    “전국에 고개가 이곳뿐인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걸까?”

    “그건 아마 문경새재만이 가진 이야기와 느낌 때문이 아닐까? 그 옛날 조상들이 걸었던 것처럼 여전히 호젓하고, 또한 가파르지만 사색에 잠기게 하는 게 문경새재의 매력인 것 같아.”

    수많은 역사 유적지를 가진 문경새재의 산길을 걷다보면, 선조들의 숨결과 함께 자연, 문화,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역시 자연 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민족이라 할까.

    “문경새재 과거길은 옛날 남도 지방의 선비들이 과거를 치르러 한양에 갈 때 거쳐갔던 길이라 해서 과거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대.”

    “그렇구나. 과거보러 가는 선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옛날이나 지금이나 출세를 꿈꾸는 마음은 매한가지이겠지? 그 때를 상상하며 걸으니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져.”

    그 옛날 선조들이 걸었을 때는 지금보다 더했겠지만, 지금도 문경새재를 오르다 보면 숨이 차다. 걷는 이의 수고로움을 숲길의 솔방울 냄새가 달래준다.

    “저기 벤치가 있네. 옛날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은 바위에 앉아서 쉬었겠지?”

    “그러게. 한적한 숲길에 현대식 벤치가 있으니 편히 쉴 수 있어 좋은 한편, 옛날 우리 조상들은 길을 가다 쉬고 싶으며 어떻게 했을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솔방울 냄새가 은은해서 올라가는 동안 힘든 것을 잊을 수 있는 것 같아.”

    문경새재를 걷다보면 한시가 적힌 바위들의 군집을 마주하게 된다. 한시 비석을 보면 마치 조선시대 등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 한 착각에 빠진다.

    “정말 가을은 가을인가 봐. 문경새재 숲길에도 낙엽이 한가득이네.”

    “그러게. 문경새재는 한반도에서 중부 내륙에 위치해 있어서 기온이 따뜻한 것 같아. 그래서 늦가을에도 걷기 좋은 것 같아. 그리고 산 속에 한시가 적힌 바위가 있어 마치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아.”

    지금은 폐광이 된 문경 일대 탄광지대는 탄광박물관 등 관광상품으로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레일바이크, 탄광 갱도 체험 등이 그 예이다.

    “문경은 조선 시대의 역사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과거 산업화 시대의 영화를 누렸던 곳이기도 하구나.”

    “그럼. 문경에 오면 탄광체험을 빼놓을 수 없지. 일반인들은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탄광 갱을 체험열차를 타고 들어갈 때의 짜릿함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문경만의 매력이지.”

    문경새재 숲길에는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이 깊으면 계곡도 깊듯, 문경새재 숲길 역시 숲길 사이로 난 개천을 마주할 수 있다.

    “문경새재는 고갯길이라 나무와 바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그럼. 산이 높을수록 계곡도 깊다는 말 못 들어봤어? 문경새재 역시 높고 험준한 만큼 곳곳에 계곡과 개천을 볼 수 있어. 개천 따라 걷다보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지 않니?”

    문경이 문경새재로 유명하다고 해서 고갯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자로 뻗은 평지길도 있다. 가로수 사이로 곧게 뻗은 길은 산책하기 더없이 좋다.

    “문경새재도 좋지만 평지는 없어? 조금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그런 길 말야.”

    “있지. 문경에는 휴양림도 많아. 또 산길이라 해도 모두 경사지고 힘들기만 한 건 아니야. 잘 찾아보면 평지도 많고 특히 나무 사이로 난 길을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문경새재 숲길을 걷다보면 곳곳에서 소박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누가 놓았는지 모를 개천 위의 외나무다리는 향토적이면서도 지나는 이의 웃음을 짓게 한다.

    “문경은 내륙 관광지답게 오밀조밀 숨겨진 명소가 많은 것 같아.”

    “그렇지. 그리고 꼭 명소가 아니더라도 지나다 보면 ‘앗’ 하고 감탄할 수 있는 곳도 많은 것 같아. 마치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소박한 외나무다리처럼 말야.”

    경북 문경에는 문경새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경은 옛날 우리 선비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며, 또한 산업화가 활발히 진행되던 지난 시절의 영화가 아련히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방문하는 것보다는, 역사를 알고 방문한다면 더욱 알찬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문경새재 숲길만이 주는 고적한 느낌에 심취한다면 문경을 방문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트래블아이>를 따라 문경에 놀러와 보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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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지역충청남도 공주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 프롤로그
    • 1.고마전설, 흐르고 흘러
    • 2.정상을 즐기는 법
    • 3.무한상상력이 발휘되는 공간
    • 4.백제와 현대를 오가는 길
    • 5.천혜의 요새 공산성
    • 6.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
    • 7.걸으면 걸을수록
    • 에필로그

    역사를 산책하는 공주 여행

    - 충청남도 공주시 -

    고마나루는 공주를 말합니다. 고마나루명승길은 공주의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는 공간입니다. 무령왕릉이 있는 고분군을 걸으며 웅진백제시대로 거슬러 갔다가도 연미산 정산에서는 공주의 도심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과거든 현재든 공주 산천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해서 이름도 명승길입니다. 그렇게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공주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23km에 걸친 이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백제시대로 접어듭니다. ‘고대 역사를 더듬어 가는 시간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백제시절 서해에서 올라온 배나 금강 상류를 오가던 배가 드나들던 넓은 나루터 고마나루다. 강변으로 내려가면 곰 가족이 살던 연미산이 나온다.

    “돌로 깎은 작은 곰 상을 모신 사당 주변으로 키 큰 소나무들이 우거져 보기 좋구나. 솔숲 사이사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상도 있다지?” “웅진단? 여긴 뭐죠?”

    “백제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국가가 주관하여 금강에 수신제를 지내던 터란다.”

    생김새가 제비꼬리를 닮았다 하여 유래한 이름 연미산. 이곳에서 고마나루명승길의 전체 코스는 물론 공주의 도심이 한눈에 조망된다.

    “저 금강을 좀 봐라. 서쪽으로 흐르다가 연미산에 부딪혀 남서쪽으로 급히 휘어 돌아가는 모습이 참 장관이지? 금강 건너편에서 공주의 구도심과 신도심을 한눈에 보이는구나!”

    “주변으로는 소나무들이 시원하게 뻗어 있어 참 좋아요. 저 소나무숲 사이로 가다보면 현대 작가들이 만든 곰 가족 조각상도 나온다고 쓰여 있어요!”

    고마나루에서 1~2km만 걸어가면 웅진시대로 데려가 줄 송산리 고분군이 나온다. 짧은 거리지만 중간중간 산길에, 내내 오르막이라 시간은 충분히 생각하고 걷는 게 좋다.

    “삼국시대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무덤의 주인의 밝혀진 무령왕릉을 비롯해 고분 7기가 모여 있어. 발굴과 함께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유물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왔지.”

    “무령왕 외에는 다른 왕의 무덤은 확인되지 않고 있네요. 삼국을 호령한 신라의 도읍 경주에도 없던 왕릉이 여기에는 있다는 사실도 놀라워요!”

    전국의 약재상들이 몰려들었던 산성시장을 통과하면 길은 다시 백제의 왕성 공산성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웅진과 공주, 백제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538년 성왕이 사비로 옮길 때까지 64년간 5대에 걸친 백제왕들이 공산성 안 왕궁에서 거주했을 거야. 당시에는 웅진성이라 했지. 산세를 따라서 작은 성을 쌓고 강을 해자로 삼아, 지역은 좁지만 형세는 참 견고하지?”

    “네.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주 출입문이 바로 서문에 해당하는 금서루로군요!”

    공산성은 웅진 백제의 64년간 왕성이었던 곳. 성벽은 2.6km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 공산성 안에서 백제를 비롯해 통일신라, 조선시대의 유적들까지 전부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금강변 야산의 계곡을 둘러싼 이 산성은 원래 흙으로 쌓은 토성이었지.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고친 거야. 아마 지금의 이 산성 자리보다 왕성의 적임지는 또 없었을걸.”

    공북루 위쪽 전망대에 오르면 푸른 금강과 공주 시내 전망이 시원하다.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면 이곳에서 공산성의 밤 풍광을 보는 것도 좋다.

    “화려하지 않지만 정겨움이 느껴지는 공주 야경과 금강 위에 걸린 철교, 성벽을 비추는 조명이 시원한 밤공기와 어울려 기분이 좋구나.”

    “저는 하루가 너무 짧아 많이 아쉬워요. 금서루에서 웅진수문병교대식을 보고 나니 백제 의상 입어보기, 활쏘기, 백제 왕관 만들기, 백제 탈 그리기 등 체험도 모두 해보고 싶었어요.”

    송산리고분군 입구 공예품전시관과 관광객 쉼터에서 밤으로 만든 과자, 알밤막걸리 등 주전부리로 적당한 지역특산물을 판매한다. 특히 이곳 웅진백제역사관도 들러볼 것.

    “공주한옥마을에서 하룻밤 묵고 가요! 아직 국립공주박물관과 동학사 입구의 계룡산자연사박물관도 가보지 못했잖아요. 동학사는 올라가는 길에 절로 삼림욕이 된대요, 네?”

    “정말 그럴까? 나는 공주한옥마을이 왠지 끌리네! 한옥 고유의 멋을 간직하면서도 내부 시설은 편리하게 갖춰놓아 다녀온 사람마다 칭찬이 자자하더구나.”

    공주는 북쪽으로는 천안시와 아산시, 동쪽으로는 대전시가 인접해 있고, 서쪽으로는 청양군과 부여군이 잇닿아 있어 어디로 가든 부담스럽지 않은 위치입니다. 하지만 고마나루명승길은 평지로 난 길이지만 볼거리가 넘쳐 조금 빠른 걸음으로 둘러봐야 하기에 다소 압박감도 있을 겁니다. 특히 고대 성곽인 공산성은 유적도 많지만 금강을 굽어보는 풍광 또한 호쾌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공산성을 나와서도 다양한 박물관 등이 명승길을 따라 이어지고 있으니 하루 더 묵고 가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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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유로움을 오르내리다

    여유로움을 오르내리다

    지역대구광역시 남구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여유로움을 오르내리다

    • 프롤로그
    • 1.도심에서 벗어나다
    • 2.시민들의 도보길
    • 3.앞산의 명물, ‘케불카’?
    • 4.대구의 위에 서다
    • 5.도시의 또 다른 모습을 관찰하다
    • 6.산길을 타박타박
    • 7.고소한 냄새가 가득히 풍겨오다
    • 8.자연과의 어울림
    • 에필로그

    여유로움을 오르내리다

    - 대구광역시 남구 -

    ‘앞산’. 어쩐지 뒷산, 옆산도 있을 것 같은 독특한 이름입니다. 가벼운 이름만큼이나 대구의 가벼운 등산코스로 이름이 난 앞산은, 초록빛 가득한 산의 전경과 빼곡히 들어선 빌딩들의 경계선이 독특한 곳입니다. 오르는 방법도 여러 가지, 구경 할 거리도 여러 가지인 앞산은 인공시설물이 대부분 철거가 되어 자연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도심에 맞닿아 있지만, 자연과 그 속에 담긴 역사를 모두 이어오고 있는 앞산! <트래블아이>의 오늘 미션은 ‘도심 속에서 아름다운 여유를 찾아라!’ 입니다.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달려가면, 어느새 산의 풀 냄새가 풍겨온다. 종점이라지만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앞산자락길’이 시작된다. 도시 옆 산길은 어떤 모습일까?

    “버스를 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높은 건물이 없네요. 그래서 그런지 산이 더 높아 보이고 공기도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래, 항상 앞산공원 주차장으로 갔었는데, 이렇게 앞산 자락길로 가는 방법을 택하니, 자동차도 없이 편하게 산에 올 수 있구나. 이제 슬슬 올라가볼까?”

    충혼탑을 지나 들어선 앞산 자락길. 가파르게 시작하지만 어느새 도보하기 좋은 길로 느껴진다.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걷는 여유를 느껴볼까?

    “분명히 산을 걷고 있는데,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들지가 않아요. 산이 높지 않을 걸까요?”

    “아니란다. 앞산 자락길은 산 아래의 앞산순환도로와 일정높이의 이격겨리를 두고 산자락의 등고선을 따라서 조성되었어. 기존에 있던 산책로와 오솔길이 연결되어 조성되었기 때문에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단다.”

    앞산 자락길을 느긋하게 오르다보면, 어느새 꽤 낡은 건물이 나온다. 친구도 없이 혼자 서있는 케이블카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까?

    “197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야. 많이 낡았지? 처음 지어진 이후로 유지, 보수만 이어오고 있는 케이블카는 이제 앞산의 명물이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그대로 있으니, 예전으로 돌아간 기분이구나.”

    ”예전에는 놀이공원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사람도 많았겠죠? 지금은 등산객들만 있는 고요한 기분이 꼭 시간이 멈춘 것 같아요!“

    케이블카가 서서히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산의 경계를 둘러싼 앞산순환도로와 대구의 도심이 한 눈에 들어온다. 도시에 있는 것도, 자연에 있는 것도 아닌듯하다.

    “와, 정말 전망이 좋아요! 이 경치 때문에 다들 앞산에 오르나봐요!”

    “그래, 맑은 날은 대구의 시내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단다. 바쁜 도심이지만 적막하게 보이는구나. 우리만 도심에서 떨어져 나온 기분이 색다르게 느껴지지 않니?”

    전망대의 조형물까지 가는 길은 시원한 계곡 물줄기가 벗이 되어준다.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에 동화되는 기분을 직접 느껴보자.

    “해가 지면 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정신없이 흘러가는 저기 저 여유 없는 도시도 아름답게 보일 정도예요!”

    ”유유히 흘러가는 이 계곡물을 봐. 자연은 이토록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내어주고 있잖니. 사람들이 그런 것들을 느끼기 위해 이 산에 오르는 것 아닐까?“

    이제 하산하는 일만 남았다. 정상에서부터 걸어 내려가려는 길은 또 어떤 정취를 선사할까?

    “내려가는 길은 위험하지는 않을까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해가 진 뒤에도 위험하지 않게 내려갈 수 있단다. 해가 지면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인데, 야경을 보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위해 앞산은 안전하게 조성되어 있지.”

    산을 내려오니 어디선가 고소한 냄새가 풍겨온다. 바로 ‘안지랑 곱창골목’이다. 선선한 날씨 덕분인지, 야외에 테이블을 놓고 한껏 즐거운 외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산을 내려와서 곱창이라니, 참 독특한 조합이네요. 우리도 여기서 곱창 먹고 가요!”

    “대구에서 워낙 유명한 곱창 골목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참 많구나. 등산을 한 사람들도 많이 찾지만, 그저 외식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많단다.”

    대구 남구에 위치한 앞산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에 대한 아름다움까지 느낄 수 있었다. 대구의 명물은 이렇게 어울림의 의미를 담고 있을까?

    “앞산이라고 해서 가벼운 언덕 정도로만 생각하고 왔는데, 정말 좋은 산인 것 같아요. 여기저기에 비와 탑 등이 세워져 있던데, 다음엔 역사 공부하러 와야겠어요!”

    “그래, 좋은 생각이구나. 다음엔 앞산 자락길의 다른 방향을 따라 올라가 보자꾸나. 자연도 즐기고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단다. 볼 수 있는 것도, 배울 것도 더 많은 곳이 바로 이 곳 앞산이란다.”

    등산이 힘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싹 날려주는 앞산. 산의 시원한 냄새를 맡고 천천히 걸어올라 가다 보면, 어느새 전망대에 다다라 우리의 삶을 내다볼 수 있게 해줍니다. 갑갑하기만 했던 도시가 넓게 펼쳐져 아름다운 그림이 되어 다가올 때,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과 여유가 늘 우리 곁에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가까이에 위치한 고즈넉한 산에서, 내 삶의 아름다움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앞산! 이번 주말 뒷산, 옆산 말고 앞산에 가서 가벼운 산책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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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지역경상남도 통영시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7 호감도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 프롤로그
    • 1.미륵도 미래사
    • 2.미륵도 달아길
    • 3.비진도 산호길
    • 4.소매물도 등대길
    • 5.연대도 지겟길
    • 6.한산도 역사길
    • 7.대매물도 해품길
    • 8.백리길 위에 꽃이 피다
    • 에필로그

    여섯 가지 이야기가 있는 한려해상 백리길

    - 경상남도 통영시 -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는 6개의 섬들을 잇는 호젓한 등산로가 생겨나면서 푸른 바다를 끼고 섬을 따라가는 탐방로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이 있습니다. 이제 통영의 명물로 자리한 이곳은 미륵도 달아길, 한산도 역사길, 연대모 지겟길, 그리고 매물도 해품길까지, 모두 42.1km에 달하는 산책로 길이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여기에 독특한 식생과 시원한 바가 있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육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이 기다리는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을 걸어라!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입니다!

    미륵산 정상으로 가는 트레킹에 앞서 미래사 주변의 편백나무 숲을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 이곳에는 사찰 외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고.

    “80년이 넘는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수백 그루는 되겠어!” “안타깝게도 미래사가 들어서기 전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숲이야.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 빼어난 정취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

    “미래사로구나! 구상스님이 미륵산 중턱에 이런 암자를 세운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미래사에서 미륵산 정상까지 거리는 약 1.2㎞. 등산로가 조성돼 있는데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지만 고지를 밟고 나면 피로도 눈녹듯 사라진다는데?

    “미륵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가 이토록 눈부시다니.” “전국 국립공원 100경 중 최우수 경관으로 선정됐을 정도라지. 쪽빛 물결 위에 흩뿌려진 사금파리처럼 섬들이 신록을 발하고 있어.”

    “‘향수’로 잘 알려진 정지용 시인이 1950년 이 경관 앞에서 탄복한 기록을 본 적 있니?”

    동그란 섬 두 개가 개미허리처럼 가는 모랫길로 연결된 경남 통영 비진도. 파란 바다로 이름난 이 섬의 호젓한 등산로를 따라가며 다 둘러보는데 3시간 정도 걸린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숲길은 빽빽이 들어찬 동백나무로 한낮에도 저녁 어스름의 잔잔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정말 파란 산홋빛 바다 위를 걷는 것 같아.”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아가며 마침내 오른 정상, 역시 보람이 있어! 이 그림 같은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오잖아.”

    비진도에서 배를 타고 30분 만에 도착한 소매물도. 선착장에서 30분만 산을 오르면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선 하얀 등대섬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망태봉 정상에 올라 등대섬으로 이어지는 이 트레킹 코스는 여섯 살짜리 어린아이도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길이야. 발이 즐거운 산책길 정도랄까?”

    “망태봉 정상에 서니 사방으로 바다가 펼쳐져 정말 좋구나. 하지만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등대섬, 저 멀리 아득하고 생각보다 너무 조그맣게 보이는 걸?”

    산으로 땔감을 구하러 가거나 밭으로 농사일을 나갈 때 주민들이 지게를 지고 다녔던 연대도 지겟길에는 또 어떤 비경이 숨어 있을까?

    “선착장에서 에코아일랜드 체험센터로 향하는 400m 구간은 풍성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품고 있어.” “정말 그렇구나. 어민들의 발자취가 생생히 느껴져.”

    “잠깐! 이 연대마을 집집마다 걸린 문패 말이야. 뭔가 빼곡히 적혀 있어. 무슨 내용일까?”

    이순신 장군의 유적지가 많은 한산도에는 역사길이 나있다. 망산으로 향하는 길은 곰솔 천국이다. 소나무과 상록교목으로 가지를 우산처럼 드리운 이 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서쪽을 봐봐. 한산대첩 기념비와 거북등대가 한눈에 들어오는구나!” “저 거북등대는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격파한 바로 이곳 한산도해역에 건립되어 있어 더욱 의미를 더하고 있어.”

    “그런데, 저 등대가 세워진 모형거북선 용머리 말이야. 어디를 향하고 있는 걸까?”

    해돋이가 명품인 대매물도 해품길은 선착장을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돈다. 이때 쓰시마섬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 가득 바다를 품으며 걸을 수 있어 해품길로 명명됐다는군. 바다를 벗 삼아 걷다 보면 수리바위 등 탄성을 자아내는 해안 풍경을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기상이 좋으면 이 섬에서 쓰시마섬이 보인다더니 바로 저기 보이는 섬인가?” “너무 가까이 있잖아. 저건 소매물도라고. 쓰시마섬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따로 있어!”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을 따라 저마다 사연이 있는 6개 섬들을 모두 대면한 후, 통영이 낳은 서정시인 김춘수의 대표작 ‘꽃’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섬마다 특색과 사연을 담은 이 아기자기한 이름들은 누가 지은 걸까? 시인일까? 소설가?”

    “아니, 의외로 평범한 분이시지.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계장님이셔. 명사이든 일반인이든 누가 이름을 지었는가는 중요하지 않아. 다만 ‘그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이 섬들이 이제 어여쁜 꽃으로 피어났다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총 100개 도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통영 앞바다 6개 섬을 잇는 바다백리길은 그야말로 한 줄에 꿰어 놓은 보석 같은 트레킹 코스입니다. 미륵도 달아길, 비진도 산호길, 연대도 지겟길, 한산도 역사길, 대매물도 해품길, 소매물도 등대길 등이 알알이 박혀있습니다. 백리길 섬 하나하나를 걷다 보면 비로소 알게 될까요? 지상 최고의 예술가는 자연이며, 세상에는 형용하기 어려운 수려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제 꽃으로 다시 태어난 이곳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나만의 섬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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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지역전라남도 진도군 편집국        사진편집국 2017-02-16 호감도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 프롤로그
    • 1.섬마을의 범상치 않은 미술화랑
    • 2.화맥을 이어온 남도전통미술
    • 3.징검다리 섬 너머 오색낙조
    • 4.고고한 선홍빛 영약
    • 5.홍주빛 태양 사라질 때까지
    • 6.기쁨의 가락 절정이 되어
    • 7.아리랑고개 넘듯
    • 8.한판 신나게 놀다 가면 그만인 것을
    • 에필로그

    얼쑤절쑤~ 홍주 한잔에 진도아리랑 한가락

    - 전라남도 진도군 -

    진도는 보배로운 섬입니다. 사람, 땅, 문화 모두 그렇습니다. 땅은 한 해 농사로 삼 년 먹고살 만큼 기름지며 사람은 넉넉하고 따뜻합니다. 아무리 슬프고 화나더라도 그런 것들을 곰삭여 가락으로 풀어냅니다. “아리랑 응∼응∼응∼ 아리라가 났네” 진도아리랑 후렴구는 만사형통의 마술주문입니다. 이때 진도홍주를 만나면 뜨겁게 목구멍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 뻥~ 뚫리듯 그 가락은 더없이 기쁨의 소리를 냅니다. 오늘 <트래블아이>의 미션, 별거 있나요? 진도홍주와 함께 어깨춤을 덩실덩실 얼쑤절쑤 추어대며 아리랑고개를 넘어보자고요!

    진도읍에서 남쪽으로 약 8km 떨어진 동네 임회면 삼막리는 평범한 시골마을이다. 그곳에 보석 같은 미술관 장전미술관이 있다. 그곳에서 과연 어떤 작품들과 만나게 될까?

    “다산 정약용의 ‘8폭병풍 홍매’, 공제 윤두서 ‘고목산수도’, 이당 김은호 ‘미인도’, 대원군 시첩, 대원군 난 그림, 남농 허건 ‘하경산수도’까지. 보는 것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군.”

    “이게 다가 아니지. 율곡 이이 간찰을 비롯해 한석봉, 송시열, 김정희 등 명필 글씨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지. 어디 그뿐인가. 미술관이 너무 작아 상당수가 수장고에 묵고 있어.”

    진도의 미술관은 규모는 작고 소박하지만 작품의 질이나 다양성으로 본다면 어디 비할 바가 못 된다. 직접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는데?

    “소치 허련 가문과 그 화맥을 이어온 작가들 작품을 볼 수 있는 소치미술관과 남도전통미술관, 소전 손재형 선생의 작품과 소장품이 전시돼 있는 소전미술관까지…. 이야~”

    “진도에선 애당초 ‘글씨, 그림, 소리’ 자랑은 하지 않는 게 예의야. 시골마을 화장실에도 번듯한 글씨나 그림이 떡하고 붙어 있으니 잘해 봐야 본전이라니까!”

    해질 무렵엔 무조건 세방마을로 달려가자. 셋방 해안은 남해와 서해가 만나는 경계선에서 붉은 노을이 황홀경에 다다른다.

    “바다로 지는 해야 서쪽에 바다를 두고 있는 곳이라면 대한민국 어디든 볼 수 있지만 ‘세방 낙조’는 진도 홍주처럼 붉어 장관 중의 장관이로세!”

    “저 해가 구름 뒤로 숨어버려 수평선에 잠기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전혀 아쉬워할 필요가 없어. 해가 다 떨어지고 난 뒤에 서쪽하늘과 구름을 갖가지 색으로 물들일 테니까!”

    쌀이 ‘신비의 영약’으로 불리는 한약재 지초와 만나 맛과 향, 색감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고품격 명주로 꼽히는 진도 홍주. 그 천년 전통의 맛은 과연 어떨까?

    “보리가 들어가서인지 뒷맛이 구수하고 진하군 그래. 옛날에 옹기로 만든 고소리로 소주를 내렸다는데, 이 홍주의 빛깔과 특유의 향기는 지초라는 약재에서 우러나온 성분이라지.”

    “아~ 마지막에 소주를 지초에 통과시켜서 선홍빛 홍주가 되면서 독한 알코올의 향을 가려주고 있어. 약초의 맛도 아주 도도하게 느껴지는데?”

    붉은 햇덩이가 올망졸망 점점이 섬 사이로 미끄덩 사라지면 홍주의 맛과 향도 더욱 매혹적으로 느껴진다. 땅도 하늘도 바다도 내 눈도, 숲도, 온통 붉은 홍주빛일까?

    “걱정 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사는 인생. 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벗님네들, 늦여름 진도 운림산방. 서로 모여 앉아 하면서 거드렁거리며 놀아 보세. 어화 어화 여루 상사뒤여, 얼루루 상사뒤여.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구나. 어화 가는 세월 어쩔거나.”

    한번 입으로 부르기만 하면 모든 걱정과 시름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진도아리랑. 이는 불같은 진도홍주와 만나 배 속에 뜨겁게 목구멍을 타고 흘러갈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아리아리랑 서리서리랑 아리리가 났네… 잠깐! 여기서 홍주 또 한잔~ 들이켜고~.”

    “뭘 좀 아는구만! ‘응∼응∼응∼’은 꽃 중의 꽃이지. 턱을 주억거리며 토해 내는 ‘응∼’은 곧 ‘찬란한 슬픔’이니깐!” “그렇지.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는 ‘꽃자리’가 바로 ‘응∼’인 거지!”

    노래나 춤은 말할 것도 없다. 길 가는 사람 누구라도 육자배기 한 자락씩은 구성지게 뽑아낸다. 굽이굽이 아리랑고개를 넘어들 가는데, 나도 어디 한번 넘어가볼까?

    “들판에도 소리꾼이요, 고깃배에도 소리꾼, 시장바닥 주막집도 온통 소리꾼 천지로구나!”

    “진도 코앞 울돌목도 쿠르르! 쿠르르! 임방울의 쑥대머리소리를 토해내보자고! 죽은 사람의 한까지도 씻김굿으로 말갛게 씻겨나간다는데~” “자네 진도 무형문화재 ‘다시래기’를 말하는 건가?”

    아쉽다. 취기가 가시면서 연못 앞 무성한 동백나무와 늙은 소나무도 초록이 지쳤다. 하지만 춤과 노래로 서로의 마음을 토닥토닥 달래고 꽁꽁 맺힌 것들을 스르르 풀어버리자.

    “그제야 술이 묻는다./너는 술만큼 투명하냐/너는 술만큼 진하냐/너는 술만큼 정직하냐/이때 물음에 답하는 것은 내 얼굴빛/내 얼굴빛이 홍주빛일 때/비로소 내게 홍주 마실 자격을 준다~.”

    “허허~ 이생진 ‘허여사’를 그렇게 자진모리로 악을 쓰며 뽑는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

    대한민국 최서남단 전라남도 진도에서 알게 됩니다. 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왜 소리꾼이 창을 하고, 왜 시인이 시를 쓰는지. 그리고 왜 불같은 홍주를 마시며 진도아리랑을 읊조리는지 말입니다. 씹어도 삼켜도 불러도 내려가지 않는 지역민들의 응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이들은 ‘예술’이라 부릅니다. 진도의 소리에 묻어나는 지역 특유의 전통과 삶의 애환이 빚어낸 오랜 맛과 멋이 홍주에 담겨 있기에 그 맛만 보러 가도 마냥 좋은 여행지가 바로 진도입니다. 이번 기회에 진도 한 가락 만끽하러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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