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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벽, 그리고 송전탑. 금방이라도 새로운 이야기가 태어날 것처럼 두근거리는 풍경이다.
울퉁불퉁 모난 바위에 흰거품이 피어오른다. 바위도 파도도 불평 하나 없이 그저 부딪치고 있다.
파도가 부딪치는 것을 두려워했다면 저리 멋진 굴곡을 바위는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방금 뭍에서 건져낸 듯 탱글탱글한 속살이 이곳 사람들의 매운 손을 거쳐 혀를 자극하는 이 골목은 북적이지 않아도 떠들썩하다.
곡선으로 여물어가는 달콤함. 언제 집어들어도 한결같이 편안한 것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 때문.
눈부신 백사장 위로 우뚝 선 푸른 소나무 한 그루. 백사청송이 따로 없구나.
얼어붙은 계곡이 소리까지 집어 삼킨 듯 시간이 멈춘 것 같다. 너는 계속해서 흐르는데도
한 발 내딛자 어김없이 휘청인다. 의지할 데라곤 같이 흔들리는 저 줄뿐. 허공을 걷는 듯 마음껏 흔들리다 건너편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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