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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주인은 사라졌지만, 기억은 바다를 건너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아름다워 더 서글픈, 불안한 미소와 함께 바라보는 풍경.
거울과 거울 바깥의 세상을 상상해 본다. 물빛이 하늘빛에 스며들고 있다.
틈새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투명히 열린, 그러나 막막히 닫힌.
어린 나무 한 그루와 소리 없는 응원들. 의심의 여지 없는 따뜻함.
배를 타면 바다와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함께 흔들리면서 가까워졌다고 착각하게 된다.
오고 간 수를 헤아리자면 끝이 없다. 끝이 없기에 기다림도 계속된다.
다시 눈이 내리는 딱 그 때까지만, 우리는 새들이 흩어진 자리를 조심스레 딛는다. 이 자리에 소리들이 차오르면 오히려 한 발을 물러서야 할 터.
오랜 죽음은 아름답고 고고하다. 묵묵히 옮겨 둔 돌덩이가 아직, 지금도 이 자리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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