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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 아래 무엇이 숨어있을까. 투명한 것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마음이 아쉽다.
어지러이 난 길을 눈앞에 두고 고민한다. 어느 길로 가야할까 고민하지만 결국 어디로 가든 똑같은 것을.
아주 오래 전 흔적이라고 했다. 수십, 수만, 수억. 그저 물웅덩이 같은 것이 위대한 발자국이 되기 위한 시간.
고개를 드니 지평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곡선 섞인 직선이 기특하리만치 가지런하다.
길은 분명 하나인데 어째서 둘이 되었다.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는 어김 없이 생명이 움튼다.
나른한 오후, 나른한 풍경. 홀로 얼굴을 빛내고 있는 한 마리에게 넌지시 말을 건네 본다.
조금씩 시들어가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내어주는 까닭은 다른 곳에서 꽃 피우기 위함.
하루 중 산의 굴곡이 가장 잘 보이는 때가 있다. 노을이 그리는 세상의 굴곡이 새삼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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