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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오르면 한눈에 내려다보일 줄 알았더니 높을수록 아래의 경치는 희미해지는구나.
흐르지 않는 물은 아름답지 않다 여겼는데 너 하나로 인해 수면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더 멀리 쏘아 보내려고 시위를 팽팽하게 당기는 데 집중했다. 더 멀리 바라보는 건 잊은 채.
시간이 더 많이 흐르면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가 닿고 싶은, 하지만 와 닿지 않는 아픈 마음.
낯선 이름과 낯선 풍경이 오래도록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을 때가 있다. 그를 받아들여야 함은 내 스스로 '아름답다'는 말을 내비칠 때.
언젠가 브라운관 너머로 보았던 그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굳게 닫힌 철문과 담 너머로 솟은 탑의 모습이 형벌의 상징인 것 마냥.
세상이 푹 꺼진 것 같다. 구멍을 파서 그 안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는 구름과 함께 나란히 살지 않았을까.
저 멀리 동그랗게, 문이 열렸다. 너머의 세계로 찾아들고 싶은 마음을 물 위로 띄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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