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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햇살 아래서 멈춘 듯, 움직이는 듯. 이곳의 시간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지.
이렇게 가지런한 죽음들 앞에서 어찌 숙연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저마다의 빛깔로 낮은 숨을 쉬는 그 모습에 덩달아 숨결이 잦아든다.
한 걸음씩 오르는 가을 길. 바닥에 뒹구는 빛깔들과 함께 데굴데굴 구르는 마음.
두 물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곳에 우뚝 선 작은 쉼터. 아름답게 복원된 옛 선비들의 정취가 고즈넉하다.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잡으셨다는 터. 그리고 그 안에 숨겨두었던 더 작은 터 하나.
어지러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날개 한 번 부딪치는 일이 없다. 부딪치는 일 없이 서로의 날개가 교차한다.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오갔을까. 풍경에 쌓인 생각들에 돌연 고요해지는 숨소리.
설악산에 아름다운 것이 산세 뿐이랴. 시선 닿는 곳마다 빛깔이 곱게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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