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지역호감도

행성 지구인, 국립청소년우주센터에서 고흥의 밤하늘을 보며 황홀경에 빠지다

태초부터 밤하늘의 별은 행성 지구인을 사색에 잠기게 했을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에게는 예술적 영감을, 조르다노 부르노(Giordano Bruno, 1548~1600)에게는 천문학적 영감을 준 것 역시 밤하늘의 별이었다. 하지만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도시민이 밤하늘을 보며 사색에 잠긴다는 것은 누릴 수 없는 사치인지도 모른다. 광공해(light pollution)에 별빛을 잃어버린, 스마트폰에 이목을 내어준 요즘 세태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빛나는 별이 가득한 전라남도 고흥

지금도 여전히 밤하늘의 별을 보며 창의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전라남도 고흥이 바로 그곳이다. 고흥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밤하늘을 자랑하는 곳이다.
 
한때 위리안치의 현장이었던 이곳에 땅거미가 지면 138억 년 시공간의 우주를 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에는 밤하늘의 별이 더 밝고 또렷해 보인다. 겨울은 여름보다 대기가 건조해 빛의 산란이 적은 것도 이유겠지만 밝은 별이 많이 뜨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5개의 1등성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 무려 7개의 1등성을 겨울철에 볼 수 있다.
 

  • 은하수를 품은 겨울의 다이아몬드

은하수를 품은 겨울의 다이아몬드 - DSLR로 촬영한 고흥 밤하늘 사진. 겨울에 볼 수 있는 7개의 1등성이 모두 있다. 

겨울에 볼 수 있는 7개의 일등성 중에서 6개를 이으면 ‘겨울의 대육각형’이 된다. 겨울의 대육각형은 ‘겨울의 다이아몬드’라고도 부른다. 겨울의 대육각형을 이루고 있는 6개의 일등성 중 시리우스와 프로키온을 겨울에 볼 수 있는 또 다른 일등성 베텔기우스와 이으면 ‘겨울의 대삼각형’이 된다.
 

  • 천체망원경으로 본 오리온 대성운

천체망원경으로 본 오리온 대성운 - 국립청소년우주센터 덕흥천문대에서 촬영한 ‘오리온 대성운’. 

베텔기우스와 리겔 사이에는 미려한 오리온 대성운이 신비로운 빛깔을 발산하고 있다. 마치 나비가 비행을 위해 날개를 막 펼친 듯한 오리온 대성운은 지구로부터 약 1,500광년 거리에 있는 발광성운이다. 광공해가 거의 없는 고흥에서는 맨눈으로도 볼 수 있을 만큼 밝은 천체인데, 현재도 별이 계속 탄생하고 있다. 오리온 대성운은 우주과학에 무관심했던 벤처 투자가의 주머니를 열게 할 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천체다. 실제로 공격적인 성향의 벤처 투자가였던 리차드 건서(Richard Gunther)씨는 60인치 천체망원경으로 오리온 대성운을 본 후 천문학 발전을 위해 거액의 기부를 결심했다고. 오리온 대성운의 아름다움이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에 '건서 댑스 오브 스페이스(Gunther Depths of Space)'라는 전시관이 지어질 수 있었던 이유인 셈이다.
 

  • 우주체험센터와 페르세우스 유성

우주체험센터와 페르세우스 유성 - 페르세우스 유성이 국립청소년우주센터 체험활동관 위를 지나고 있다. 

  • 은하수와 허블 우주망원경

은하수와 허블 우주망원경 - 허블 우주망원경이 우리 은하수의 궁수자리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순간이 담겨 있다. 

고요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수히 많은 천체 사이를 유유히 여행하는 우주 방랑자도 만날 수 있다. 별똥별과 인공위성이 바로 그것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 정환 형제가 옥상에 누워 페르세우스 유성을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광공해로 어두운 밤하늘을 잃어버린 2016년 서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두운 밤하늘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 고흥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무수히 많은 별과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인공위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천문학을 전공한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밤하늘의 별을 만나고 싶다면 국립청소년우주센터에서 운영하는 가족캠프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다. 굳이 천문대나 과학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해창만 오토캠핑장, 덕흥 해수욕장 등 인적이 드물고 광공해가 거의 없는 곳에 차를 세워두고 하늘을 바라보기만 하면 위 사진 속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 은하수 아래에서 천문학과 실습생이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덕흥천문대에서 관측 실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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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문올림피아드 겨울학교에 참가한 청소년이 관측 실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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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아래에서 천문학과 실습생이 국립청소년체험센터 덕흥천문대에서 관측 실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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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올림피아드 겨울 학교에 참가한 청소년이 관측 실습을 하고 있다.

천문우주과학에 관심이 많은 자녀가 있다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운영하는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상설운영/월요일 휴관), 고흥군이 운영하는 고흥우주천문과학관(상설운영/월요일 휴관)을 둘러보거나,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 위탁 운영하는 국립청소년우주센터가 운영하는 가족캠프(숙박형/사전예약)와 스페이스투어(방학기간에 한해 상설 운영)에 참가하는 것도 고흥 여행의 좋은 코스다. 
 

  • 국립청소년우주센터는 밤에 더 빛나는 곳이다.
  • 덕흥천문대 돔에서 바라본 밤하늘이 아름답다.
  • 이곳에서는 천체 망원경을 직접 만지며, 우주과학의 신비를 몸소 느낄 수 있다.
  • 구체투사시스템(SOS)을 통해 지구본 형태의 스크린 관람이 가능하다.

국립청소년우주센터는 밤에 더 빛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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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억 년 우주의 이야기를 첨단 기술로 바라보다! 다양한 실험과 체험으로 우주와 천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고흥으로 오세요~ 2017년 5월부터 국립청소년우주센터로 명칭이 변경되었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마세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박현규

발행2017년 12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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