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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 10선] 광양 - 청매실농원


3월 중순. 매화마을은 그야말로 천국이다. 꽃송이는 탐스러운 솜사탕이랄까, 꽃잎을 따 입안에 넣으니 달콤함에 눈이 감긴다. 미몽에서 간신히 헤어나니 이번엔 꽃터널이 반긴다. 매화 술 한 잔에 흠뻑 취한 사람처럼 이리저리 흐느적거린다.

                    
                

한반도 봄의 전령사. 청매실농원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청매실농원

섬진강은 남도의 젖줄이다. 지리산과 함께 숱한 역사를 감내했고 지독히도 가난했던 사람들의 소금 땀이 녹아들었는지 비릿한 내음마저 전해진다. 지금이야 매화마을이지만 원래 지명은 섬진마을이었다. 섬진강은 두꺼비 ‘섬(蟾)’과 나루 ‘진(津)’자를 쓴다. 고려말 왜구가 쳐들어와 이 강을 건너려는 순간 한 무더기 두꺼비 떼가 울자 왜구들이 놀라 달아났다고 한다. 그 전설을 말해주듯 마을 입구에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울고 있는 두꺼비 조형물을 볼 수 있다.  

백운산 자락 쫓비산 아래 자리 잡은 매화마을은 10만여 평,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하얀 매화만 있는 것이 아니라 홍매, 청매, 동백까지 흰 도화지에 원색의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아름답다. 이른 아침에는 섬진강에서 물안개가 올라 수분을 공급하고 낮에는 일조량까지 높아 매실이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언덕을 오르면 광양매화문화관이 나타난다. 한국을 대표하는 고매화와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 고서에 기록된 매실의 효능 그리고 시서화에 등장한 매화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된다. 숙성실에서는 매실주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매화마을의 탄생과정 그리고 홍쌍리 명인의 개척정신을 볼 수 있다. 대형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섬진강과 지리산의 풍경이 품에 안긴다.  

야외에는 홍쌍리 명인의 ‘매화와 시정원’이 있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운치 있는 시를 음미해도 좋고 하트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면 괜찮은 사진 한 장 건진다. 돌담을 따라 오르면 재래식 항아리 수백 개를 볼 수 있다. 매실이 살콤살콤 익어가는데 과육이 물컹거리지 않고 아삭한 맛이 특징이다.

농장을 크게 휘감아 돌면 팔각정이 나온다. 팝콘처럼 터진 매화꽃이 군락을 이뤄  눈을 행복하게 해 준다. 산자락 아래 문학동산에서는 정채봉, 김승옥, 황현 등 광양출신 문학가의 매화 예찬 글을 감상하게 된다.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에 등장했던 초가 세트장은 입체 산수화를 보는 것 같다. 특이하게도 암반에는 스님이 새겨져 있는데 홍쌍리 명인과 친분이 두터운 법정 스님이란다. 이곳 바위에 앉아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매화나무 아래에 보리를 심어 초록과 하얀 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뒤쪽  왕대나무밭은 영화 속 단골 촬영지다. 대숲을 지나면 매화꽃밭을 가로지르는 계단을 오르게 된다. 절묘한 각도에서 지리산과 섬진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농장에서는 새콤달콤한 매실아이스크림은 꼭 먹어야 한다. 매실소스비빔밥은 홍쌍리 여사가 직접 개발한 매실고추장을 넣고 나물과 함께 비벼 먹는다. 여기에 매실막걸리 한 잔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이 척박한 곳에 시집온 홍쌍리 명인은 평범한 농사꾼이었다. 어느 날 밭을 매다가 오물 묻은 자국이 보여 매실즙을 발랐더니 말끔히 지워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매실이 뱃속의 노폐물도 청소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때부터 밤나무를 베어내고 매화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우려를 했지만 그녀는 묵묵히 이겨냈다. 강 건너 하동의 들판을 보고 매실나무를 심은 것에 후회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오기가 생겼다.‘그래 매화가 죽나, 내가 죽나, 어디 한번 싸워보자.’

하늘마저 이 아름다운 농사꾼의 정성에 감복 받은 것 같다. 90년대 들어 매실의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매실음료가 붐을 이루면서 매실은 날개 돋친 듯 팔리게 되었다. 그 후 매실절임, 매실된장, 매실장아찌, 매실초콜릿, 매실화장품까지 명인의 손에 닿는 것은 인기상품이 되었다. 

우리나라 매실 명인 1호 홍쌍리 농부. 이제 연세가 많아 은퇴할 만도 한데 아직도 맨손으로 밭을 일군다. 남자 손보다 더 크고 거친 손이 훈장처럼 보인다. “나이 먹으면 일하는 것이 재미없어야 하는데 아직도 재미가 있으니 이 일을 멈출 수가 없어요.”

3월 중순. 매화마을은 그야말로 천국이다. 꽃송이는 탐스러운 솜사탕이랄까, 꽃잎을 따 입안에 넣으니 달콤함에 눈이 감긴다. 미몽에서 간신히 헤어나니 이번엔 꽃터널이 반긴다. 매화 술 한 잔에 흠뻑 취한 사람처럼 이리저리 흐느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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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사탕처럼 탐스럽게 피어난 꽃송이와 새콤달콤 매실아이스크림, 눈과 입이 즐거운 청매실농원으로 떠나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차예진 취재기자

발행2021년 03월 1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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