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역호감도

계정숲이 전해주는 자인 단오제 이야기

어느 날 오후 경상북도 경산시 자인면 서부리에 다다르니 우리나라 고유의 흥겨운 창 소리가 울려 퍼진다. 거기에 북과 장구, 징이 장단을 맞추며 신이 났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조금씩 커지는 소리를 따라가다 계정숲을 만났다. 그곳에서는 또 창 소리와 함께 자인 팔광대놀이, 씨름, 그네 타기 등 민속놀이가 판을 치고 있었다. ‘무슨 큰 행사라도 있는 것일까?’라고 갸우뚱하니 계정숲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인 단오제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평지의 자연숲이 입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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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시 계정숲은 자인 단오제, 팔광대놀이 등 다채로운 세시풍속이 펼쳐졌던 장소이다.

안녕하세요? 여러분~저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평지에 가까운 자연숲인 ‘계정숲’이라고 해요. 경상북도 기념물 제123호인 굴참나무, 참느릅나무 등을 키우고 있답니다. 그 안에는 한 장군 묘와 사당, 자인 단오제 보존회 전수회관도 있는데요. 오늘은 자인 단오제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이렇게 나왔답니다. 

 

자인 단오제는 자인 팔광대 놀이를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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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자인 단오제의 모습. 오랜 전통을 가진 경산의 대표적인 축제이다.

혹시 한 장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자인 단오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한 장군에 대해서 알아봐야 합니다. 한 장군은 9세기 전후 신라시대 때 왜적들이 자인의 도천산에 기거하며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자 누이와 함께 춤을 추며 왜적들을 유인, 칼을 휘둘러 전멸시킨 인물이에요. 당시 한 장군 오누이가 청년들과 여자로 가장해 함께 추었던 춤을 여원무, 또는 한장군 놀이라고 하는데요. 한장군이 죽은 후 마음 사람들은 사당을 세워 단오절이면 추모 제사를 지낸 뒤 3~4일간 여원무와 무당굿, 씨름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를 즐겼다고 해요.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는 '자인 단오제'입니다.

자인 단오제는 민속 가면극인 자인 팔광대 놀이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서 자인은 원효대사가 출생해 자라고 출가한 곳을 의미하는데요. 원효는 파계한 후 당시 광대들이 춤출 때 쓰던 박의 형상을 본뜬 도구를 가지고 추는 무애무로 전국을 누볐습니다. 후에는 이 춤이 기생들의 향약무로 전락해 오락화 됐다고 해요. 한장군이 창작해 낸 여원무도 바로 이 무애무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무애무의 변형인 여원무를 추고, 다른 곳에서는 춤과 음악이 가미된 가면극이 어우러져 무애무가 단순히 여원무의 들러리를 위한 무희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 무애무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그 사실 여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계속하며 주민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 무애부가 민중의 연극이자 새로운 형태의 가면극인 자인 팔광대에 영향을 줬다는 것도요. 무애무는 자인 단오제 때마다 여원무와 같이 공연됐으니까요.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여원무와 분리돼 자인 팔광대로 독립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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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 단오제, 팔광대놀이 등 다채로운 세시풍속이 펼쳐졌던 경북 경산시 계정숲!
계정숲에서 자연을 느껴볼까요?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4년 11월 11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