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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천국' 양천구, 녹지공간에 색을 입히다


서울 양천구에는 공원이 지천이다. ‘느긋한 도심 길’로 선정되기도 한 계남 근린공원부터 양천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오목로 아래 갈산공원, 조선 시대 대규모 말 목장을 만들고 지금의 목동(牧洞) 시가지를 탄생시킨 자리의 목마공원, 프랑스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파리공원에 오목공원, 용왕산 근린공원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분명한 것은, 이 지역 내 풍성한 역사문화자원과 녹지공간의 변천 과정을 알고자 한다면 바로 이곳 공원들을 둘러보는 것만큼 확실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양천구 내 다양한 공원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색깔의 옷으로 갈아입고 맵시를 뽐내고 있다.

                    
                

‘별 볼일’ 많아진 계남근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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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남근린공원은 야생동물이 뛰어다니는 생태공원이다.

특히 해 질 무렵에는 새롭게 뚫린 생태통로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장관이고, 맑은 날 밤에는 망원경을 들고 별을 관측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곳, 양천구 신정동에 일부 자리한 계남근린공원은 그 자체가 하나의 생태 자연 학습장이다. 공원으로 향하는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돌무더기 옆으로 폭 56m, 70m 길이의 새로 놓인 생태통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폭이 워낙 넓어 도로 위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해준다. 이곳에 다람쥐와 같은 야생동물이 노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계남1공원 쪽으로 향하는 길에는 토끼굴이 마련돼 두 마리의 토끼가 건초를 뜯는 모습도 종종 발견된다. 양천구는 아름답게 복원된 생태통로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전문가의 해설을 곁들인 자연생태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이 4㎞에 달하는 계남공원 산책로의 가치가 살아난 데 있어 이곳 생태통로의 의미는 남다르다. 1971년 8월에 문을 연 계남공원은 10년 뒤인 1981년 목동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6차로인 신정로가 공원 한복판을 가로질러 개통된다. 그러면서 지역의 단절과 함께 자연생태통로의 단절을 초래했다. 그렇게 도로로 단절된 지 30년 세월을 넘어 이제 하나의 공원으로 재탄생한 계남공원으로 하여금 양천구(신정동)와 구로구(고척동)를 잇고, 새로운 생태통로 또한 사람과 자연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다.

 

젊은 문화, 서서울호수공원의 정적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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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이던 곳을 공원으로 꾸민 서서울호수공원은 단연 개성 있는 곳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서서울호수공원은 50여 년간 정수장이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생태호수공원이다. 언젠가부터 이곳에 젊은이들의 공연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오래된 공간에서 듣는 공연 노랫소리는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서서울호수공원은 녹슨 대형 송수관을 그대로 세워 만든 공원 입구의 입간판부터 공간의 정체성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정수장이었을 때 침전조 역할을 하던 구조물을 활용한 몬드리안 정원은 퇴색된 구조물과 담쟁이 넝쿨 따위의 식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풍경을 내어준다. 인근에 있는 김포공항을 향하는 지나가는 비행기가 내는 소음에 반응하는 소리 분수는 소음이라는 청각적 회피의 대상을 물의 움직임이라는 시청각적 아름다움으로 재탄생시켜 계절의 전환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감각과 감정의 전환을 느끼게 해준다.

 

두 개 나라가 상존하는 파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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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공원은 1986년 한국과 프랑스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했다.

목동 906번지에 위치한 파리 공원. 1886년 한국과 프랑스가 통상 수호조약을 체결한 이래 100년 동안 두 나라가 동서 문화의 교류는 물론 경제발전의 동반자 및 국제 평화 유지의 혈맹으로 다진 우호를 상기하고, 파리시 코로니 아파트 단지 내에 ‘서울 광장’을 마련한 답례로 제2 근린공원을 2만 9,618㎡ 규모의 파리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이곳 파리공원은 목동의 다른 공원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혹자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곳을 파리공원처럼 ‘인상적으로’ 여긴다. 교목과 너른 잔디밭, 몇 가지 운동시설과 놀이시설을 적절히 뒤섞은 것을 공원이라고 생각해왔다면 오산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잇는 고가 다리에 만들어진 산책로, 적절히 배치된 꽃과 나무는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빛나는 셀린느의 금발만큼 풍부한 표정을 지녔다. 이중 북쪽 끝은 주인이 되는 한국의 영역으로, 남쪽 끝은 손님이 되는 프랑스의 영역으로 삼아 ‘한국의 마당’과 ‘프랑스의 광장’이라는 개념으로 각각 표현하여 한국과 프랑스의 감성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발길 오래 머무는 장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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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공원은 양천구 내 많은 공원 중에서도 산책하기 가장 좋은 공원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장수공원은 신정네거리 ‘물이 흐르는 거리’(160m)를 기점으로 산책과 운동을 겸할 수 있는 총 1만6300㎡에 달하는 친수 공원이다. 신정 네거리에서 신월2동 우당 아파트 앞까지 건강 지압로(100m)를 밟고 가는 산책길은 음수대 등을 갖추고 있다. 신월4동 경계까지는 고무블록 보도로 이어지며 다시 통행로(계단)를 지나면 배드민턴장과 공원간판석 등을 만나게 된다. 특히 저녁에도 산책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나무가 없어 삭막하던 신월로 변에 느티나무 가로수 50주, 신설 보도에는 벚나무 46주가 심어진 아름드리 가로 경관이 사계절 내내 지루할 틈이 없이 신선함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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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어울림이 자연스러운 양천구! 네 가지의 개성 넘치는 공원이 있는 양천구는 그야말로 '공원 천국'이랍니다.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9월 03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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