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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캐러 ‘막장’으로 떠납니다! 태백석탄박물관에 자리한 탄광의 기억

강원도의 가장 남쪽에 붙어있는 태백시는 최근 레저스포츠 및 고원휴양 도시로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도시의 구석구석에는 태백시를 키웠던 석탄 문화의 흔적이 잘 씻기지 않는 탄가루처럼 군데군데 남아있다. 어떤 이에게는 잊고 싶은 과거의 고된 추억일지 모르지만, 거칠어도 따뜻한 아버지의 손마디 같은 태백시의 역사는 분명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을 키워낸 검은 밥, 석탄의 모든 것 

태백석탄박물관에서는 탄광 도시로서의 태백시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태백시의 석탄 문화를 집대성한 곳이 바로 동양 최대 규모의 태백석탄박물관이다. ‘검은 진주’라고 불리는 석탄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시기부터 석탄산업의 발전사, 역할 등의 역사적 사실 및 고증자료를 한곳에 모아 정리해 놨다. 탄광 문화의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석탄산업의 메카로 교육적 가치도 충분해, 가족 혹은 학교 단위의 방문객에게 적합한 시설이다. 

대륙붕 석유개발을 통해서 우리나라가 산유국의 대열에 합세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옛날 옛적 석탄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부존 에너지 자원이었다.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는 연료이면서 국가 기간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기에,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에서 석탄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은 수요가 줄어들며 석유나 원자력에 왕좌를 내어 주게 됐지만, 후세들이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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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석탄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요소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지질관’은 석탄 채굴과정에서 발굴된 다양한 지질학적 자료를 전시하고 있어, 자연사적 가치가 높고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진귀한 광물과 보석, 그리고 각종 화석 덕분에 역사나 경제적 측면이 아니라 과학적인 측면에서 석탄과 탄광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태백석탄박물관에서 태백 시내 쪽으로 4km 정도 내려오면 ‘태백체험공원’이 나온다. 폐광지라는 지역적 특색을 살려 조성된 체험테마파크로, 현장학습관과 탄광사택촌, 체험 갱도 등의 시설이 마련돼 있어 탄광 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인근 태백산 자락의 태백산도립공원 및 주변 시설들과도 가까우므로 휴가철에 가족 단위로 둘러보기에도 아주 적당한 곳이다. 

 

'막장'은 내일의 꿈을 캐는 곳이다 

과거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원동력이었지만, 지금은 사양산업이 된 석탄산업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산업일꾼으로 불리던 광부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산교육의 현장이기도 하다. 먼저 눈에 띄는 현장학습관은 폐광된 실제 탄광사무소에 재현한 시설이다.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석탄을 캐기 위해 땀을 흘린 광부들의 일상,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희망과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현장학습관은 국내 유일의 화석연료로 국가 경제 발전을 견인해 왔지만, 청정에너지 수요 증가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된 태백 석탄의 역사를 광부들의 삶을 통해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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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석탄박물관에서는 '내일의 꿈'을 캐던 이들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전시실 입구에서 강렬한 인상을 내뿜는 이미지 패널을 지나면 탈의실, 목욕탕, 세탁실 등 ‘씻기 위한 시설’들이 유달리 눈에 많이 보인다. 위 아래층 탈의실과 세탁실은 승강기구로 연결돼 하루 종일 산더미처럼 발생하는 세탁물을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돼 있다. 갱도 입구에는 막장에서 퇴갱한 광부들이 장화에 묻은 석탄을 씻어 내는 장화 세척실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석탄을 캐는 작업이 끝나도 광부의 삶은 탄가루나 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점을 잘 보여준다. 3D 입체 영상실에서는 10분 남짓한 탄광 소재 영상물이 방영되고 있기도 하니 탄광촌으로서의 태백시의 옛 모습을 상상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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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캐내는 석탄산업과 그때 그 시절의 흔적을 고스란히 모아 교육현장으로 변한 태백시! 태백석탄박물관에서 탄광촌의 과거를 돌아볼까요?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4년 01월 16 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