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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찾아온 운현궁을 걷다

봄바람, 봄기운, 봄의 분위기가 만연한 지금, 우리나라 다른 어느 곳과 마찬가지로 운현궁에도 자연스레 봄이 왔다. 사랑스러운 벚꽃의 분홍빛이 지고 난 후, 싱그러운 연두 빛이 살아났다. 서울 5대 궁궐에는 속하지 않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이 궁. 봄을 맞아 둘러보기에 알맞은 까닭은 ‘운현궁의 봄’을 기억하는 이들이 충분히 많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운현궁, 봄을 닮은 그 모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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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에 봄빛이 싱그럽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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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 앞 거대한 나무에서 느낄 수 있는 봄의 푸르름.

안국역에서 가까이 위치한 운현궁. 아담한 규모 안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모습이 예쁘다. 운현궁은 조선시대 고종의 생주의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집이다. 이곳에서 어린 아들을 대신해 정치를 하기도 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궁의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 다른 궁에 비해 남은 건물은 적지만 따뜻한 봄날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운현궁의 입구를 지나면 넓은 터가 나오고 건물들은 안쪽에 몰려있다. 건물 앞에는 아주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데 크기로 그 세월을 짐작해본다. 새 잎이 돋아나는 계절, 겨울동안 자취를 감췄던 잎사귀들이 다시 자라면서 아주 싱그러운 색을 낸다. 본격적으로 운현궁 내의 건물들을 보기 전, 입구 오른 편에 수직사가 있다. 운현궁을 지키는 수하들이 사용한 건물인데 안에는 고가구와 생활소품들을 배치해 놓았다. 옛 것은 지금 보아도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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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은 소박하고도 단아한 멋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가장 오른쪽 안에 위치한 노안당은 흥선대원군(19820~1898)의 주된 거처였다. 작은 터이지만 소나무와 봄꽃들이 어우러진 풍경에 시선이 오래 머문다. 노안당 옆에 위치한 노락당은 운현궁의 안채이다. 노락당의 기와지붕 너머로는 운현궁 양관 건물이 보이는데, 전통적인 기와지붕과 대비되면서 묘한 그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운현궁 양관은 일제강점기 초에 일본이 우리 왕족을 회유하고 감시하려는 목적으로 흥선대원군의 장손인 이준용에게 지어준 건물이다. 알고 나면 씁쓸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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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과 대나무의 조화가 운현궁의 봄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노락당에서 나오면 소나무와 화단이 어우러지면서 아기자기하고 예쁜 풍경이 나타난다. 곱게 핀 진분홍의 철쭉까지 더해져서 봄기운이 가득하다. 노락당의 담 너머 화단에는 대나무도 심어져있다. 많지는 않지만 기둥이 까만 오죽(烏竹)이라 눈에 띈다. 노락당 너머에 위치한 이로당. 이곳 역시 별당이자 운현궁의 안채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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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현궁 내, 무대와 기획전시실의 모습.

이로당에서 나오면 공연을 하는 무대와 그 너머에 기획전시실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작은 유물전시관도 있다. 전시관은 크기가 무척 작은 편이고, 이곳의 유물은 서울 역사 박물관에 보관, 전시되고 있는 실제 유물의 복제품이다. 내부에는 운현궁 모형, 왕과 왕비의 예복, 운현궁에서 사용한 생활유물 등이 전시되고 있다. 건물 내부를 모두 둘러보고 나오니 넓은 공터를 따라 이어진 담벼락이 눈에 들어온다. 기하학적이며 화려한 담의 문양과 색이 눈에 들어온다. 담에서도 섬세함과 아기자기함이 돋보였다.

 

운현궁에서 봄을 만끽하다

높다란 양식 건물들 속 운현궁의 정취는 '서울 5대 궁궐'만큼이나 특별하다.

싱그러운 빛 가득했던 운현궁의 봄. 널찍한 터가 여유로움을 배가시켜주고 큰 그림자보다 더 커다란 나무는 지나던 발길 붙잡고 잠시 쉬어가게 한다. 운현궁을 둘러보는 사람들 모습엔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경복궁을 비롯해 다른 궁들에 비해선 작은 편이지만 아기자기한 모습들이 많아 봄날, 천천히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도심의 높다란 건물들과 어우러져 있는 그 모습이 제법 이채롭게 보이기도 할 것. <운현궁의 봄>. 김동인의 이 장편 소설은 흥선대원군의 이름이 널리 불리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다. 흥선대원군의 옛 집에서 만끽하는 봄, 이 소설을 미리 읽어두고 간다면 그 정취를 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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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함께 한다면 더욱 특별할 것만 같은 '운현궁의 봄' 탐방! 역사 이야기와 함께 하는 운현궁 산책이 더욱 특별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지 않나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진은주

발행2016년 05월 0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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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기자 진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