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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맛의 왕좌를 논하다. 고흥 굴 이야기


통영은 국내 양식 굴 물량의 80퍼센트 정도가 생산되고 있기에 굴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진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고흥 굴’을 으뜸으로 꼽는다. 고흥 굴이 어떤 맛이기에 그리 말하는 걸까? 고흥 굴 맛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먼저 굴을 키우는 방법과 자라는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고흥굴이 특별한 두 가지 이유 

  • 고흥 바다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 굴은 특히 더 웰빙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먼저 키우는 방법, ‘양식법’을 살펴보자. 서해에 비해 수심이 깊은 남해에서는 ‘수하식’으로 굴을 키운다. 굴이나 조개의 껍데기를 줄에 길게 매달아 물에 던져 놓으면 새끼 굴들이 알아서 들러붙어 자란다. 조수간만의 차가 적은 덕분에 굴은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하루 종일 오로지 먹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남해의 굴은 덩치가 크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다. 반면 굴이 자랄 만한 뻘에 막대기(지주식)나 돌(투석식)을 놓아두고 달라붙는 굴을 키우는 게 서해의 방식이다. 서해의 굴은 하루 두 번 물 밖에 나오기 때문에 먹는 시간이 짧아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다. 

여기에 고흥 바다의 지리적 특성이 더해지면서 고흥 굴을 명품으로 만들었다. 고흥 앞바다의 평균 수심은 통영의 절반 이하다. 물살이 얕은 바닥을 헤집기 때문에 물이 뿌옇다. 그래서 고흥 굴은 물속에 떠다니는 먹이를 더 많이 먹을 수 있고, 수하식임에도 ‘뻘맛’이 풍부하다. 다량의 미네랄이 풍미를 더하는 것이다. 

고흥 굴은 빨리 자란다. 보통의 수하식 굴이 여름부터 그다음 해 겨울까지 키워 거두는데, 고흥 굴은 여름부터 그해 겨울까지 키워 건져 올려도 앞서 말한 크기가 나온다. 수도권에서 소비하는 온갖 음식재료들이 모이는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도 고흥 굴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고흥 굴 맛의 결정판, 피굴과 진석화젓

토실토실 잘 익은 굴. 된장국이나 미역국을 끓여도 좋고, 굴젓을 담아 익혀서 풋고추 썰어 넣은 뜨끈한 밥에 볶은 깨를 뿌려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배랑 채소를 숭숭 썰어 넣고 식초를 척척 뿌려 먹는 물 회도 일품이다. 이것저것 번거로울 때는 초고추장을 얹어 후루룩 들이마시면 입안에 바다가 가득하다. 하지만 고흥 굴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피굴’ 하는 집을 찾아보길 권한다. 고흥에 있는 식당이라면 지천으로 널린 굴로 반찬을 만들어 내는데, 피굴도 그중에 하나다. 

깨끗하게 뻘을 닦아낸 굴을 끓는 물에 담가 한 소끔 끓이는데, 중요한 건 껍질이 벌어지게 익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살짝 데친다는 기분으로 거품이 일면 불을 꺼야 된다. 껍질째 삶은 물이라고 버려서도 안 된다. 바다 냄새가 물씬 나는 이 요리의 밑국물이 되기 때문에, 얌전히 이물질을 가라앉힌 다음 윗물을 쓴다. 그래서 집에서 만들려면 껍질째 통으로 사와야 한다. 

굴을 삶고 나면 품을 들여야 할 차례다. 살짝 삶은 굴을 일일이 손으로 까 모은다. 굴을 깔 때 나오는 허연 국물도 잘 모아 만들어 놓은 밑 국물에 섞어 감칠맛을 더한다. 이제 깐 굴에다 뽀얀 국물을 붓고 마늘, 파, 볶은 깨를 넣고서 홍고추와 김 가루를 올리면 완성이다.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한술 떠 입에 넣으면 깜짝 놀랄 만큼 깊고 오묘한 맛이 난다. 해장으로도, 술안주로도, 아니면 밥을 말아 술술 떠넘기면 한 끼 식사로도 이만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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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굴은 다진 실파, 김가루, 참기름을 고명으로 얹어 먹어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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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석화젓은 굴을 삭힌 젓갈로 타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별미다. 

여기에 고흥의 별미 ‘진석화젓’이 같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붉은빛이 감도는 어리굴젓이랑 다르게 거무스름한 빛깔이 나는데, 봄철 알 밴 굴을 삭혀 만든다. 은은히 퍼지는 풍미가 정말 독특한데, 소금 이외의 다른 재료를 섞지 않아 고흥 굴의 참맛이 오랫동안 지속된다.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데,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양과 강장의 대표적인 식재료로 사랑받고 있다. 철분, 동, 망간, 요오드, 인,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하다. 거기에 당질이 대부분 글리코겐으로 이뤄져서, 소화가 잘되고 흡수가 빠르다. 어린이나 노약자, 환자 등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먹을거리 중 하나다. 서양에서도 굴을 즐겨 먹는다. 하지만 고흥의 방식으로 요리한 굴은 확실히 서양의 ‘Oyster’랑은 맛이 다르다. 같은 굴 맛이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유일하게 답을 아는 고흥의 바다는 오늘도 조용하게 굴만 키우고 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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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에서 배어나오는 굴맛을 느끼고 싶다면 고흥군! 양식법에 따라 조리법에 따라 특유의 깊은 맛을 뽐내는 고흥 굴을 마음껏 맛보세요!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19년 01월 2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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