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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세 개가 아깝지 않은 ‘안동 맘모스제과점’


프랑스 파리에서 발간되는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음식점 평가서 중 하나다. 음식과 서비스, 청결 상태 등을 고려하여 별 개수로 등급을 표시하는데 세 개가 가장 높다. 안동시의 맘모스제과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미슐랭 가이드 한국판이 발간될 때 별점 세 개를 받아 화제가 됐다. 이미 빵 맛 좀 봤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군산의 이성당, 대전의 성심당과 함께 전국 3대 명물 빵집으로 통하고 있다. 1945년에 세워진 이성당, 1956년에 세워진 성심당에 비하면 조금 늦은 1974년에 세워졌지만, 그래도 40년 이상의 전통이니 역사가 짧다고 볼 수는 없다. 안동시 남부동 문화의 거리에 들어서면 각종 옷가게와 음식점 사이로 옅은 아이보리색을 띠고 있는 이국적인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맘모스제과점이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기까지

지난 2011년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바 있는 맘모스제과점은 전국 3대 명물 빵집으로 통한다. 

맘모스제과점이 처음 안동 시내에 자리를 잡은 것은 1974년의 일이다. 현재 맘모스제과점을 운영하는 이정우 대표의 아버지인 이석현 씨가 대구에서 안동으로 건너와 빵집을 세운 것이 시초다.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는 국내 제과점의 전성기였다. 맘모스제과점 역시 당시 30여 명의 직원을 둘 정도로 잘 나가는 동네 빵집 중 하나였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등장한 것이다.
 
기업의 브랜드라는 날개를 단 프랜차이즈 빵집들은 순식간에 거리를 점령해 나갔다. 당시 안동 시내만 해도 한 달에 두세 곳 이상 프랜차이즈 빵집이 들어설 정도였으니 그 파급력이야 말할 것이 없었다. 이웃하던 동네빵집들은 줄줄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빵을 팔아 본전만 남겨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던 때였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게를 넘겨받은 현재의 대표는 변화를 위해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사람이 곧 맛이다

한국에선 잘 나가는 빵집의 오너였지만 이국에서 그런 것이 통할 리 만무했다. 일본의 전통 있는 빵집을 수소문해 그곳의 셰프를 무작정 찾아간 대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제빵 일을 배웠다. 그때 당시 스승으로부터 배운 두 가지 가르침이 결과적으로 맘모스제과점을 40년 동안 지탱하게 하는 밑천이 됐다.
 
하나는 보통 빵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빵이 아닌 자신만의 빵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빵 맛은 결국 만드는 사람이 결정한다는 사실이었다. 맘모스제과점이 프랜차이즈화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량으로 한꺼번에 빵을 찍어내면 편리하면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빵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전국의 명물 빵집으로 자리 잡은 맘모스제과점

맘모스제과점에서는 크림치즈빵과 유자파운드, 맘모스빵 등 다양하고 맛있는 빵이 판매되고 있다.

맘모스제과점은 개업 후 40년 넘게 빵의 맛을 인정받으며, 꾸준하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 우리나라 제과점 중에서 최고를 다투는 제과점으로 성장한 빵집이다. 빵을 사랑하는 셰프의 노력에 힘입어 맘모스제과점은 이제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명물 빵집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안동시를 여행하며 여행객이 꼭 들러가는 필수 여행코스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맘모스제과점의 빵을 맛보기 위해서 안동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도 안동 여행객의 상당수를 차지할 정도다.

이러한 까닭에 맘모스제과점에 가면 주말은 물론이거니와 평일에도 줄을 서서 사 먹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남부동에 본점, 송현동에 분점을 가지고 있는 맘모스제과점은 아무래도 본점에 더 많은 손님이 몰리지만, 분점에도 매일 상당한 방문객이 방문하므로 이곳의 인기 메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대기시간을 거쳐야 한다. 맘모스제과점의 빵이 품절되는 시간은 그래도 다른 유명 제과점들보다 늦는 편인데, 이는 방문객의 유입량에 따라 빵을 계속해서 굽기 때문이다. 빵 굽는 시간을 4시로 정해놓고 4시까지 계속해서 빵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그 시간 전까지는 품절되는 빵 없이 빵을 구매할 수 있다. 4시 이후에는 빵을 만들지 않아 품절된 메뉴는 살 수 없으므로, 빠르게 팔리는 맘모스제과점의 인기 있는 메뉴를 구매하려면 4시 이전에 제과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맘모스제과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크림치즈빵이다. 선반에 올려놓으면 동이 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맘모스제과점은 판매량에 따라 베스트 메뉴를 바꾸어 놓는데, 크림치즈빵이 늘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한다.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많고 맘모스제과점을 찾는 방문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편이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빵이지만 가장 먼저 품절되는 빵이 바로 크림치즈빵이다. 이 빵은 짭조름한 가루가 뿌려진 빵을 갈라보면 부드러운 결을 가진 담백한 빵 속의 맛과 고소한 크림치즈가 어우러진다. 빵의 결이 쫀득쫀득하고 크림치즈가 슈크림처럼 말캉말캉하면서도 부드러워 한번 맛본 사람들은 꼭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인기 메뉴는 유자파운드케익으로, 달콤하고 유자의 상큼한 맛을 자랑한다. 부드러운 파운드 케이크의 겉면에 설탕 코팅을 입혀 단맛을 더하고, 파운드케이크 중간 사이사이에 상큼한 유자가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달콤한 설탕 코팅과 부드러운 빵, 상큼한 유자의 조합이 환상을 이룬다. 특히, 이 유자파운드케익은 프랄리네와 빵집의 이름을 딴 맘모스빵과 함께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밖에도 맘모스제과점에서는 음료 상품도 인기가 높다. 많은 여행객은 빵만 맛보고 가는데, 맘모스제과점을 자주 방문하는 안동 시민들은 이곳의 밀크셰이크를 추천한다. 견과류를 갈아 넣어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인 밀크셰이크는 빵과 같이 먹으면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맛있는 빵과 음료가 있는 여행길의 여유

일반 제과점보다는 가격대가 다소 높은 편이지만 확실한 맛을 보장하는 맘모스제과점. 맘모스제과점의 맛이 유독 맛있다고 소문난 이유는 안동시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제철 과일 등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가져다 쓴다. 이 때문에 사과 또띠아나 호박 타르트, 고구마가 들어가는 빵 등은 재료가 떨어지면 더 내놓지 않는다. 다른 지역의 것을 가져다 쓰면 만들 수는 있지만 맛이 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맘모스제과점의 오늘날 명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셰프가 가진 철학과 오로지 맘모스제과점에만 있는 ‘특별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정신문화의 수도인 안동시에서, 가장 한국의 명품 제과점인 맘모스제과점에서 세계가 인정한 그 맛을 느껴보는 것을 어떨까? 세계적인 미식가의 성서로 불리는 ‘기드미슐랭’의 최고 평가인 별점 3개가 자랑스러운 그곳, 안동시 맘모스제과점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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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3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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