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지역호감도

순천 조계산 따라 송광사 가볼까?

한국 불교의 양대 산맥인 천년고찰 선암사와 삼보사찰 송광사가 전남 순천시 조계산 양쪽 가장자리에 있다. 그리고 두 사찰 사이를 굴목재 또는 굴목이 재라 불리는 고갯길이 잇는다. 특히 봄이면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탐매행(探梅行) 발길이 끊이지 않고,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곳곳을 물들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송광사는 순천 여행의 필수 코스. 스님들이 수행하며 걸었다는 굴목재를 걸으면서 산과 절이 풍기는 특별한 기운을 만날 수 있다. 

					
				

스님들이 수행하며 걷던 조계산 굴목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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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에는 순천을 대표하는 사찰 중 한 곳인 송광사가 자리하고 있다. 

송광사와 선암사가 있는 조계산은 두 명찰 덕분에 유명해졌지만, 수려한 경관도 그에 못지않은 산이다. 높이 884m로 소백산맥의 끝자락에 속하며, 서식하는 나무의 종류가 다양해 산 전체가 전남 채종림(採種林)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조계산을 찾는 여행객 대다수가 사찰을 찾아오기는 하나, 그 사이를 잇는 조계산 굴목재가 순천시에서 조성한 남도삼백리길 9코스인 ‘천년불심길’에 포함되면서 산길 트레킹으로 찾는 이들도 부쩍 늘어났다. 이는 조계산 산등성이를 따라 옛날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걸었던 길로 총 12km의 길이를 자랑하며, 4시간 정도 잡으면 충분히 걷는다. 특히 자가용 없이 방문한 여행객은 선암사와 송광사를 대중교통만으로 한 번에 둘러보기는 녹록지 않으므로, 선암사에서 시작해 송광사로 걸어 넘어가는 트레킹을 계획하는 게 오히려 낫다.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난이도의 길인 데다, 풍광이 뛰어나 덤을 얻은 셈이 될 것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볼거리 가득한 송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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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다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곳, 송광사.

송광사는 양산시 통도사, 합천군 해인사와 함께 꼽히는 국내 3대 사찰이다. 본래 명칭은 길상사였지만, 소나무가 많아 솔뫼라는 불렸던 조계산의 옛 이름, 송광산을 따서 송광사로 이어지고 있다. 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한 16 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이다. 지금은 50여 채 전각으로 이뤄져 있으나, 한때는 80채가 넘는 큰 사찰이었다고 한다. 지붕이 거대한 송광사 일주문을 지나 들어가면 역시 물길을 건너 빼곡히 들어찬 전각들을 만날 수 있다. 송광사는 전반적으로 웅장한 분위기의 사찰이지만,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의 생전 거처로 알려진 산 내 암자, 불일암은 비교적 아담하고 소박하다. 송광사 역시 매화가 많이 피기로 유명한데, 대운보전 앞에 있는 매화나무 한 그루가 송광매라 불린다. 수령이 300년이 훌쩍 넘은 백매화로 봄이면 이 나무에 맺히는 매화를 보러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매화 외에도 4,000여 인분의 밥을 담을 수 있는 거대한 싸리나무 밥통 ‘비사리 구시’도 이곳의 명물이다.

송광사로 이어지는 남도삼백리 천년불심길 코스는 선암사에서 시작해 특산품인 순천 녹차를 시음할 수 있는 전통야생차체험관과 조계산 생태체험장을 거쳐 굴목재로 들어선다. 예전에는 소나무가 우거져 '소나무 굴'이라는 뜻의 굴목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재를 넘으면 조계산의 유명한 보리밥집이 나오므로 요기하기에 알맞다. 그 다음이 바로 송광 굴목재. 송광사에 가까운 굴목재를 그렇게 부른다. 당연히 선암사 쪽은 선암 굴목재다. 잠시 오르막이 나오다가 마지막 송광사까지는 줄곧 내리막이라 편하게 걸어 마무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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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교의 양대 산맥인 선암사와 송광사를 함께 볼 수 있는 길. 조계산 천년불심길 따라 천천히 걷는 여행, 참 특별할 것 같지 않나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11월 04 일자